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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손실 다 털었다… 남은 과제는 수익성 높이기

입력
2015.03.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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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낮춘 해외 수주 목표

지난해보다 커진 불확실성 반영… 수주 잔고 절반이 중남미·CIS

하반기부터 실적 나올듯

국내 분양은 74% 증대

주택시장 하반기 공급과잉 예상

경영목표는 성장기반 확대

미래사업·핵심 기술 발굴해 종합건설사의 한계 넘을 것

올 들어 아파트 분양이 활기를 띠면서 주택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 더욱이 지난 주말 우리나라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결정으로 국내 건설업체들의 아시아 지역 수주 확대 가능성도 커졌다. 요즘 건설주가 주목 받는 이유다.

그 중에서도 국내 주택분양사업은 물론 해외건설 토목공사 분야의 1등 기업인 현대건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유가 하락과 대형공사 발주 감소, 경기회복 지연 등의 악재 속에서도 해외에서 100억달러 이상 수주하며 2011년 현대자동차그룹 편입 이후 3년 연속 100억달러 돌파의 신화를 달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매출 17조3,870억원(전년 대비 24.7% 증가), 영업이익 9,589억원, 영업이익률 5.5%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기존 해외악성 수주에 대한 처리가 완료되고 원가율이 정상화돼 하반기 견실한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의 주가는 1월 중순 3만6,000원 선에서 한 달 반 만에 50% 이상 급등하며 지난 3일 5만4,700원까지 올랐고, 현재 5만원 선에서 조정 받고 있다. 현대건설의 올해 매출 목표는 전년 대비 10.4% 증가한 19조2,000억원. 해외 매출 증가로 해외비중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과 함께 진병운 현대건설 경영기획팀장을 만나 올해 사업 전망과 미래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2011년 현대차그룹 편입 이후 ‘현대건설이 완전히 살아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영전략 변화와 성과는 무엇인가.

“현대차그룹 편입은 현대건설이 변신하는 분기점이 됐다. 경영전략의 변화라면 무엇보다 수익성과 유동성 중심 체계로 바뀐 점을 꼽을 수 있다. 그 이전만 해도 수익성보다는 영업 논리가 우선이었지만, 그 이후엔 수익성 제고에 초점을 맞춰 경쟁 입찰에서도 양질의 수주가 아니면 받지 않는 철저한 관리체계가 정착했다. 또한 시장 다변화와 공종 다각화에 대한 경영전략 강화로 더욱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구축했다. 경쟁이 치열한 중동시장을 벗어나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와 독립국가연합(CIS) 등 신흥국으로 글로벌 영업력을 확대했고, 토목 건축 플랜트 전력 등 공종 다각화를 통한 시장 리스크 분산 관리로 매출 성장을 꾀하고 있다.”

-다른 건설사와 차별화한 현대건설의 장점을 꼽는다면.

“현대차 편입 이후 그룹 시너지 효과가 크다. 현대건설은 이미 중남미나 CIS 등지에서 현대차 영업망의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사업 수주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현대차 영업망은 향후 아시아 인프라 건설시장 진출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유라시아나 북한 철도건설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현대건설이 주목 받는 것은 현대로템 등 계열사와의 동반 진출이 가능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최근엔 사우디 철광사업 참여 등을 다른 관계사와 함께 모색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해외사업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사업계획 전망과 기존 해외 저가수주 현장의 상황은 어떤가.

“올해 전체 신규수주 목표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27조6,900억원이다. 이 중 국내는 공공부문 기저효과와 주택경기 호조로 전년 대비 19.5% 급증한 8조5,926억원을 잡고 있다. 해외 수주 목표액은 대외환경 불확실성을 고려해 전년 대비 4.4% 감소한 19조974억원으로 잡았다. 해외 저가 수주 현장의 공사는 지난해로 마무리돼 더 이상의 손실은 없다. 2010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보르쥐와 쿠웨이트 KOC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등 주요 공사는 대부분 손실이 반영됐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4% 증가한 19조2,000억원으로 예상한다.”

