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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팔매와 태풍 속에서도 엄마개가 지켜낸 강아지 3남매

입력
2023.04.16 16:30
수정
2023.04.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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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380> 믹스견 7개월 단지(암컷) 몽지(수컷) 콩지(암컷)


엄마개 진순이가 지켜낸 강아지 3남매 단지(왼쪽부터) 몽지, 콩지가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엄마개 진순이가 지켜낸 강아지 3남매 단지(왼쪽부터) 몽지, 콩지가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충남 천안시 재개발지역 공사장떠돌며 생활하던 개가 있었습니다. 공사장에서는 눈엣가시였고, 개장수들은 틈틈이 개를 노렸습니다. 그러던 중 한 시민이 우연히 개가 학대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됐고 이후 밥을 챙겨주고, 다친 부위를 치료해줬습니다. '진순이'라는 이름도 지어주었습니다. (☞관련기사: 돌에 맞고 태풍에 새끼 잃고… 기구한 엄마개 진순이)

그렇게 버티기를 3년. 진순이는 돌팔매 등 학대 속에서도 공사장을 떠나지 못하고 삶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채로 떠돌다 임신을 했고 지난해 9월 사람들의 눈을 피해 공사장 컨테이너 밑에 새끼 일곱 마리를 낳았는데요. 당시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힌남노'로 인한 집중 폭우에 새끼 세 마리를 떠나 보냈습니다. 진순이는 살아 남은 새끼들과 컨테이너 밑에서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이 역시 진순이를 발견한 시민이 진순이 가족을 포기하지 않고 챙겨준 덕분이었습니다.

엄마개 진순이가 충남 천인시 한 공사장 컨테이너 밑에서 새끼를 낳고 돌보다 카라에 의해 구조됐다.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엄마개 진순이가 충남 천인시 한 공사장 컨테이너 밑에서 새끼를 낳고 돌보다 카라에 의해 구조됐다.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하지만 진순이의 유일한 안식처인 컨테이너는 철거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진순이 가족은 앞으로도 길에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며 떠돌이개 생활을 이어가야 했지요. 사정을 알게 된 동물권행동 카라가 진순이 구조에 나섰는데요. 새끼 네 마리가 먼저 구조됐는데, 사람을 두려워하는 진순이는 잡혀가는 걸 알면서도 새끼가 있는 포획틀로 들어와주었습니다.

진순이 가족은 구조된 뒤 서울 마포구에 있는 카라 입양센터인 '더불어숨센터'에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오랜 거리 생활로 인해 진순이는 건강이 좋지 않았고 또 사람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 때문인지 활동가들을 극도로 경계했는데요. 3주 정도 지나자 사람을 잘 따르는 성격으로 바뀌었습니다. 아마 사람에게 길러지다 버림받은 것으로 활동가들은 추정했습니다. 건강을 회복한 진순이는 진순이를 돌봐온 시민의 가족이 됐고, 강아지 4남매는 단지(7개월∙암컷), 몽지(7개월∙수컷), 빵지(7개월∙암컷), 콩지(7개월∙암컷)라는 이름을 얻었는데요. 이 중 빵지가 가장 먼저 가족을 찾았고, 이제 3남매가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진순이가 낳은 4남매 중 빵지가 가장 먼저 입양을 갔다. 나머지 3남매는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진순이가 낳은 4남매 중 빵지가 가장 먼저 입양을 갔다. 나머지 3남매는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가족을 기다리는 단지와 콩지의 모습. 동물권행동 카라

가족을 기다리는 단지와 콩지의 모습. 동물권행동 카라


유일한 수컷인 몽지는 네 마리 중에서 덩치가 가장 크지만 애교도 가장 많습니다. 사람을 보면 꼬리치며 반기고, 짧은 다리로 달려와 머리로 사람 손을 건드리며 만져달라고 애교를 부립니다. 콩지는 차분한 성격이지만 사회성이 좋다고 합니다. 단지는 처음에는 낯을 가리지만, 친해지면 장난도 잘 치고, 애교도 넘칩니다. 또 어렸을 때부터 활동가 집에서 지낸 덕분에 ‘손 내밀기’, ‘앉아’ 등 개인기도 많다고 해요. 단지는 몽지와 콩지에게 의지하는 편이라 다른 형제와 입양을 같이 가면 더 빨리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카라 측의 설명입니다.

박철순 카라 활동가는 "3남매 모두 준비된 반려견이지만 7개월이 되도록 믹스견이라는 이유로 입양을 가지 못해 안타깝다"며 "이들이 입양센터가 아닌 한 가정의 가족으로 살아갈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몽지는 3남매 중 덩치가 큰 편이지만 애교도 가장 많다.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몽지는 3남매 중 덩치가 큰 편이지만 애교도 가장 많다.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맞춤영양'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유기동물의 가족 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반려동물의 나이, 덩치, 생활습관에 딱 맞는 '영양 맞춤사료' 1년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 문의: 동물권행동 카라 단지, 몽지, 콩지

위 사이트가 클릭이 안 되면 아래 URL을 주소창에 넣으시면 됩니다.

https://ekara.org/kams/adopt/1141

https://ekara.org/kams/adopt/1142

https://ekara.org/kams/adopt/1144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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