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최근 부동산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력한 정책 신호를 발령했다. 17일 발표된 ‘6ㆍ17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은 최근 집값 재상승을 자극하는 비규제지역 ‘풍선효과’, 갭투자 및 재건축 투자과열 등을 모두 겨냥해 시장 예상을 넘어선 초강력 규제책을 동원한 것이다. 장기 저금리와 코로나19로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는 조짐이 뚜렷한 상황에서 자칫 집값 상승의 고삐를 또다시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셈이다.

원정 투자 등에 따른 비규제지역 집값 상승세에 쐐기를 박기 위해 규제지역을 대폭 확대해 사실상 경기 전역과 대전, 충북 청주까지 새로 조정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대거 포함시켰다. 전세금 끼고 주택을 소액으로 매수해 가격 차익을 노리는 갭투자 방지책으론 모든 규제지역에서 주택구입용 담보대출을 받으면 6개월 이내에 전입해야 하고, 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3억원 초과 아파트 신규 구입 시 전세대출을 제한하는 ‘극약처방’도 냈다.

서울 집값 재상승을 자극한 개발호재 지역 대책으론 잠실 MICE 개발사업,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부지 및 영향권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또 시장 예상을 넘어 서울 재건축 사업 조합원 분양을 받으려면 무조건 2년 이상 거주해야 하는 의무조항까지 포함됐다. 주택 매수세를 이끄는 것으로 파악된 부동산법인에 대한 신규 대출을 7월 1일부터 전면 금지하고, 법인 부동산 종합부동산세도 대폭 인상된다. 이 모든 방안이 포함된 이번 대책은 수요억제책으로서는 지난해 ‘12ㆍ16 대책’ 못지 않은 강력한 수준이다.

이번 대책과 관련해 일각에선 공급책이 빠졌다거나, 실수요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식의 당연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맞는 얘기다. 하지만 경기 전반이 불황으로 가라앉은 상황에서 오직 유동성의 힘으로 부동산시장만 들썩이는 지금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 만만찮은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일단 불이 번지는 걸 막아야 하는 비상 상황에 가깝다. 따라서 우선 정책현장에서 흔들림 없이 이번 대책을 가동하되, 꾸준한 공급책과 향후 세법 개정 등을 통해 집값 상승 기대감을 원천적으로 가라앉힐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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