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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 공격 중단' 공감했다는데... 민주당서 결의문 채택 불발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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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 공격 중단' 공감했다는데... 민주당서 결의문 채택 불발된 이유는

입력
2023.05.25 20: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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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서 "도 넘는 공격 중단" 공감대 이뤘다지만
비명계 "청년에 집단린치 반대" 결의문 제안
친명계 "청년들도 자기 말과 행동 책임져야"
친명·비명 대의원제 폐지 두고도 연일 공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당 지도부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당 지도부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김남국 의원 사태를 계기로 분출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의 집단행동을 두고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 간 입장차가 날로 뚜렷해지고 있다. 비명계는 이 대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강성 팬덤과 거리 두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친명계는 혁신을 명분으로 한 당원권 강화를 추진하면서 되레 강성 지지층에 힘 실어 주기에 나선 탓이다. 민주당은 25일 의원총회에서 강성 지지층의 도 넘는 공격 행위 중단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으나, 비명계가 요구한 의원 전원 명의의 결의문 채택은 불발됐다.

의총 "도 넘는 공격행위 중단" 공감대... 그러나 결의문은 불발

약 90분간 진행된 의총에서는 최근 김남국 사태를 비판한 청년 정치인을 향한 강성 지지층의 공격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민주당 대학생위원회는 지난 12일 김남국 사태와 관련해 당의 자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전화·문자 폭탄 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비명계 홍영표 의원은 "(강성 지지층이) 집단 린치를 하는 것에 대해 의원들이 나서서 보호해야 한다"며 의원 전원 명의로 결의문 채택을 제안했다. 그러나 '내용은 공감하지만 결의문 채택까지 해야 하느냐'는 신중론이 나왔다고 한다. 특히 강경파 초선 의원모임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은 "정치인들이라면 자기 말과 행동에 대해 기본적으로 책임을 져야 된다. 청년이라고 해서 책임에 예외가 되거나 당의 도움을 받아야 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한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에게 "(홍 의원의 제안에 대해) 자신과 다른 의견을 억압하는 행위는 민주당을 해치는 행위이며, 도 넘는 적대적 공격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에 많은 분들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김용민 의원 등 친명계의 반발로 의원들의 결의문 채택 대신 '공감대 발표'로 수위가 낮아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얼굴을 만지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얼굴을 만지고 있다. 고영권 기자


대의원제 두고 "폐지해야" "분열 부를 수도" 논쟁

당 지도부가 권리당원의 권한 강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대의원제 폐지를 두고도 이견이 노출됐다. 친명계인 정청래 의원은 대의원제가 불공평한 제도라는 취지로 폐지를 요구했다. 김용민 의원도 "대의원이 행사하는 표에 주어지는 가중치를 없애거나 줄이자"고 주장했다.

반면 비명계 전해철 의원은 "대의원제에 문제가 있으면 개선해야지 폐지하는 것은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종민 의원도 영국에서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로 이어진 사례를 거론하며 "직접 민주주의는 분열을 부를 수 있어 대의원제 같은 간접 민주주의 요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팬덤 정조준한 비명계, '의원 기득권 축소' 벼르는 친명계

당 지도부가 최근 "허위사실로 이재명 대표의 명예를 훼손했다", "이간질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을 두고도 지적이 나왔다. 개딸을 비판해 온 비명계 이원욱 의원이 공개한 문자가 당원이 보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지도부가 밝히면서 '이간질' '적절한 조치' 등을 언급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비명계 박용진 의원이 "눈과 귀를 의심했다"고 비판하자, 일부 친명계 의원들은 "(비명계가) 확실하지 않은 사실들을 엮어서 '이 대표가 책임져라'라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당의 혁신을 두고 친명계와 비명계의 인식차가 두드러지면서 계파 충돌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인사는 "비명계는 이 대표의 정치적 기반인 팬덤을 흔들고, 이 대표와 친명계는 의원 기득권 축소를 위해 권리당원 권한 강화를 내세우며 양측 간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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