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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에서 환승 못해서…" 홀로 고속도로 걷던 할머니, 무슨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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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에서 환승 못해서…" 홀로 고속도로 걷던 할머니, 무슨 사연

입력
2024.03.21 17:05
수정
2024.03.2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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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천안고속도로 갓길서 70대 발견
"버스 놓치고 돈 없어 걸어가려 했다"
신고자 "바로 차 세웠어야" 후회 밝혀

지난 3일 70대 여성이 충남 공주시 정안알밤휴게소에서 논산으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 갓길을 걷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3일 70대 여성이 충남 공주시 정안알밤휴게소에서 논산으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 갓길을 걷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고속버스 환승 방법을 몰라 고속도로 갓길을 걷던 70대 여성이 구조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21일 고속도로 순찰대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시 32분 "정안알밤휴게소를 지난 지점에 할머니 한 분이 혼자 걸어가신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한 A씨는 지방 출장을 가기 위해 논산천안고속도로를 달리다 충남 공주시 정안알밤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이후 휴게소를 나와 고속도로로 다시 합류하려던 찰나 갓길에서 혼자 지팡이를 들고 걸어가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신고했다.

할머니는 다행히 고속도로 순찰대원의 도움으로 휴게소로 되돌아갔다. 순찰대에 따르면 고속도로에서 발견된 할머니는 당일 충남 천안에서 논산으로 가기 위해 고속버스를 탔다. 하지만 해당 버스는 정안알밤휴게소까지만 운행하고, 논산에 가기 위해서는 휴게소에서 다른 버스로 환승해야 했다. 정안알밤휴게소에서 논산까지는 약 45㎞ 거리로, 차로 40분가량 소요된다. 버스비는 4,800원이다.

하지만 할머니는 이 같은 방법도 모르고, 비용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속도로 순찰대 관계자는 "할머니가 환승 방법도 모르고 승차권을 구입할 돈이 없어서 걸어가려 했다고 한다"며 "현장에 출동한 대원이 사비로 승차권을 구입해 버스에 안전히 태워드렸다"고 말했다.

신고자 A씨는 20일 해당 사연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A씨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잠시 (차를) 멈춰 세우고 할머니께 대체 왜 이 고속도로 갓길을 위험하게 혼자 걸어가시냐고 물어보려다 업체 대표와의 약속 시간이 촉박해서 그냥 지나쳐버리고 말았다"고 고백했다. A씨는 15㎞쯤 가다 할머니가 계속 신경 쓰여 경찰에 신고했다.

할머니가 무사히 구조됐지만, A씨는 바로 차를 세우지 않은 자신을 탓했다. A씨는 "처음 할머니를 목격했을 때 바로 차를 갓길에 세우고 상황을 물어봐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나 자신이 실망스러웠다"며 "만약 그 어르신이 내 부모였다고 생각하면 상상만 해도 울컥해진다"고 말했다.

해당 글은 21일 기준 조회 수가 11만 회를 넘기며 많은 공감을 얻었다. 누리꾼들은 "신고만으로도 충분히 할 일 한 거다", "좋은 일 했다", "어르신들이 환승 방법을 몰라 헤맨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 "지나치지 않고 신고했다는 것만으로도 칭찬받을 만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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