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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트먼과 머스크

입력
2023.11.25 05: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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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진
최연진IT전문기자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픈AI의 개발자 행사에 참가한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 샌프란시스코=이서희 특파원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픈AI의 개발자 행사에 참가한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 샌프란시스코=이서희 특파원

최근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인물은 단연 샘 올트먼이다. 인공지능(AI) 개발업체 오픈AI 대표였던 올트먼은 지난 17일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났다. 그러나 곧바로 오픈AI의 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그의 영입을 발표하며 반전이 일어났고, 다시 오픈AI가 해고를 번복해 대표로 맞아들이며 나흘 만에 극적인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세간에서는 이번 소동을 AI 개발을 둘러싼 올트먼과 오픈AI의 갈등으로 본다. AI 개발로 영리를 추구하는 올트먼과 AI의 영리 추구를 견제하는 오픈AI 이사회의 대립이라는 해석이다. 과연 그럴까.

무릇 어떤 사태를 이해하려면 인물들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삼국지식 해법이 필요하다. 올트먼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다. 둘은 AI의 치열한 격전장인 OK 목장으로 달려간 보안관 와이어트 어프와 친구 독 홀리데이 같은 관계였다.

머스크는 2012년 어떤 행사에서 뛰어난 천재 데미스 허사비스를 만났다.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을 꺾은 AI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의 창업자다. 가정용 게임기(콘솔)와 공상과학(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광팬이었던 둘은 죽이 맞아 친구가 됐다. 허사비스는 인류의 미래 위협 가운데 하나로 통제할 수 없는 AI를 언급했다. 여기에 크게 공감한 머스크는 지나치게 발달한 AI가 인류를 조종하지 못하도록 견제하기 위해 딥마인드에 투자하고, 훗날 딥마인드를 인수한 구글 창업자이자 친구인 래리 페이지에게도 AI 견제를 강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페이지는 생각이 달랐다. AI 발달이 인류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이를 위험하게 여긴 머스크는 AI 견제에 공감한 개발자 올트먼을 만났다. 둘은 의기투합해 오픈AI를 만들었고 누구나 쓸 수 있는 개방형(오픈) AI를 개발해 구글 견제에 나섰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은 구글에서 AI 핵심 개발자 일리야 수츠케버를 빼 왔다. 훗날 오픈AI 이사회에서 올트먼을 쫓아내는 결정을 내린 바로 그 인물이다. 오픈AI의 수츠케버 영입으로 머스크와 페이지는 원수가 됐다.

머스크는 이것으로도 부족해 오픈AI를 테슬라와 통합해 직접 AI 개발을 통제하려고 했다. 이를 거부한 올트먼은 오픈AI의 홀로서기를 위해 수익성 확대를 위한 조직을 만들었다.

올트먼의 반발에 부닥친 머스크는 엑스닷AI라는 독자 AI 회사를 세우고 오픈AI의 최고 개발자 안드레이 카파시를 데려갔다. 그때부터 모두를 위한 AI라는 대의를 위해 오픈AI의 존립이 중요하다고 본 올트먼은 올해 'GPT'의 수익 사업을 잇달아 도입했고 카파시를 다시 빼 갔다.

머스크는 자신이 세운 오픈AI가 당초 목적과 달리 MS를 대주주로 맞아들이며 돈벌이에 나선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올트먼도 자신은 수익을 하나도 챙기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흐름을 보면 올트먼 해고 소동은 겉보기와 달리 단순 오픈AI 이사회와 의견 대립이 아닌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같은 목적지를 바라봐도 가는 방법은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총을 찬 모습만으로는 보안관과 악당을 구분할 수 없다. 누구를 향해 총알을 날리는지 봐야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 올트먼 해고 소동은 끝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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