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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을' 흔드는 신길동 변심… '뉴타운' 입주민에 달렸다

2024.03.18 13:00
지난 4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는 여론조사 꽃이 서울시 전역에서 2월 14~20일 진행한 선거구별 ‘판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관심을 끈 건 영등포을이었다. 정당 지지율이 국민의힘 47.4%로 더불어민주당(36.2%)을 오차범위(±4.4%포인트) 밖에서 앞섰다. 민주당이 자신해온 강세지역에서 크게 밀린 것이다. 의외의 상황에 진행자는 “좀 튄 게 아닌가 싶다”면서 당혹감을 감추려 애썼다. 영등포을은 최근 세 차례 총선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5%포인트 안팎의 격차로 승리를 거둔 곳이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10%포인트 넘게 이겼다. 여야를 오갔던 표심이 4월 총선을 앞두고 다시 요동치는 셈이다. 과거 영등포을의 표심은 '여의도냐 아니냐'로 양분됐다. 여야의 대치전선이 명확했다. 여의동은 보수정당 쏠림이 뚜렷한 반면, 여의동을 제외한 다른 동(洞)은 진보정당에 힘을 실었다. 이에 각 진영의 지지층을 얼마나 결집하느냐에 승부가 판가름 났다. 그 결과 여의동에 고립된 보수정당 후보들이 상당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신길 뉴타운'이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민주당의 아성인 지역이 국민의힘 지지로 돌아설 만한 변수가 생겼다. 2020년 총선 이후 신길 1·4동에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하면서 유권자가 4,000명 이상 늘었다. 마찬가지로 신길 5~7동에도 총선 전후로 새 아파트 단지가 완공됐다. 이곳 신길동 입주민의 표심이 영등포을의 승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역대 선거에서 신길동은 민주당에 우호적이었다. 2020년 총선에서 김민석 의원은 박용찬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를 5.9%포인트(5,538표) 차로 눌렀다. 박 후보가 여의동에서 득표율 65.0%로 김 의원(32.1%)을 두 배 넘게 이겼지만, 신길동과 대림동의 8개 동에서 김 의원이 앞서면서 승패가 갈렸다. 둘은 이번 총선에서 리턴 매치를 벌인다. 구체적으로 신길 7동(2.4%포인트 차)을 제외한 7개 동에서 김 의원이 박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크게 이겼다. 신길동은 최근 영등포을 선거에서 승부처였다. 2012년 총선의 경우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이 당시 현역인 권영세 새누리당 의원을 10%포인트 이상 앞섰고, 2016년 총선에서도 신 의원이 권 의원을 제치며 재선 고지에 오른 곳이다. 이 같은 민주당의 우세가 지난 대선에서 흔들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영등포을에서 이재명 대표에 12.2%포인트 차로 압승했다. 여의동은 물론이고 신길 1동과 신길 4~7동이 모두 윤 대통령 지지로 돌아선 결과다. 이처럼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영등포을의 표심이 요동치는 가운데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뉴타운 입주'에 따른 인구 증가다. 총선 이후 신길 1동에는 더샵파크 프레스티지(799가구), 신길 4동에는 힐스테이트 클래시안(1,476가구) 아파트가 입주민을 맞았다. 그에 따라 신길 1동 유권자 수는 올해 2월 말 기준 1만7,918명으로 지난 총선 직전(2020년 3월 말)과 비교해 1,603명 늘었다. 신길 4동 유권자 수도 같은 기간 2,629명 증가했다. 뉴타운 입주에 앞서 치러진 4년 전 총선에서는 김 의원이 신길 1동(18.4%포인트·1,620표)과 신길 4동(12.9%포인트·621표)에서 모두 큰 차이로 이겼다. 하지만 2년 후 대선에서는 신길 1동에서 윤 대통령이 0.2%포인트 차 박빙 승리를 거뒀고, 신길 4동에서는 3.5%포인트 차로 민주당 우세를 뒤집었다. 영등포을 입주 아파트 주민의 표심이 다소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점은 민주당이 신경 써야 할 대목이다. 2017년 입주한 래미안 에스티움(신길 7동 제1투표소)의 경우 3년 후 치러진 2020년 총선에서 박 후보가 김 의원을 9표(0.5%포인트) 차로 이겼다. 신길 7동 전체 선거에서 김 의원이 2.4%포인트 차로 앞선 것과 대비된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대선에서도 윤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줬다. 윤 대통령의 득표율(59.6%)이 이 대표(37.2%)를 22.4%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다. 당시 신길 7동 전체 득표율 차(17.1%포인트)보다 더 벌어졌다. 대선 때 별도의 투표구가 꾸려진 힐스테이트 클래시안(신길 4동 4투표소)도 윤 대통령이 14.8%포인트 앞서 신길 4동 전체 득표율 차보다 컸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여론조사 꽃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재경선에서 박용진 의원과 맞붙는 조수진 변호사가 "저는 친명도 아니고 비명도 아니고 개혁인사"라고 자신을 둘러싼 친명 논란을 반박했다. 조 변호사는 18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시민운동을 해왔고 노무현재단 이사이고, 변호사로 열심히 활동해온 당원이기 때문에 당원들의 선택을 받는다면 이 모든 파열음을 다 잠재우기 위해 용감하게 출마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의원 하위 10%'로 '총득표수 30% 감산' 룰 적용을 받는 박 의원과 '불공정 경선'을 치른다는 지적에는 "제가 여성 정치 신인인 것은 맞고, 박 의원께서 하위 10%에 해당하는 것도 제도상에서 그렇게 평가를 받은 것"이라며 "박 의원을 타깃팅해서 만든 게 아니라 하나하나 제도가 도입될 때 취지가 있었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이례적으로 '전국 권리당원' 투표를 70% 반영하는 데 대해서도 "당 공천관리위에서 결정한 건데, 처음 이렇게 된 것은 아니고, 다른 지역구에 있는 당원분들이 저한테 '나도 진짜 투표하고 싶을 정도로 답답하다' 이런 말을 했는데, 이 지역구가 워낙 초미의 관심사가 되다 보니 전국의 당원에게 물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경선 통과 후 '비명횡사, 친명횡재'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이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집권하는 건 못 보겠다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이고, 제가 경선에 오르고 나서 그러한 논쟁이 급속도로 진화가 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이 그에게 경선 출마를 권유한 것도 친명 논란을 부추긴다는 우려에 "이재명의 남자 안진걸이 추천해서 조수진이 들어갔기 때문에 친명 아니냐고 보고 싶은 것 같다"며 "노무현 다음엔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지금은 이재명 대표 체제인데 저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저희가 뭉쳐서 총선에서 승리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일축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총장 출신인 조 변호사는 2010~2012년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민주노동당 의원으로 있을 때 보좌관을 지냈다. 당시 통진당 소속이던 유 전 이사장과의 인연으로 노무현재단의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북스' 등의 진행자로 참여했다. 조 변호사와 박 의원의 서울 강북을 경선 결과는 19일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