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콜라 값 선 넘었다"... 소비 위축에 다시 가격 내리는 미국 기업들

알림

"콜라 값 선 넘었다"... 소비 위축에 다시 가격 내리는 미국 기업들

입력
2024.05.07 04:30
0 0

31년 만에 '소득 대비 식품 지출' 최대
"콜라 1달러 이상 못 내" 소비자 반발
기업들 "가격 인하, 상술 철회" 발 동동

한 남성이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기간인 2021년 1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맥도널드 매장 앞을 걸어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한 남성이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기간인 2021년 1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맥도널드 매장 앞을 걸어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기업들이 원재룟값 인상 여파로 높였던 소매 가격을 다시 내리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방송 등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가격 인상폭이 소비자의 수용 한계선을 넘어버렸고, 결국 소비 둔화가 고착화할 수 있다는 진단에서다.

"콜라 1달러 넘는데 왜 사 먹나" 외식업계 직격탄

소비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외식업계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닐슨IQ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식품 판매량은 2022년에 비해 2%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전쟁 등 영향으로 식품 가격이 널뛴 결과다. CNN은 "미국 소매판매는 지난 2월 전월 대비 0.9% 늘며 반짝 성장했지만, 다음 달인 3월 0.7% 증가로 내려앉았다"고 짚었다.

기업들은 소비 둔화가 장기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데 우려하고 있다. 가격 인상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소비자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식품 가격이 그간 '업계 불문율'로 여겨졌던 한계선까지 돌파하면서 충성 고객층마저도 등을 돌리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 사는 변호사인 데이비드 마이클(58)은 WSJ에 “매주 맥도널드에서 음식을 사 먹었지만, 탄산음료 가격이 1달러를 넘긴 후에는 발길을 끊었다”고 말했다. 맥도널드의 탄산음료 가격은 2022년 1달러를 넘었고, 이후에도 수차례 인상됐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기간인 2022년 1월 한 미국 소비자가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식료품을 고르고 있다. 알링턴=EPA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기간인 2022년 1월 한 미국 소비자가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식료품을 고르고 있다. 알링턴=EPA 연합뉴스

물가 상승률이 임금 상승 속도를 멀찍이 앞서가는 것 역시 문제다. WSJ가 미국 농무부(USDA)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 기준 미국인 가처분 소득 대비 식품 지출 비율은 11.3%에 달했다. 1991년 11.4%를 기록한 후 최대치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레이팅스의 사라 와이어스 소비재 담당 국장은 CNN에 "최근 1년 사이 식품 가격은 20~30% 오른 반면 임금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고 짚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알바레즈앤드마살의 채드 러스크 국장 역시 “경기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고소득층마저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20개 대용량 고집하던 제품, 5개씩도 판매

결국 기업들은 판매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미국 최대 유통체인인 월마트는 지난해 12월부터 가격 인하를 예고하고 있고, 이케아·H&M 등 글로벌 가구·의류 기업들도 미국에서 제품 가격을 낮췄다. 맥도널드 역시 지난달 30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가격 인상) 역풍이 예상보다 심각하다. 제품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들은 20개 묶음 대용량으로만 판매하던 제품을 5~8개 묶음으로도 출시하는 등 기존 '상술'을 철회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김현종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