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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규제 해제에도 일본 업체 점유율 회복 못해… 국제 신인도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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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규제 해제에도 일본 업체 점유율 회복 못해… 국제 신인도 하락"

입력
2024.03.24 16:4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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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한국 수출 규제 해제 1년 맞아
아사히 "일본 리스크, 잃어버린 점유율
정치 문제에 경제 카드 끌어들여" 비판

지난달 21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스마트 SMT & PCB 어셈블리 전시회에 온 참석자들이 반도체 관련 자동화 장비들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1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스마트 SMT & PCB 어셈블리 전시회에 온 참석자들이 반도체 관련 자동화 장비들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일본 정부가 대(對)한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해제한 지 1년이 됐지만 지금도 일본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정치적 동기로 경제 보복을 가한 이 조치는 자유무역 정신을 스스로 어긴 것으로, 국제 신인도까지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일본 의존에 대한 위험 다시 각인시켜"

아사히는 24일 '대한국 수출 규제 해제 1년 일본 리스크 회피, 잃어버린 점유율'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의 결과 오히려 일본이 손해를 봤고, 그 영향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월 일본 기업에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확정판결을 내린 지 약 1년 뒤인 2019년 7월 반도체 핵심 소재 3종(불화수소·불화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의 수출 절차를 엄격하게 하는 규제를 실시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해 3월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일본 기업 대신 한국 측 재단이 배상하는 '제3자 변제' 방식 해법을 발표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도쿄를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에야 일본은 규제를 해제했다.

아베규탄시민행동이 2019년 8월 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반도체 소재 부품 3종 수출 규제에 항의하는 '역사 왜곡, 경제 침략, 평화 위협 아베 정권 규탄 3차 촛불문화제'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아베규탄시민행동이 2019년 8월 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반도체 소재 부품 3종 수출 규제에 항의하는 '역사 왜곡, 경제 침략, 평화 위협 아베 정권 규탄 3차 촛불문화제'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그러나 한국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가하려 했던 일본의 의도와 달리, 실제 피해를 입은 것은 일본 기업이었다. 한국은 이 기간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와 공급망 다변화에 착수했다. 그 결과 수출규제 전인 2018년 일본은 한국의 불화수소 수입액의 40% 이상을 차지했지만, 2020~2022년에는 10% 안팎으로 떨어졌다. 지난해는 20%를 넘었지만 규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불화수소 제조 기업인 모리타화학공업은 수출 규제 개시 첫해 순이익이 90%나 감소했다. 다른 불화수소 제조 기업 스텔라케미파 관계자는 아사히에 "한국에서 '일본 리스크'를 우려해 일본 기업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사히는 "일본의 수출규제는 한국 측에 '일본 의존에 대한 위험', '정치적 리스크'의 존재를 각인시켰다"며 "윤석열 정부에서도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는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경제 관료 만류에도 총리관저에서 결정"

2019년 6월 28일 당시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7초간 악수를 나눈 뒤 지나가고 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2019년 6월 28일 당시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7초간 악수를 나눈 뒤 지나가고 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아사히는 당시 수출 규제에 대한 명분 찾기에 골머리를 앓았던 일본 정부가 지금도 수출규제를 한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어 "당시 해서는 안 될 조치라고 말렸지만, 총리관저에서 밀려났다"는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규제를 단행한 아베 전 총리는 사망 후 출간된 그의 회고록에서 이 조치가 사실상 강제동원 배상 문제에 대한 보복 조치였다고 인정한 바 있다. 아사히는 "일본은 그동안 자유무역을 주장해 왔다"며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를 정치에 이용, 국제적 평가를 떨어뜨린 점은 부정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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