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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흑연 쓴 배터리·전기차도 美 보조금 받는다...그러나 "2년 뒤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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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흑연 쓴 배터리·전기차도 美 보조금 받는다...그러나 "2년 뒤 대비해야"

입력
2024.05.06 04: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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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말까지 외국 우려기업 적용 유예
자동차·배터리 업계, 일단 급한 불 껐지만
국산화·공급망 다변화 등 대책 서둘러야

경기 고양시의 한 전기차 충전소의 전기차 충전소 로고 모습. 연합뉴스

경기 고양시의 한 전기차 충전소의 전기차 충전소 로고 모습.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중국산 흑연으로 만든 배터리를 넣은 전기차에도 2년 동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산 흑연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자동차 및 배터리 기업은 발등에 떨어졌던 급한 불을 껐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한시적 조치인 만큼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책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3일(현지시간) IRA에 대한 세액공제 최종 가이던스를 발표하면서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 소재인 흑연을 원산지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한(impracticable-to-trace)' 배터리 소재로 분류했다. 배터리에 사용된 흑연을 외국 우려기업(FEOC)에서 조달해도 2026년 말까지 문제 삼지 않겠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배터리 부품과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을 FEOC에서 조달해 사용하면 차량당 최대 7,500달러(약 1,020만 원)의 IRA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고 발표했는데 사실상 중국에 있는 모든 기업이 이에 해당된다.

이번 최종 가이던스에서는 배터리 핵심 광물 요건을 만족하는 '적격 광물 산정 방식'도 새롭게 제시됐다. 지난해 잠정 가이던스에서는 핵심 광물의 채굴 또는 가공의 5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창출했을 경우에만 적격 광물로 보고 그 비중을 보조금 산정에 적용했다. 그러나 최종 가이던스에서는 50% 기준을 두지 않고 미국 또는 미국과 FTA 체결국 내에서 창출된 실제 부가가치 비중을 적용하는 것으로 바꿨다. 다만 2년 동안 전환 기간도 함께 정해져 기업들은 2026년 말까지 기존 방식을 적용받을 수 있다.


LG엔솔·SK온 등 공급망 강화…"기업-정부 긴밀히 협력"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7회 세계 전기자동차 전시회(EVS37)를 찾은 세계 각국의 업계 관계자 및 관람객들이 전기차 및 충전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7회 세계 전기자동차 전시회(EVS37)를 찾은 세계 각국의 업계 관계자 및 관람객들이 전기차 및 충전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이번 발표로 기업들과 정부는 일단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다. 배터리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은 짧은 시간 안에 공급망 대체가 어려워 그동안 IRA 세액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중국이 전 세계 공급망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자원개발 한일 비교 분석'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배터리 주요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는 80%를 훌쩍 넘는다. 흑연의 중국 의존도는 무려 94%에 달했으며 리튬,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는 각각 87.9%, 85.7%다. 코발트(72.8%)도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2년 유예만으로도 일단 시간을 번 셈"이라며 "전 세계 흑연 생산량의 최대 90%가 중국산이라 미국 완성차 업체 상당수도 해결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2년을 확보했지만 중국산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기업들 또한 공급망을 다양하게 만드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①SK온은 지난해 미국 흑연 매장 지대 탐사·채굴권을 갖고 있는 미국 웨스트워터 리소스사와 배터리 음극재 공동개발협약(JDA)을 맺었다. ②LG에너지솔루션 또한 캐나다 지역 내 리튬 광산을 운영하고 있는 호주 그린테크놀로지메탈스와 리튬 정광 공급 및 지분 투자를 하기로 했으며 ③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호주계 광업회사와 이차전지 배터리용 천연흑연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한미 간 공고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산업과 통상 간 유기적 협조 속에 민관이 원팀으로 적극 대응한 성과"라며 "흑연 문제를 포함한 우리 기업의 입장을 반영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8일 안 장관 주재로 민간합동회의를 열고 IRA 최종 가이던스 세부 조항별 업계 영향 및 향후 핵심 광물 다변화를 위한 대응 계획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나주예 기자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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