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는 세계 어느 곳보다 이슈 생성과 소멸이 빨리 이루어지는 듯하다. 다이내믹한 이슈도 많이 발생하지만, 이에 따라 뉴스도 신속하게 생산, 소비된다. 한동안 코로나19 사태에 집중하던 뉴스 지면이 21대 국회 개원과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이슈로 포커스를 옮겼다. 코로나19 사태처럼 사람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간접 경험하게 된다. 뉴스는 기본적으로 생산자 추천에 의해 제공된다. 뉴스 이용자들이 관심을 두는 이슈에 대해 보도된 뉴스를 적극적으로 검색하는 경우도 있지만, 뉴스 제작은 언론사를 대표로 하는 뉴스 생산자의 선택과 판단이 우선한다.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정보 플랫폼과 채널이 늘어나면서 큰 변화가 나타났다. ‘미디어의 위기’에 대한 논의도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뉴스 제작 과정이나 기법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지만, 근본적으로는 뉴스 유통과 소비의 변화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미디어를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로 구분하는 것이 어느새 자연스러워졌다. 변화한 미디어 지형을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고 그 함의에 대해 짚어본다.

미디어 이용 지형의 변화

인터넷, 모바일 등 디지털 미디어 사용이 급증하면서 신문, 잡지, 라디오, 텔레비전 등 전통 미디어들이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기자, PD 등 콘텐츠 생산 전문가와 콘텐츠 보급, 유통 인력을 보유한 전통 미디어들이 모바일 환경에 효과적으로 결합한 개인 미디어들로부터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미디어 이용 시간을 살펴보면 전반적인 양상과 향후 상황도 어느 정도 전망할 수 있다.

2019년 연령대별 미디어 이용률 (2019 언론수용자 조사)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 결과, 연령대별 하루 평균 미디어 이용률에 있어 50대 이상에서는 아직 텔레비전이 1위를 점유하고 있지만 30대 이하는 인터넷(모바일ㆍPC)이 텔레비전 이용을 뛰어넘고 있다. 특히 20대에서는 인터넷 이용률이 100%를 기록했다. 미디어 이용의 경로의존성을 고려할 때, 향후 디지털 매체의 활용 비중이 많이 증가할 것이다.

신문, 위기와 기회 사이에서

언론 매체 이용도 비슷한 맥락으로 나타난다. 가장 전통적인 뉴스 미디어인 신문은 1990년대 이후 구독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언론연감 자료에 따르면, 종이신문 열독률은 모바일 기기 보급 초기인 2011년 44.6%에서 계속 하락해 2019년 12.3%로 조사됐다. 하지만 종이신문의 구독률, 열독률 하락이 전통적인 뉴스 미디어인 신문의 콘텐츠가 독자로부터 외면받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른 대체 채널을 통해 신문 뉴스 콘텐츠의 소비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의 ‘디지털뉴스 2020’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인쇄 매체(신문 등)의 이용률은 2016년 28%에서 2020년 18%로, TV는 71%에서 63%로 하락했지만, 온라인 매체의 뉴스 이용률 변화는 크지 않다. 뉴스 자체의 소비가 감소했다기보다는 뉴스 소비 채널이 변화한 것이다. 특히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유튜브 같은 소셜 미디어 이용이 2019년부터 급속하게 증가했는데,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 시사 및 뉴스 콘텐츠의 이용률이 1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대표적인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키워드로 하여 2019년부터 최근까지 뉴스 기사에 대한 연관어를 분석해 봤다. 유튜브 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주된 역할을 담당했던 콘텐츠는 엔터테인먼트 영역이었다. 하지만 추출된 결과 속에는 방탄소년단이나 뮤직비디오와 같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대한 언급도 나타났지만, 유시민, 홍준표, 알릴레오 등의 연관어도 함께 출현하고 있다. 유튜브가 시사 및 뉴스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2019∼2020년 유튜브 연관어 검색 결과 (빅카인즈 검색)
소셜미디어에서 뉴스 소비와 동종 선호 효과

온라인 미디어 확산에 따라 신문이나 TV 수신기에서 나오는 방송으로 뉴스를 접하는 비율은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이미 사람들은 과거의 수동적 독자가 아니라 자신이 보고 싶은 콘텐츠를 골라보고, 소셜미디어에서 내가 맺은 관계를 통해 공유된 뉴스를 소비한다. 여기에 우려도 존재한다. 소셜미디어는 그 속성상 내가 좋아하거나, 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 그 때문에 공유되는 콘텐츠 역시 같은 관심의, 비슷한 성향의 내용이 많다. 이렇듯 동류집단 간 관계로 인해 나타나는 영향을 ‘동종 선호 효과’라 한다. 다른 활동에 있어서는 긍정적 측면도 존재하지만, 뉴스 소비에 있어서 동종 선호는 다양한 관심에 기반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나아가 자신의 선호에 맞는 정보만 소비하게 되는 ‘확증편향’에 빠지기 쉽다.

특히 세대 간에 존재하는 뉴스 이용 채널의 차이가 벌어지는 것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세대 간 생각의 차이를 서로 알면서 동의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차이에 관한 관심은 없고 ‘다름’에 대한 거부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식의 근거가 되는 정보 채널이 다른 것에서 한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세대 간에 이용하는 미디어와 채널의 차이가 확대되면서 앞으로 그 간극은 더 커질 것이다. 2020년, 미디어 지형의 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균형 잡힌 뉴스 미디어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한 이유다.

박형철(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인연수팀장, 포스텍사회문화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 기획위원)

한국일보-포스텍사회문화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 공동기획

*데이터 출처

- 한국언론연감(2000∼2019), 한국언론진흥재단

- 2019 언론수용자조사 보고서,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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