-전체 수주잔고 중 베네수엘라와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신흥국가 지역의 비중이 크다. 유가 하락에 따른 사업 차질 및 채산성 악화 가능성은.

“베네수엘라와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변수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대건설의 전체 해외 수주 잔액 47조원 가운데 중남미와 CIS지역이 20조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에 좋은 실적을 기대하긴 다소 어렵지만 하반기에는 하나 둘 실적이 뒷받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주택경기가 활황인데 국내 주택분양 전망과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현황은.

“올해 분양 물량은 전년 대비 74% 급증한 1만7,617세대를 계획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신규분양이 40만 호에 달해 하반기엔 10만 호 이상 공급과잉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현대건설은 상반기 중 일반 분양 분이 모두 나오고 하반기에는 재개발 재건축 9,600세대 모두 조합분양이다. 따라서 올해 분양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PF지급보증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4,000억원에 달하지만, 이 중 미착공 주택 PF지급보증 잔액은 5개 주택 사업지 8,000억원 수준이다. 4월과 6월 각각 착공할 경기 광주 태전5ㆍ6지구와 평택 세교지구를 빼면 미착공 PF지급보증 잔액 규모는 2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 것이다.”

-지난해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 합병 후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설이 시장에 퍼지면서 결국 현대건설에 마이너스 효과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데.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지난 3년간 현대건설의 단독 영업이익률은 4~4.5%선이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7.2% 이상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이 현대건설의 연결실적에 플러스 효과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합병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그 동안 기존 부실 사업장에 대한 손실을 만회하면서 영업이익률을 유지했고, 올해는 수익성이 개선되는 국면에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ㆍ기아차와 같이 상호 보완적인 구도로 발전해가며 종합설계실을 함께 운영하는 등 중복투자 없이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현대건설은 이미 해외사업 수주에서 현대엔지니어링과의 협업비중이 85% 정도에 달한다.”

-종합건설업체의 영업이익률 마지노선은 7% 선이라는 말이 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근본적인 계획은.

“올해 경영목표를 미래성장사업 기반 확대와 핵심기술력에 두고 있다. 이는 종합건설의 한계를 뛰어넘어 미래 수익성 개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항목이다. 지난해 해외 경쟁사의 실적을 보면 프랑스 빈시(VINCI)와 일본 JGC는 영업이익률이 각각 9.4%, 8.5%로 두드러진다. 빈시는 고부가가치 개발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59% 이상이다. 또한 JGC는 액화천연가스(LNG) 건설의 강자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현대건설이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미래성장사업 발굴과 기술력이 관련이다. 현대건설이 이런 목표에 집중하는 것도 이제 부실정리가 마무리돼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는 방증이다.”

장학만 선임기자 local@hk.co.kr

■현대건설 SWOT 분석

▦강점(Strength)

-현대건설의 중동ㆍ아시아ㆍ아프리카 지역과 현대엔지니어링의 독립국가연합(CIS)국가 중심으로 시장다변화 및 공종 다각화로 지속성장 기대

-건축, 토목, 주택, 플랜트, 발전, 원자력 6개 부문의 균형적 포트폴리오 사업으로 구성된 국내 대표 건설사

▦약점(Weaknesses)

-해외공사 발주는 글로벌 경기, 유가, 자금조달 등에 민감하고 국내 건설시장은 정부의 정책, 부동산 시장, 금리, 경기변동 등을 고려해야 하는 종합예술산업

-국내 건설시장은 지속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해외 건설시장 의존도가 높음

▦기회 요인(Opportunities)

-현대차그룹 편입 후 그룹 네트워크 통해 베네수엘라,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비(非)중동지역에서 수의계약 형태의 신규수주 확대

-약 67조원의 풍부한 수주잔액으로 수익성을 고려한 신규수주 확대

▦위기 요인(Threats)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 변동에 따른 공사발주 감소 우려감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중복되지 않는 성장전략과 시너지 효과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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