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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번다면서 노예계약?" 민희진 조목조목 반박한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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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번다면서 노예계약?" 민희진 조목조목 반박한 하이브

입력
2024.04.26 18:12
수정
2024.04.26 18:33
0 0

'민 대표 기자회견 발언' 해명 입장 내

민희진(왼쪽사진) 어도어 대표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어도어·하이브 제공

민희진(왼쪽사진) 어도어 대표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어도어·하이브 제공

하이브가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며 불공정 조항을 포함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민 대표의 어도어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해 민 대표가 "사담을 진지한 것으로 포장해 매도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어도어) 부대표에게 '이건 사담으로 한 것으로 처리해야 해'라고 지시한 기록이 있다"고 맞섰다.


조항 수정 협의 안내했다는 하이브

하이브는 26일 민 대표의 전날 기자회견 발언을 반박하는 내용이 담긴 장문의 입장문을 냈다. 하이브는 25일 "민 대표가 주장한 내용은 사실이 아닌 내용이 너무나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짧은 입장만 냈지만 여론이 민 대표에게 우호적으로 흘러갈 움직임을 보이자 적극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민 대표가 주장한 '노예 계약' 의혹에 대해 하이브는 "민 대표 본인이 '가만 있어도 1,000억 원을 번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큰 금액을 보장받고 내후년(2026년)이면 (어도어 주식의) 현금화 및 창업이 가능한 (계약) 조건은 절대 노예계약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맞섰다.

민 대표는 "(하이브와 맺은) 주주 간 계약이 노예계약처럼 걸려 있다"며 "(그 어도어 지분 5%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어서 하이브에 영원히 묶여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알려진 민 대표와 하이브의 계약엔 '경업금지 조항'이 '주식 보유 기간'과 '대표이사 재직 기간'이라는 두 가지 조건과 맞물려 있었다. 경업금지는 회사 퇴직 후 일정 기간 경쟁 관계인 회사에 취업하거나 스스로 경쟁사를 설립·운영하는 등의 경쟁 행위를 못 하게 막는 걸 뜻한다. 계약 조항엔 민 대표가 보유한 주식 5%는 하이브의 동의 없이 매각할 수 없도록 강제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두고 투자 업계에선 '독소 조항'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하이브가 마음만 먹으면 주주 간 계약을 볼모로 민 대표의 엔터 분야 창업이나 취업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일자 하이브는 "민 대표가 노예계약이라고 주장하는 계약서상의 매각 관련 조항의 경우, 두 조항의 우선 여부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있었다"며 "다만, '해석이 모호하다면 모호한 조항을 해소하여 문제가 되지 않도록 수정한다'는 답변을 지난해 12월에 이미 보냈다"고 했다. 이때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이유는 "보상의 규모"였다는 게 하이브의 설명이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방시혁 의장과 나눈 대화를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방시혁 의장과 나눈 대화를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사담한 것으로 처리 지시"

민 대표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찬탈을 모의한 적도 실행한 적도 없었다"고 말한 것도 하이브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하이브는 "여러 달에 걸쳐 (경영권 찬탈이란) 동일한 목적으로 (어도어 경영진에서) 논의가 진행돼 온 기록이 대화록, 업무 일지에 남아 있다"며 "사담은 긴 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제3자의 개입이 동반되면 더 이상 사담이 아니라 계획과 이에 대한 실행이 된다"고 반박했다.

하이브에 따르면, 부대표는 민 대표의 발언을 업무 일지에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고 적었다. 하이브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인 풋옵션 행사로 획득할 수 있는 금액을 계산하고, 행동 시기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한 뒤 권리침해소송, 투자사, 여론전 등의 용어가 적시된 문건이 여러 건 발견된 것을 농담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중간 감사에선 민 대표가 어도어 부대표에게 "(경영권 찬탈 관련) 이건 사담한 것으로 처리해야 해"라고 지시한 기록이 발견됐다.


"민 대표 요구, 회사 분할 계약 이전으로 뉴진스 데뷔 지연"

민 대표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하이브가 뉴진스의 데뷔와 성장에 되레 걸림돌이 됐다'는 취지로 말해 K팝 팬덤 사이에선 '하이브의 뉴진스 홀대 논란'이 불거졌다.

하이브는 "뉴진스가 하이브의 첫 번째 걸그룹이 되지 못한 건 하이브가 약속을 안 지켜서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민 대표가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고 팀을 만들기를 요청하면서 본인의 별도 레이블에서 데뷔시키겠다고 강력히 주장해 하이브는 민 대표의 의견을 존중해 회사를 분할하고 계약들을 이전하느라 뉴진스의 데뷔 일정은 하이브의 의도와 무관하게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하이브가 정황만으로 무리하게 민 대표 감사에 나선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신곡 뮤직비디오 공개를 시작으로 뉴진스가 5월부터 본격적인 신작 활동에 나설 예정이었는데 이번 감사로 그룹 활동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하이브는 "뉴진스의 컴백에 즈음해 메일로 회사를 공격하기 시작한 쪽은 민 대표 측"이라며 "포렌식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는 '4월부터 여론전을 준비하라'는 민 대표의 지시가 적힌 기록도 있고, '노이즈를 만들어 회사를 괴롭힌다'는 기록도 있다. 이 시기에 회사를 압박하면 억지에 가까운 보상 요구안을 회사가 받아들여 줄 것으로 생각한 건 아닌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당사는 수년간 민 대표의 반복되는 요구를 수용하고 타협해 왔으나 이번엔 이러한 요구가 경영권 탈취를 위한 소위 '빌드업'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시기와 상관없이 멀티레이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감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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