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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보스턴 클러스터

입력
2023.06.04 16: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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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M+(마곡 바이오 클러스터)에서 열린 제5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M+(마곡 바이오 클러스터)에서 열린 제5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프리덤 트레일과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있는 보스턴은 명실상부한 ‘역사와 교육의 도시’다. 최근 ‘바이오 도시’로서 명성도 굳어졌다. 유전자 재조합 실험 합법화를 계기로 1978년 하버드대와 MIT 출신 과학자들이 바이오젠을 설립하며 제약산업 물꼬를 텄고, 이후 45년간 수많은 기업이 보스턴을 기반으로 성장하며 ‘보스턴 밸리’,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일궈냈다.

□ 1,000여 개 제약·바이오 기업이 모여 7만4,000여 개 일자리와 2조 달러 이상의 경제 효과를 낸다는데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올해 보스턴에 둥지를 틀겠다는 국내 기업이 20여 곳이다. 과학자들도 다양한 루트로 보스턴 클러스터와 관계를 맺으며 여러 나라 연구진, 기업인과 협력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수출전략회의에서 “과학기술을 육성할 때 국가주의보다 국제주의로 접근해야 한다”며 ‘한국판 보스턴 클러스터’를 만들겠다고 호언했는데,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 국내엔 이미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가 여럿 있다. 올 초 보건산업진흥원이 꼽은 주요 클러스터만 해도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대전바이오단지, 서울바이오허브,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송도바이오단지, 오송첨단복합의료산업단지의 6곳이다. 대학과 연구소, 병원, 기업이 한데 모여 시너지를 내고 정부나 지자체가 밀착 지원한다는 틀도 대동소이하다. 다 합치면 20곳 가까이 되는데 차별화한 성과가 없어 클러스터 무용론마저 나온 지 꽤 됐다. 이 많은 클러스터는 어쩌고 또 만든다는 거냐, 통폐합하는 거냐는 수군거림이 벌써부터 들린다.

□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얘기는 박근혜, 문재인 정부 때도 나왔다. 규제혁신, 인재육성, 산업화 지원, 네트워킹 등 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나같이 장밋빛이었던 기존 클러스터들이 왜 보스턴처럼 크지 못했을까. 정확한 원인을 모르니 지역 거주 기피, 한시적 지원의 한계, 연구 분야 미스매치 등 단편적 추측만 돌아다닌다. 이름에 '보스턴'을 붙이면 달라질까.

임소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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