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금방이라도 전쟁이 날 듯한 그런 분위기였어요.”

20년째 이란에 거주하면서 국영 여행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송은희 재(在)이란 한인회장은 8일(현지시간) 새벽 이란이 이라크 미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던 당시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습니다.

이번 공격은 미국에 암살당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보복 차원에서 이뤄진 거죠. “정말 괜찮은 거냐”는 지인들의 전화를 받고 잠에서 깬 현지 교민들은 불안감에 뒤척였다고 합니다.

당시 이란의 미사일 폭격을 맞은 미군 기지 건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요. 송 회장은 “미국 사상자가 없다는 뉴스가 보도가 되면서 전쟁까지는 안날 수 있겠다’며 안도했다”고 합니다. 현지 주민들은 이날 저녁 7시30분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서 군사력 대신 경제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는 얘기를 듣고는 좀더 안심할 수 있었답니다.

다만 송 회장은 “미군 사망자가 없다”는 미국의 발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이란 관영 언론의 보도 내용을 전했는데요. 미국에서는 사상자가 있어도 그걸 발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정국을 앞두고 이란과 전면전을 벌이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에 피해 규모를 극단적으로 축소해 발표했을 것이라고 이란에서는 보고 있다는 거죠.

당장 이란과 미국이 전면전을 벌이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이란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를 천명한 만큼 이란 경제 상황이 걱정입니다. 송 회장은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더 문제”라고 걱정했어요. 우리 교민은 이란이 미사일로 공격한 이라크에 1,600명 정도, 미국의 경제 제재가 심화될 이란에 300명 정도 거주 중이라고 합니다. 우리 정부의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도 여전히 잠복하고 있는 폭탄인데요. 우리 교민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용식 PD yskit@hankookilbo.com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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