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확고한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17일 오전 강원 화천군 상서면 중동부전선 최전방 민통선 초소에서 군장병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군 총참모부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한 지 하루 만인 17일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군부대를 재주둔시키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서해상을 비롯한 접경지역 부근에서의 각종 군사훈련도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반도의 안전판' 역할을 해온 9ㆍ19 남북군사합의를 사실상 파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남북 간 우발적 무력충돌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9ㆍ19 군사합의는 남북이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는 일체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자고 약속한 선언이다. 비록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개최해 세부적인 실행 대책을 협의한다'는 내용은 지켜지지 않았지만 오랜 기간 한반도를 짓누른 군사적 충돌 우려를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 역사적 합의를 불과 2년도 안 돼 일방적으로 되돌린다는 것은 그간의 노력을 한순간에 수포로 돌리는 일이다. 한반도에 다시 전쟁의 먹구름이 가득하게 만드는 것은 결코 남북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의 조치가 실행되면 당장 서울 등 수도권에서의 군사적 위협이 현실화된다. 개성공단에 군부대가 재배치되면 서울은 졸지에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전면적으로 노출된다. 서해 포병부대의 훈련 재개는 해군과 연계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도발 같은 기습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최근 북한의 일련의 행태가 한반도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려는 '벼랑끝 전술'이라면 무력 도발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다.

북한의 위협 속에 군 당국은 동ㆍ서해와 군사분계선 인근에 대한 대북 감시 태세를 강화하는 게 급선무다. 북측의 최근 예기치 않은 행태를 보면 언제, 어느 곳에서 도발이 이뤄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국방부는 이날 "실제 행동에 옮겨질 경우 북측은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도발하면 우리 군도 즉각 상응하는 대응을 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확고한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하면서 안정적 상황 관리로 군사적 위기 고조를 방지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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