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조국수호·검찰개혁을 위한 서초달빛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지난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으며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 지휘권은 역사의 유물로 남게 됐다. 선량한 대다수 시민에게 수사기관 간 권한 조정 자체는 큰 관심사가 아니겠지만 실제 조사 현장에서는 체감이 가능한 변화가 예상된다.

가장 실감할 만한 변화는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전까지는 사건이 접수되면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검찰에서 또 한번 조사를 받는 ‘이중조사’가 불가피했다.

경찰이 수사 내용에 대해 기소 혹은 불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로 송치하고, 검찰이 해당 사건을 재판에 넘기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수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도, 수사 종결권을 가진 검찰의 최종 불기소 결정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국회 본회의에서 수사권 조정 법안 중 하나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돼 경찰이 자체적으로 사건을 마무리 짓는 게 가능해졌다. 조기에 불안정한 사건관계인 지위를 해소할 수 있게 되면 국민 불편과 경제적 손실도 줄어든다. 경찰청은 이중조사로 인해 연간 500억원에서 1,500억원에 이르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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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3년 동안 연간 평균 검찰 송치 인원은 161만 1,336명에 이른다.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인원(55만9,398명) 중 검사가 기소를 한 비중은 0.55%(3,089명)에 불과하다.

경찰의 ‘혐의 없음’ 처분에 수긍할 수 없다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경찰은 지체 없이 사건을 검찰에 넘겨야 한다. 검사도 경찰의 사건 불송치가 위법ㆍ부당하다고 판단되면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시민 입장에선 1차 경찰수사 후 검사의 2차적 검증을 보장받는 셈이다.

이와 함께 재판에서 검찰의 피의자 신문조서도 증거능력이 제한된다. 경찰 신문조서와 마찬가지로 재판에서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하지 않으면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러다 보니 경찰의 1차 수사 때 방어는 더욱 중요해진다. 경찰은 사건 관계인이 조사를 받을 때 변호인 참여 비중을 늘리고, 사건 수사가 절차에 맞게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ㆍ심사하는 사건관리실을 신설해 수사의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그래도 제기되는 ‘경찰이 사건을 덮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영장심사관이나 수사심사관 등 객관적으로 경찰 수사를 판단하고 걸러낼 수 있는 제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정 수사권 관련 법안은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1년 이내 대통령령으로 시행 시점을 정하도록 했다.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는 현재 분위기에선 연내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검사의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능력을 폐지한 개정안은 별도 규정을 둬 향후 4년 내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점부터 시행된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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