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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취재

모내기 계절, 바빠진 농부의 마음

5월 중순이 넘어가니 날은 빠르게 밝아오고 해는 느리게 넘어간다. 일할 시간이 그만큼 길어졌다는 뜻일 게다. 동이 서서히 트고 있는 충남 당진의 한 논에는 새벽부터 트랙터를 몰고 나온 농부가 물이 가득한 논을 열심히 갈고 있다. 소매를 걷어붙이고 땀방울이 맺힌 얼굴로 재빠르게 움직인다. 아마도 주변에 모심기를 끝낸 논들이 간간이 보이자 마음이 급해졌나 보다. 절기상 소만(小滿)을 앞둔 농촌은 색깔이 달라진다. 초록의 보리와 밀들이 어느새 누렇게 익어가기 때문이다. 농부는 소들에게 먹일 사료용 호밀도 수확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논농사를 위한 채비를 서두른다. 하루빨리 논에서 익은 보리를 베어내고, 그곳에 물을 채우고, 다시 쌀농사를 준비해야 한다. 이런 농번기 때 얼마나 일손이 부족했으면 ‘고양이 손도 빌린다’, ‘부지깽이도 나와서 돕는다’라는 속담이 생겨났을까. 예전 이맘때가 되면 들판에 동네 주민들이 모두 나와 각 집의 논에 순서를 정했다. 어린모를 찌고 모심기를 시작하면 한 손에는 막걸리 주전자를, 머리에는 정성스럽게 준비한 못밥을 이고 오던 우리들의 어머니가 떠오른다. 그 밥을 먹고 싶어 모인 어르신들과 아이들까지 모여들어 매일 동네잔치가 열렸다. 이젠 이런 정다운 풍경들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힘차게 돌아가는 트랙터 소리에 올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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