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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규제 1년 만에...한국 제조업의 해외 투자 미국 51%·중국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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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규제 1년 만에...한국 제조업의 해외 투자 미국 51%·중국 6.8%

입력
2024.05.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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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경제정책연구원 '대중 투자 둔화 배경 및 시사점'
2023년 대중 반도체 투자 전년 대비 99% 감소
중국 투자 여건 나빠진 마당에 미국 규제가 기름 부어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무역 분쟁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무역 분쟁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2023년 우리 제조업 기업의 해외 투자 중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중국 투자 비중은 베트남보다 적은 6%대에 그쳤다. 미국의 대(對)중 반도체 규제와 중국 내 외국인 투자 여건 악화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8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보고서 '한국의 대중 투자 둔화 배경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해외 투자액은 모두 663억8,300만 달러로 이 중 중국 투자액은 18억6,700만 달러(2.9%)에 불과했다. 2022년(86억4,000만 달러·10.5%)보다 금액은 5분의 1, 비중은 3분의 1로 줄었다. 반면 지난해 한국이 투자를 가장 많이 한 나라는 미국(277억1,600만 달러·43.7%)으로 2~5위(유럽연합·아세안·케이맨제도·룩셈부르크)를 다 합친 것보다 많았다.

한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가 급감한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로 중국 내 ①반도체 투자가 '소멸'했다. 연구원은 "2018~2022년 대중국 투자 중 반도체 투자 비중이 39.8%로 대중국 투자 확대를 이끌었지만 2023년 대중국 반도체 투자액은 전년 대비 99.8% 급감한 1,100만 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여기다 ②중국 내 외국인 투자 여건이 나빠졌고 ③한국의 해외 투자가 전체적으로 줄었다.



유턴 기업 공장 가동률 27%...중국 철수 기업 지원해야

그래픽 신동준 기자

그래픽 신동준 기자

사실 한국 제조업의 대중국 투자 비중은 2002~2007년 53.1%로 정점을 찍은 후 5년 단위로 내리막길을 걸었다(32.5%→33.6%→26.7%). 주요 4대 업종으로 꼽히는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액정표시장치 산업의 대중국 투자 비중도 2013~2017년 55.8%에서 2018~2023년 39.2%로 줄었다. 중국의 인건비 상승, 선별적 외국인 투자유치 정책, 중국 기업의 기술력 향상 등으로 중국 내 외국인 투자 여건이 나빠진 영향이다. 우리 기업들은 베트남이나 아세안, 인도로 생산 기지를 옮기거나 CJ오쇼핑 홈쇼핑 사업 철수, 롯데백화점 청두점 매각(예정) 등 사업을 접었다.

반면 미국은 각종 보조금을 무기로 이차전지,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 가전 생산 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원은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후 국내 배터리3사(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의 북미 생산공장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반도체법 시행 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미 투자가 확대됐다"고 짚었다. 그 결과 2023년 한국 제조업의 해외투자 중 51.4%가 미국으로 쏠렸다. 최근 5년(2018~2023년) 평균치(26.9%)의 두 배다. 반면 우리 제조업이 지난해 중국에 투자한 비중은 전체의 6.8%로 아세안(17.6%)은 물론 중남미(9.3%)나 베트남(9.9%)보다도 낮았다.



연구원은 "소재와 부품 기업의 탈중국은 중장기적으로 우리 공급망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첨단 분야 및 공급망 핵심 업종에서 탈중국 기업의 한국으로의 회귀뿐만 아니라 제3국 이전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8년부터 2023년 7월까지 국내 유턴 기업 수는 107개, 이 중 국내에 정착해 공장을 가동하는 기업은 27%에 그쳤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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