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후에도 ‘쉬쉬’ 급급… 5,000여 하류 주민 불안 가중

예천양수발전소 상부댐 전경. 예천양수발전소 제공

지난 9일 발생한 한국수력원자력 예천양수발전소 누수 사고로 발전소뿐 아니라 하류 농경지에도 피해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발전소 측이 사고발생 1주일이 지나도록 사고 경위 등에 대한 이렇다 할 설명이 없어 하류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예천양수발전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2시쯤 발전소 상ㆍ하부댐을 연결하는 지하통로 배수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누수가 발생했다. 사고로 발전소와 각종 설비가 있는 지하 5층부터 지하 1층까지 물이 가득 찼다.

발전소 측은 사고가 나자 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고 복구에 나섰지만 피해규모가 워낙 커 구체적인 복구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다. 침수로 상부댐에서 하부댐으로 흘려보내던 물을 갑자기 용문면 자연하천으로 돌리면서 농가피해도 잇따랐다. 용문면 일대 하천에 설치해 둔 농업용 양수기 2대가 침수됐다. 또 일부 지역 농수로도 막혀 모내기한 논에 물을 대지 못하기도 했다. 직접 피해를 본 농가만 8농가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마을 이장 A씨는 “평소 하천 물 보다 10배 넘는 양이 흐르면서 취수구가 토사에 막히는 등 논과 과수원에 피해가 발생했다”며 “발전소 측과 피해보상을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댐에서 급박한 사고 발생시 신속하게 하류 주민들에게 알릴 안전대책도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한 주민은 “댐에 사고가 생긴 것을 뉴스를 보고 알았다. 댐 물을 방류할 때는 방송시설로 알려주지만 갑작스런 사고에 대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고 걱정했다.

발전소 하류지역에는 예천군 은풍면ㆍ효자면 2,500여명과 용문면 2,400여명 등 5,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은풍초ㆍ상리초ㆍ용문초ㆍ용문중 등 4개 초ㆍ중학교에는 학생과 교사 170여명이 다닌다. 은풍초등학교는 하부댐과 불과 500여m 떨어져 있다.

이 발전소는 사고 이틀 후에야 예천군에 사고내용을 알렸고, 지난 2013년에는 지하 전기시설 점검 도중 관리자 안전조치 소홀로 1,2호기에 폭발사고가 발생하는 등 잦은 사고로 주민들이 불안 속에 살고 있다.

발전소 측은 사고 이후 이들 주민과 학교에 사고경위 등을 곧바로 알리지 않았다. 교육당국이 항의하자 일주일이 지난 16일 발전소 소장 등이 학교를 찾아가 사고경위와 댐의 안전성에 대해 설명했다. 은풍면에는 지난 12일 열린 이장회의에 찾아가 사고 사실을 알렸다.

전태훈 한수원 홍보실 차장은 “침수된 지하발전소는 하부댐 수위보다 낮은 지하구역에 위치해 있어, 댐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주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설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예천양수발전소 하부댐에서 500미터 하류에 위치한 은풍초등학교. 이용호기자

예천군 은풍면ㆍ용문면에 위치한 예천양수발전소는 상부댐에 가둔 물을 하부댐으로 흘려 보내면서 발생하는 낙차를 이용해 상ㆍ하부 800㎿의 전기를 생산한다. 2011년부터 가동했다. 상부댐은 높이 73m, 길이 620m에 담수용량 251만㎥, 하부댐은 높이 63m, 길이 535m에 담수용량 205만㎥ 규모이다.

이용호 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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