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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친구들'에서 완벽주의자 정재훈이 듣던 음악의 정체

입력
2020.09.02 04: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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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엽 음악감독의 비발디 풍 클래식

편집자주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지만 막상 무슨 노래인지 잘 떠오르지 않는 음악, 그 음악을 알려드립니다.

지난 7월 첫 방송된 JTBC 드라마 '우아한 친구들'에서는 정재훈(배수빈)이 클래식 음악을 듣는 장면이 나오는데, 많은 시청자들은 곡의 정체를 궁금해 했다. 방송화면 캡처

지난 7월 첫 방송된 JTBC 드라마 '우아한 친구들'에서는 정재훈(배수빈)이 클래식 음악을 듣는 장면이 나오는데, 많은 시청자들은 곡의 정체를 궁금해 했다. 방송화면 캡처


고급스러운 집에 거실 소파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긴 채 양주를 마시고 있는 정재훈(배수빈 분). 심각한 표정만큼이나 긴장감이 끌어올리는 클래식 음악이 배경으로 깔린다. 현악기 선율이 빠르게 흘러나오자 그보다 훨씬 더 날카로운 바이올린 주선율이 귓가에 박힌다. 반주로 나오는 하프시코드(쳄발로)의 챙챙거리는 화음은 고전미를 더한다. 정재훈은 자신이 짝사랑했던 여주인공 남정해(송윤아)를 몰래 찍은 사진을 바라보는데, 음악이 음악이다보니 뭔가 아련한 추억에 젖거나 옛 일을 반성하기보다는, 무슨 일을 꾸밀 것만 같다.

종영을 앞둔 JTBC 드라마 '우아한 친구들'의 첫 화의 한 장면이다. 드라마는 갑작스러운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격랑에 휩싸이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극에서 정재훈은 비뇨기과 원장 의사인, 차가운 완벽주의자로 묘사된다. 첫 회에 등장한 음악은 그래서 정재훈이란 캐릭터를 설명해주는, 일종의 테마곡이다. 주인공에 대한 테마곡인데다 음악 자체가 워낙 강렬해서일까. 드라마를 본 이들 중에는 이 곡의 정체를 궁금해 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실제 방송 뒤 포털 사이트 등을 보면 '배수빈씨가 듣는 클래식 작품의 제목을 알려달라'는 게시글이 제법 된다. 네티즌들도 나름의 추측성 답변을 달아두긴 했다. 가장 많은 추측 중 하나는 '헨델의 오라토리오 같다'는 것이었지만, 정답은 아니다.

엄기엽 음악감독이 직접 만든 순수 창작곡이어서다. 엄 감독은 "드라마 상에서 주인공들이 살인 용의자로 의심받기 때문에 주제곡에는 핵심 복선을 까는 역할을 맡기고 싶었다"며 "극의 전개에 맞춰 처음부터 새로 만들자고 작정한 곡"이라 말했다. 아직 이 노래에 붙은 제목도 없다.

헨델의 곡이란 추측이 나온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프시코드라는 고전적 악기를 쓴데다, 곡의 구성에도 바로크적인 색채가 강하게 배어 있다. 엄 감독 스스로도 "바로크 시대에 유행한 완벽주의 음악이 정재훈이라는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작업 초기부터 "비발디 풍의 실내악 느낌의 곡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숨겨진 비극을 암시하기 때문이까. 곡의 조성은 D단조다. 녹음에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연주자 14명이 참여했다.


JTBC 드라마 '우아한 친구들'의 배경음악을 담당한 엄기엽 음악감독. 엄기엽 감독 제공

JTBC 드라마 '우아한 친구들'의 배경음악을 담당한 엄기엽 음악감독. 엄기엽 감독 제공


드라마가 시작되자 이 음악에 대한 반응이 기대 이상이다. 엄 감독은 이 노래는 3악장까지 작곡해볼 계획이다. 엄 감독은 드라마 음악감독으로 유명하지만, 피아니스트 출신이기도 해서 클래식에 대한 이해가 높다. 엄 감독은 "3악장까지 모두 완성되면 조만간 음반 등 형태로 공식 발표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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