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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0병 까본 '롯데마트 와인맨'…프랑스 기사 작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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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0병 까본 '롯데마트 와인맨'…프랑스 기사 작위 받았다

입력
2024.05.09 17:00
수정
2024.05.09 19:5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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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주류팀장, 프랑스 3대 와인 기사 작위
주류팀 8년, 와인 초짜에서 전문가로 변모
저가부터 고급까지, 초보·애호가 사로잡아

김웅 롯데마트·슈퍼 주류팀장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보르도 지역 와이너리인 '샤토 기로'에서 기사 작위 '코망드리'를 수여받는 모습. 롯데마트 제공

김웅 롯데마트·슈퍼 주류팀장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보르도 지역 와이너리인 '샤토 기로'에서 기사 작위 '코망드리'를 수여받는 모습. 롯데마트 제공


입에 머금은 와인을 혀로 굴려가면서 맛을 느끼길 50회. 코와 입, 혀를 자극한 와인 50병이 김웅(42) 롯데마트·슈퍼 주류팀장과 팀원들 곁에 놓여 있었다. 부어라 마시는 거친 회식 자리가 떠오르지만 와인 50종을 들이켜고도 고주망태가 되긴커녕 정신과 미각은 맑고 또렷했다. 그 맛을 기록하기 위해 입속 와인을 목구멍 앞에서 멈춰 세우고 도로 뱉어 취할 틈이 없었다.

김 팀장은 이렇게 여러 와인을 놓고 팀원들과 시음회를 종종 가진다. 고객에게 질 좋으면서도 합리적 가격대의 와인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와인을 향해 지식과 애정을 차곡차곡 쌓은 지 약 8년. 그 결실로 김 팀장은 포도주 종주국 프랑스의 3대 와인 기사 작위를 받기까지 했다.

9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김 팀장은 4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보르도 지역 와이너리 '샤토 기로'에서 보르도 와인협회로부터 기사 작위인 '코망드리'를 받았다. 코망드리는 '쥐라드 드 생테밀리옹', '슈발리에'와 함께 프랑스 와인과 관련한 3대 기사 작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코망드리는 보르도 와인협회가 1949년부터 매년 한 차례 세계적인 와인 주산지인 보르도 지역 발전에 기여한 이에게 주는 기사 작위다. 올해는 김 팀장을 포함해 34명만 코망드리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인은 김 팀장이 유일했다.

2008년 롯데마트에 입사한 김 팀장은 곡물 상품기획자(MD) 등을 거쳐 2017년 주류팀에 배치될 때만 해도 '와인 초짜'였다. 술을 즐겼지만 평범한 남성 직장인이 으레 그렇듯 소주, 맥주를 주로 찾았다. 그는 주류팀에서 소주, 맥주, 전통주, 양주 등 다양한 주종의 상품을 발굴하다가 와인의 매력에 빠졌다. 김 팀장은 "같은 밭에서 난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도 숙성 정도에 따라 맛이 차이 나고 음식에 따라서도 다른 그 다양성에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와인 입문자에 권한 '가벼운 도전'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잠실점의 와인 전문 매장 '보틀벙커' 모습. 롯데마트 제공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잠실점의 와인 전문 매장 '보틀벙커' 모습. 롯데마트 제공


주류팀에서 내공을 쌓은 김 팀장은 2020년 3,000원대 와인을 기획했다. 와인의 진입 장벽을 낮춰 다른 주류와 비교해 선뜻 사기 어렵다는 고객의 마음을 채웠다. 2021년엔 프랑스 보르도 와인 등급 중 최상위인 '그랑크뤼'급 와인 대부분을 들여왔다. 이 중엔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와인도 많았다.

롯데마트가 같은 해 문을 연 와인 전문 매장 '보틀벙커'에서 판매를 시작한 이 와인들은 국내 와인 애호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이번 코망드리 기사 작위 수여는 와인 초보자, 전문가 모두를 사로잡은 김 팀장의 제품 고르기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로 볼 수 있다.

기사 작위를 받았지만 김 팀장은 와인 공부를 더 해야겠다며 몸을 낮췄다. 기사 작위식에 앞서 보르도 지역 각 와이너리를 돌며 가장 최근에 생산한 와인을 시음하는 행사 '엉 프리머'를 통해 장인들의 노력을 엿봤기 때문이다. 포도에 매연을 남기지 않기 위해 농기계 대신 말로 밭을 일구는 와이너리 '샤토 퐁테카네'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김 팀장은 입문자를 위한 와인 선택법을 전했다. 그는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은 1만 원 안팎 와인을 프랑스,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 나라별로 마시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게 한 방법"이라며 "실패도 하지만 취향이 아닐 뿐이니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가벼운 도전을 권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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