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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여왕' 보잉747, 환경 위해 '굿바이'…오늘 마지막 화물기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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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여왕' 보잉747, 환경 위해 '굿바이'…오늘 마지막 화물기 인도

입력
2023.02.01 07:00
수정
2023.02.0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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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비행기 새 역사 쓴 보잉747
대한항공 계약하며 1970년 한국 상공 날아
NASA, 美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개조
큰 덩치에 기름 많이 먹어 최근 수요 줄어
시애틀서 아틀라스항공에 마지막 기체 인도

대한항공 보잉747-8F 화물기.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보잉747-8F 화물기. 대한항공 제공


길이 70m(23층 건물을 가로로 눕혔다고 상상하면 된다).

날개 폭 60m, 높이 19.3m. 날개에 달린 제트 엔진만 4개.

최고 속력은 시속 약 1,114㎞(마하 0.91), 최대 항속 거리는 1만5,000㎞.


이 엄청난 스펙을 자랑하는 '하늘의 여왕' 보잉747 항공기가 1,574번째 기체 생산을 끝으로 단종된다. 미국 항공기 제작사이자 방위산업체 보잉은 31일 오후 1시(현지시간) 미 시애틀에서 화물항공사인 아틀라스항공에 마지막 보잉 747-8 화물기를 넘긴다고 31일 밝혔다. 이 회사는 더 이상 '점보 제트기'라 불리는 747기를 생산하지 않는다.



1968년 탄생, 비행기 새 역사 쓴 초대형기

1968년 747 론칭 행사에 참석한 빌 알렌 당시 보잉 사장과 후안 트립 팬 암 최고경영자(CEO)가 747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친분이 두터웠던 두 사람은 낚시 여행 중 악수로 항공기 계약을 맺었다. 보잉 코리아 제공

1968년 747 론칭 행사에 참석한 빌 알렌 당시 보잉 사장과 후안 트립 팬 암 최고경영자(CEO)가 747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친분이 두터웠던 두 사람은 낚시 여행 중 악수로 항공기 계약을 맺었다. 보잉 코리아 제공


1968년 첫 탄생 이후 세계 항공시장의 판도를 바꾼 이 항공기는 50년 이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세계 각국 항공사에서 운항되며 비행기의 새 역사를 썼다. 객실 내 통로가 2개가 있는 최초의 '와이드보디' 항공기로, 2000년대 중반 에어버스사의 A380 항공기가 등장하기 전까지 가장 큰 여객기로 명성을 떨쳤다.

초기 보잉 747은 420명의 승객을, 이후 개량형 보잉 747-8은 470명을 태울 정도로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1990년 747-200B 두 대가 미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으로 탈바꿈했고, 2010년 미 우주항공국(NASA) 우주왕복선 수송기로 쓰일 정도였다. 너무 큰 덩치는 그러나 많은 연료를 소모한다는 단점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2000년대 이후 항공사들은 이 초대형기를 덜 찾기 시작했고, 최근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전 세계의 공감대가 높아지며 중·소형기가 더 주목받고 있다. 보잉 747이 역사에 남기로 한 이유다.



보잉 747 초기 모델, 1970년대 이미 한국 상공 날아

747 제조를 위해 건립한 세계에서 가장 큰 건물인 미 워싱턴주 소재 보잉 에버렛 공장. 보잉 코리아 제공

747 제조를 위해 건립한 세계에서 가장 큰 건물인 미 워싱턴주 소재 보잉 에버렛 공장. 보잉 코리아 제공


한국과의 인연은 이 대형 비행기의 탄생 초기부터 시작됐다. 1969년 당시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한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는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글로벌 항공사들만이 보잉747을 보유하던 1970년 이미 두 대를 구매하는 가계약을 맺었고, 1974년 9월에는 세계 최초로 보잉747 점보기를 화물 노선에 투입했다.

유건우 보잉코리아 이사는 "(현재도 대한항공은) 여객용 747-8i와 화물용 747-8F를 동시에 운용하는 세계 유일의 항공사"라며 "전 세계 항공사 중 단 세 곳만 747-8 여객기를 구매했는데 그중 대한항공은 총 10대의 747-8i를 샀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대한항공은 보잉747 프로젝트의 마지막 버전인 보잉747-8i기 마지막 생산 기체를 2017년 넘겨 받았고, 현재 보잉747 여객기 9대와 화물기 11대 등 총 20대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11대 중 10대를 화물기, 1대를 여객기로 사용 중이다.

보잉은 20년 동안 전 세계 항공사에 4만1,170대의 새 비행기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잉이 지난해 발표한 '상용기 시장 전망 자료'를 보면, 이 회사는 2042년까지 복도 1개짜리 비행기가 3만880대로 가장 수요가 높고, 복도 2개짜리 와이드보디는 7,230대, 지역항공기 2,120대, 화물기가 940대가 하늘을 날 것으로 본다. 세계 각국에서 비행 중인 747은 당분간 쓰임새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보잉은 이제 747 생산을 접는 대신 2025년까지 새 기종 777X를 만들 계획이다. 보잉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현재 상용화된 777-8이나 777-9처럼 승객 약 350명을 태울 수 있는 복도 2개짜리 대형기이지만, 엔진이 2개로 줄어 엔진 성능과 연료 효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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