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23주째던 2월 유방암 발견…유방보존술ㆍ항암치료 진행
항암치료 중 팔 골절까지...악전고투 끝 지난달 22일 2.5㎏ 남아 얻어
이대목동병원 전경. 이화의료원 제공

30대 여성 강모씨는 지난 2월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당시 임신 23주째로 태어날 아이를 마주할 상상에 들떴던 그에겐 청천병력이었다. 임신 전 가슴 쪽에 딱딱한 종물이 만져지긴 했으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임신 후 그 크기가 점점 더 커졌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 본 결과는 암이었다.

암 치료라는 게 모든 환자에게 힘들지만, 임신한 강씨에게는 더 어려운 일이었다. 뱃속에 아이를 둔 채 전신마취를 하고 암 부위를 도려내는 유방보존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이었지만 지속적인 항암치료도 받아야 했다.

항암치료 도중엔 뜻밖의 사고도 일어났다.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해 자택에서 안정을 취하던 강씨가 자택에서 넘어져 오른팔이 부러진 아찔한 일까지 발생한 것. 또 다시 강씨는 전신마취를 받고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그야 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팔 접합 수술 후에는 조기 진통이 발생했다. 조산을 예방하기 위해 입원 치료를 택했고, 자궁수축 억제제도 투여 받았다. 다행히 자궁수축 증세가 호전됐지만, 강씨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2차 항암치료였다. 출산일은 다가오는데 항암치료는 지속됐고, 그 사이 또 다시 자궁수축이 반복되는 악전고투가 이어졌다.

모성애는 이 모든 고난을 이기는 힘이었다. 강씨는 지난달 22일 제왕절개로 2.5㎏ 남아를 무사히 출산했다. 아이는 임신 35주 6일째, 예정일보다 일찍 세상에 나왔다. 강씨의 유방암을 치료한 우주현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ㆍ감상선암센터 교수는 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진단 시 출산 시점까지 3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며 “암 치료를 위해 수술과 항암치료를 선택하면서도 아기의 건강한 출산도 염두에 둬야 했다”고 말했다. 강씨의 출산을 담당한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상태에서는 검사, 마취 및 수술, 약물 처방 하나하나가 태아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다른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지를 살펴봐야 해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다”며 “산모에게 두 차례의 전신 마취와 수술, 두 차례의 항암치료를 진행하면서 임신 기간 내내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고 소회했다.

아이는 예정일보다 일찍 세상에 나온 탓에 현재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다. 호흡보조가 필요하고 추가검사를 위해서다. 다행히 큰 이상은 없다. 병원 관계자는 “간간히 무호흡과 서맥(심장박동이 정상이하)이 나타났지만 현재는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며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아 조금 더 경과를 관찰한 후 퇴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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