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위치한 HSBC 본부 건물. HSBC는 3일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홍콩=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국에 본사를 둔 HSBC와 스탠더드차터드(SC) 은행이 중국이 제정을 강행하는 ‘홍콩 국가보안법’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중국 당국의 거듭된 압박과 경제적 이유 등이 맞물려 반(反) 인권 행태에 굴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3일(현지시간) 피터 웡 HSBC 아시아 최고경영자가 홍콩보안법을 지지하는 청원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은행 측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을 통해 이 사실을 공개하면서 “우리는 홍콩의 회복, 경제 재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법과 규제를 존중하고 지지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웡 최고경영자 역시 이날 중국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보안법이 홍콩에 장기적인 안정과 번영을 가져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HSBC에 이어 SC도 보안법이 “장기적인 경제ㆍ사회적 안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지지를 표했다. SC는 이날 발표한 이메일 성명에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는 홍콩의 성공적인 미래의 핵심이고 기업 신뢰의 기반이었다”며 “최종 입법안이 좀더 명확해져 홍콩이 경제ㆍ사회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두 은행이 별안간 보안법을 공개 두둔한 것은 중국의 압박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관영 매체들을 총동원해 HSBC 등 외국 기업들에 보안법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요구해왔다. 중국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일원인 홍콩의 친중인사 입궉힘(葉國謙)은 공개적으로 HSBC에 보안법 지지 여부 입장을 요청하기도 했다. HSBC와 SC는 영국에 본사를 둔 유럽계 은행이지만 홍콩 등 아시아 지역의 영업 비중이 높을뿐더러 두 은행 모두 홍콩 화폐를 발권할 권리를 갖고 있어 중국 정부의 입김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는 “HSBC가 홍콩보안법 지지를 밝힌 첫 기업은 아니지만 영국과 홍콩, 중국의 독특한 관계 때문에 그 동안 미묘한 입장에 놓여 있었다”고 전했다. HSBC에 앞서 비슷한 압박에 직면한 홍콩 기반 영국 무역회사 두 곳도 보안법 지지 선언을 한 바 있다. HSBC는 최근 수개월 동안 홍콩의 정치 상황에 관여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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