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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이르는 '망막 색소 변성' 환자 '유전자 치료'로 시력 회복

입력
2024.05.2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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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안과 교수팀, 30대 남녀 환자 2명 '럭스터나' 활용 수술 성공


박규형·윤창기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팀이 럭스터나 유전자 치료 를 위해 망막 색소 변성 환자에게 유전자를 망막에 주입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박규형·윤창기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팀이 럭스터나 유전자 치료 를 위해 망막 색소 변성 환자에게 유전자를 망막에 주입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병원은 희소 난치병인 ‘망막 색소 변성’을 앓고 있는 30대 여성 환자 A씨와 30대 남성 환자 B씨가 각각 유전자 치료제 ‘럭스터나’를 활용한 유전자 치료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지난달 말 퇴원했다고 20일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시력이 크게 떨어져 실명 상태였던 환자는 치료를 받고 시각 기능 회복 가능성을 얻었다.

'망막 색소 변성(retinitis pigmentosa)'과 '레버 선천성 흑암시(Leber’s Congenital Amaurosis)’는 빛 자극을 감지하는 세포 ‘광수용체 세포’의 기능 저하로 시력을 잃는 유전성 질환이다. 망막과 망막 색소 상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100여 가지 유전자 돌연변이 탓에 생긴다.

주로 유·소년기나 청년기에 증상이 시작돼 시간이 지날수록 진행되며, 30~40대의 젊은 나이에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3,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며, 국내에서도 비슷한 비율로 발생하고 있다. 이 중 럭스터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RPE65 유전자에 의한 경우는 전체의 1% 이내다.

야맹증과 시야 협착을 초래하는 이 질환은 중심 시력과 전체 시야 손실을 동반해 황반변성(黃斑變成) 같은 기타 질환보다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망막 색소 변성으로 인한 실명은 완전한 암흑 상태를 뜻하기에 병 진행을 늦추고 시력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치료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유전자 치료제인 럭스터나는 정상 RPE65 유전자 복사본을 담은 바이러스를 눈에 주입해 치료하는 방식이다. 망막 색소 변성 환자의 시력 보존과 개선을 위한 유일한 치료법이다.

서울대병원에서 진행된 두 환자 수술은 박규형·윤창기 안과 교수가 집도했다. 이들 모두 1주일 간에 걸쳐 두 눈에 유전자 주입 수술을 받고 퇴원했다.

순조롭게 회복 중인 이들은 점차 시각이 돌아오고 있다고 전해진다. 다음달 초 병원에 들러 시각 기능에 대한 여러 검사를 통해 호전 여부를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다.

A씨는 “매일 시력이 저하되는 것을 느끼면서도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B씨는 “어느덧 시력 저하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야맹증으로 인해 밤에 활동하는 것이 특히 어려웠다. 뒤늦게나마 이런 치료 기회를 갖게 되어 남들처럼 생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럭스터나는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 국내에서는 2020년 9월 판매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지난 2월 건강보험 적용을 받았다.

럭스터나는 인체에 감염병을 일으키지 않는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에 RPE65 정상 유전자를 삽입한 뒤 환자 망막에 투여해 변이 유전자 대신 정상 유전자가 작동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임상 시험 결과, 치료 후 정상 수준 시력을 회복할 수는 없어도 영구적인 시력 상실을 막고, 스스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빛 감지 능력을 높여주는 등 시 기능 회복 효과가 있다. 올해 3월 첫 수술을 진행한 환자도 4월 수술 후 경과 확인 시 빛 감수성과 야간 시 기능이 개선됐다.

국내에서 럭스터나 값은 두 눈에 6억5,000만 원으로 미국·일본보다 상당히 저렴하게 책정됐다. 건강보험 적용 시 환자 본인 부담금은 환자 본인 부담 상한제 적용을 받아 소득에 따라 환자 당 최대 800여만 원이다.

수술 후 입원 기간도 짧아 수술 후 다음 날 퇴원도 가능하다. 단 두 눈 모두 수술 시 1주일 정도 간격을 두고 수술을 진행한다.

2021년 7월 국내 처음으로 김상진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팀은 럭스터나 수술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 2월 건강보험 적용 후 수술이 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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