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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출산율 걱정에 '소개팅 앱' 개발한 이란 정부

입력
2021.07.14 20: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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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출산율 4.7명→지난해 2.1명 '급감'
서구 문화 유입으로 결혼 줄고 이혼은 늘어?
AI로 적합한 이성 매치해 '안정적 결혼' 유도

편집자주

오늘 만난 세계. 지구촌 곳곳 눈에 띄는 화제성 소식들을 전해드립니다.


지난달 18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한 부부가 대통령 선거 투표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18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한 부부가 대통령 선거 투표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엄격한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 정부 주도로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됐다. 저출산 문제 해결책의 일환으로, 결혼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난 데다 서구 문화 유입으로 이혼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도 커져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란 정부는 이 앱을 통해 결혼 건수도 늘리고, 전통적 이란 가족 문화도 지켜내겠다는 구상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13일(현지시간) 이란 정부 산하 이슬람 선전기구인 테비안문화원이 전날 소개팅 앱 ‘함담(hamdam)’을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함담은 ‘동반자’를 뜻하는 페르시아어로, 현재 유일하게 이란 정부 허가를 받은 데이팅 앱이다.

사실상 정부가 직접 나서 소개팅 앱까지 개발한 이유는 이란의 저출산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는 데 있다. 유엔 자료 기준 1990년 4.7명이었던 이란의 합계출산율은 2000년 들어 반토막(2.2명) 났다. 2008년 최저점(1.81명)을 기록한 후 소폭 상승해 지난해엔 2.1명까지 올라갔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이란 정부 판단이다. 실제 젊은이들의 결혼 기피 현상은 점점 뚜렷해지고, 이혼 건수마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019년 11월 이란인구관리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엔 결혼 건수가 이혼 건수보다 8배 많았지만, 2018년에는 3배에 그쳤다.


이란 정부 산하 이슬람 선전기구 테비안문화원이 12일 출시한 데이팅 앱 '함담'의 홍보물. 테비안문화원 홈페이지 캡처

이란 정부 산하 이슬람 선전기구 테비안문화원이 12일 출시한 데이팅 앱 '함담'의 홍보물. 테비안문화원 홈페이지 캡처

함담의 가장 큰 목표는 개인 특성에 맞는 이성을 소개해 이란 젊은이들을 ‘안정적 결혼’으로 이끄는 것이다. 결혼 건수가 늘어나는 동시에, 결혼 생활도 잘 유지돼야만 출산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커플 매칭 절차도 까다롭다. 회원가입 이후에 자신에 대한 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각자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한 심리 검사와 상담도 받아야 한다. 이를 토대로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최적의 이성을 골라 연결해 준다. 앱을 통해 만난 남녀가 결혼에 성공하면, 담당 컨설턴트까지 배정돼 4년간 결혼 생활 고충을 들어주기도 한다.

이란의 전통적 가족 가치를 지켜내는 역할도 맡는다. 가입 조건이 특이한데, 기본적으론 대부분의 이란인이 함담 회원이 될 수 있지만, ‘일부일처제를 지키고, 결혼생활을 영원히 유지할 의지’가 있는 사람에 한정된다. 코메일 코자스테 테비안문화원 원장은 앱을 출시하면서 “이란의 가족적 가치가 악마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함담이 이란의 가족을 지켜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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