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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마라톤 2연패 달성한 킵초게... 오주한, 안타까운 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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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마라톤 2연패 달성한 킵초게... 오주한, 안타까운 기권

입력
2021.08.08 17:47
수정
2021.08.08 18:0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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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마지막 날인 8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열린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엘리우드 킵초게(37·케냐)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삿포로=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20 도쿄올림픽 마지막 날인 8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열린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엘리우드 킵초게(37·케냐)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삿포로=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시간의 벽을 깬 사나이’ 엘리우드 킵초게(37·케냐)가 폭염을 뚫고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킵초게는 8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마라톤 2시간8분38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킵초게는 2016 리우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킵초게 자신이 2018년 세운 세계기록(2시간1분39초, 베를린)과는 격차가 컸다.

올림픽 마라톤 2연패는 역대 3번째다. '맨발의 아베베'로 유명한 아베베 아킬라(에티오피아)가 1960년 로마와 1964년 도쿄에서 연속 우승했고, 동독의 발데마르 키에르친스키가 1976년 몬트리올과 1980년 모스크바에서 2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킵초게는 선두권을 유지하며 달리다가 30㎞ 지점부터 단독으로 치고 나간 뒤 결승선까지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37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압도적인 레이스였다.

자신이 2018년 베를린 국제마라톤대회에서 달성한 세계기록 2시간01분39초보다는 7분 정도 느렸지만, 경쟁자들을 따돌리기에는 충분했다. 은메달은 킵초게보다 1분20초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한 아브디 다게예(네덜란드)가, 동메달은 바시르 아브디(벨기에)가 차지했다. 킵초게는 레이스를 마친 후 “올림픽 2연패로 나의 임무를 다했고, 다음 세대에 희망을 줄 수 있어서 행복하다”라며 은퇴를 시사했다.

5,000m가 주종목이었던 킵초게는 2003년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5,000m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동메달을,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 생활을 좀 더 오래 하기 위해 2013년 마라톤으로 전향한 그는 3년 만인 2016 리우올림픽 마라톤에서 올림픽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

킵초게는 마라톤 풀코스를 최초로 2시간 이내에 돌파한 선수이기도 하다. 2019년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INEOS 1:59 챌린지’에서 42.195㎞를 1시간59분40초에 달렸다. 공식 마라톤 대회는 아니었고, 41명의 페이스메이커를 동원해 세계기록으로 인정받진 못했지만 세계 최고의 마라토너임을 입증했었다.

기대를 모았던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은 10㎞ 지점까지 선두권에 있었지만 왼쪽 허벅지 통증에 15㎞ 지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레이스를 포기하고 말았다. 2018년 9월 한국 국적을 얻은 오주한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메달 기대도 모았었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심종섭이 2시간20분36초에 완주하며 49위에 올랐다.

심종섭 선수가 8일 오전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휠체어를 타고 이동을 하고 있다. 삿포로=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심종섭 선수가 8일 오전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휠체어를 타고 이동을 하고 있다. 삿포로=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번 올림픽 마라톤은 더위와의 싸움이었다. 예년이라면 삿포로는 도쿄보다 5도 정도 서늘해야 정상인데, 하필 올해 이례적인 폭염이 찾아왔다. 보름 넘게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는 날이 계속됐다. 장거리 선수들이 최적의 기록을 내기 위한 온도는 10~15도 정도인데, 삿포로 날씨는 선수들에게는 ‘최악의 조건’이었다.

결국 남자 마라톤에 출전한 106명의 선수 중 30명이 도중에 기권했다. 이날 오전 7시 남자 마라톤 시작 당시 기상 조건은 온도 26도, 습도 80%로 전날 여자 마라톤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하늘은 흐리고 햇볕이 그다지 강하지 않았지만, 습도가 강해 많은 선수들이 모자 속에 얼음을 넣거나 목에 얼음주머니를 두르는 등 더위와 씨름했다. 7일 열린 여자 마라톤에서는 88명의 출전 선수 중 15명이 기권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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