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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뇌관' 이종섭 "공수처 조사받겠다" 귀국... 일정 급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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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뇌관' 이종섭 "공수처 조사받겠다" 귀국... 일정 급조 논란

입력
2024.03.21 18:00
수정
2024.03.21 18:4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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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장 회의 명분 '일시 귀국'… "대사 업무 충실"
한동훈 "민심 받아들인 것… 공수처·민주당 차례"
野 "귀국은 문제 해결 아닌 진실 규명의 시작"

'수사 회피' 논란을 일으킨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뒤로하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수사 회피' 논란을 일으킨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뒤로하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일시 귀국했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피의자인데도 출국했다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11일 만에 돌아왔다. 이 대사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조사를 받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여당은 정면 돌파로 야당을 압박하며 반격을 노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조치를 촉구했다. 여야 공방이 거세지면서 이 대사 거취 문제가 20일 앞둔 총선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대사는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저와 관련해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직권남용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이어 "제가 일시 귀국한 것은 방산 협력 관련 주요국 공관장 회의 참석과 한-호주 외교·국방 장관 2+2 회담 준비를 위한 것"이라면서 "두 가지 모두 호주대사로서 중요한 업무이므로 충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거취 논란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 대사는 오히려 "체류 기간 동안 공수처와 일정이 잘 조율돼서 조사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공수처를 겨냥했다. 이 대사 변호인은 이틀 전 공수처에 소환 조사 날짜를 빨리 잡아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홍익표 원내대표와 박주민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수사 회피' 논란을 일으킨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귀국하자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홍익표 원내대표와 박주민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수사 회피' 논란을 일으킨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귀국하자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대사 귀국을 바라보는 여야 입장 차는 극명하게 달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제 답은 공수처와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라고 공을 넘겼다. 한 위원장은 대구에서 열린 윤재옥 원내대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민심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국민 뜻을 어떻게든 좇아보려는 국민의힘의 뜻"이라며 이 대사 귀국으로 이번 사태가 끝났다고 못 박았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공세의 고삐를 당겼다. 의원들은 이날 인천공항 입국장으로 몰려가 이 대사 즉각 해임을 주장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핵심은 대통령실 수사 개입 여부로, 이 대사의 귀국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총선용 이슈로 끌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 대사의 석연치 않은 국내 일정이 논란을 부추겼다. 정부는 "25일로 예정된 방산 협력 공관장회의를 위해 귀국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회의가 급조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여론 무마를 위한 기획 입국'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사 일정과 관련해 "주요 방산기업 방문 일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으나, 방산업계에서는 일정을 통보받은 업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제한된 시간과 많은 참여 인원으로 심도 있는 협의가 거의 불가능했던 상황"이라며 "이 대사의 복귀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공관장 회의 참석자들은 이 대사 귀국 발표 당일인 20일 회의 사실을 통보받은 것으로 파악돼 '급조' 논란에 불이 붙었다. 이번 회의를 위해 이 대사를 포함한 6개국 대사들이 자리를 비우고 서울에 모인다. 지난해에는 같은 회의가 참석자들이 귀국하지 않고 화상 연결로 진행됐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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