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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30년③]편의점에도 밀려...의무휴업일 규제 완화·공간 뒤집기로 생존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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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30년③]편의점에도 밀려...의무휴업일 규제 완화·공간 뒤집기로 생존 안간힘

입력
2023.04.15 17:00
수정
2023.04.15 20: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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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고객의 '사랑방'된 이마트 1호점
대형마트 매출 21년부터 편의점에 밀려
휴일 의무휴업일의 평일 변경 요구, 리뉴얼 추진

이마트 1호점인 서울 도봉구 창동점을 찾은 고객들이 지하 1층 식품 코너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마트 1호점인 서울 도봉구 창동점을 찾은 고객들이 지하 1층 식품 코너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10일 오전 10시, 서울 도봉구 이마트 창동점 정문 앞에는 중·노년 여성들이 마트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특별한 할인 행사를 기다리는 '오픈런' 행렬이 아니었다. 김봉숙 이마트 창동점 부점장은 "매일 마트에 들러 신선식품 매장부터 한 바퀴 돌고 가는 고객들로, 마트는 이들의 사랑방"이라고 말했다.

지하 1층 신선식품 매장으로 가는 길에는 카트와 함께 내려가는 무빙워크가 없었다. 대신 에스컬레이터를 타야 해 중년 고객들의 손에는 하나같이 장바구니가 들려 있었다. 4㎞ 떨어진 이마트 월계점이 5,000평(1만6,500㎡) 규모를 자랑하는 데 비해 이곳은 3분의 1 규모인 1,300평(4,290㎡)의 작은 매장으로 1993년 11월 16일 첫 손님을 맞았을 때 그대로다. 이곳은 전국 이마트 1호점이자 첫 번째 토종 대형마트다.



1993년 11월 국내 첫 대형마트로 문을 열 당시의 이마트 창동점 지하 청과매장 모습. 이마트 제공

1993년 11월 국내 첫 대형마트로 문을 열 당시의 이마트 창동점 지하 청과매장 모습. 이마트 제공


주변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인 이마트 창동점은 식료품을 사러 온 실버 고객에게 특화된 매장이다. 이곳은 신선식품 비중이 70%로 다른 이마트 매장 평균(55~60%)보다 높고, 자동차 없이 온 뚜벅이 고객이 90%다. 2019년 리뉴얼을 거치며 2층 매장에 있던 패션, 가구, 아동 제품 매장들이 정리되고 대신 전자기기를 파는 일렉트로마트가 들어왔다. 아동복 매장은 단 하나도 없고 옷 가게는 1개만 남았다.

신세계가 미국에 본사를 둔 월마트를 벤치마킹해 국내 첫 창고형 대형 할인점으로 문을 연 창동점의 첫날은 2만7,000명이 계산대를 거쳐가 하루 매출만 1억800만 원을 찍었다. 지금은 이마트의 가장 큰 세일인 쓱세일을 해야 약 7,000명이 장을 본다.



오프라인 매출, 백화점>편의점>대형마트

그래픽=박구원 기자

그래픽=박구원 기자


매출이 줄고 실버고객이 주를 이룬 이곳은 올해로 서른 살이 된 한국 대형마트의 현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국내 소매시장의 매출 비중은 이미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절반을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이 나눠 갖고 있는데 그마저도 2021년 편의점 3개 회사가 대형마트 3개 회사를 역전했고 올해는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대형마트 3개 회사의 매출만 봐도 지난해 이마트 12조4,153억 원, 롯데마트 5조9,040억 원, 2021년 홈플러스는 6조4,807억 원이었다. 2012년에는 △이마트 10조9,390억 원 △롯데마트 8조9,546억 원 △홈플러스 8조8,673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동안 3조9,609억 원이 줄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프라인 유통 업태 중 수익률 면에서는 임대업을 하는 백화점이 가장 좋다"며 "경영 혁신은 고객의 각종 민원을 발 빠르게 해결하는 편의점이 잘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대형마트는 지역 상권의 거점이긴 하지만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의 외면을 받는 데다 2012년 중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마련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실시 등 조치로 지난 10년 동안 주춤했다"고 덧붙였다.



대형마트에 첫 강제 휴무가 실시된 2012년 4월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형마트에 첫 강제 휴무가 실시된 2012년 4월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대기업들은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꾸고, 기존 새벽 시간·의무휴업일 온라인 배송 금지 규제를 풀어야 이커머스와 겨뤄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고 입을 모은다. 매일 시간 제한 없이 마트가 돌아가야 매장을 소형 물류센터로 활용해 인근 지역에 바로 배송하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도 대·중소유통상생협의회를 띄워 의무휴업일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 등 대형마트 영업 규제는 10년 만에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서 교수는 "쇼핑 형태가 달라져 일요일에 문을 닫는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는다"며 "약 3개월 동안 지역마다 일요일에 대형마트 문을 여는 등 실험을 통해 대형마트의 일요일 영업 여파에 대한 데이터를 쌓아 지역 사정에 맞게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활 건 리뉴얼 '오프라인의 모든 것 담았다'

모델들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홈플러스 영등포점에 1월 문을 연 '고고랜드'에서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모습. 홈플러스 제공

모델들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홈플러스 영등포점에 1월 문을 연 '고고랜드'에서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모습. 홈플러스 제공


이커머스에 맞선 대형마트의 생존 전략은 식품과 테넌트(임대매장) 강화를 통한 다양한 경험 제공이다. 2020년 5월 이마트 월계점이 전면 리뉴얼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월계점은 기존 '식품 대 비식품 5대 5' 구성을 깨고 처음으로 식품 비중을 늘렸고, 키즈 놀이터를 강화한 체험형 매장 1호점으로 리뉴얼한 뒤 2021년에는 전국 이마트 점포 매출 순위 1위에 올라섰다. 이 같은 성공에 이어 롯데마트가 같은 해 12월 잠실점을 시작으로 와인·식품·리빙·펫 등을 강화한 '제타플렉스'를 내세워 탈바꿈에 나섰고, 지난해 2월부터는 홈플러스가 인천 간석점부터 먹거리를 강화한 '메가푸드마켓'을 만들며 변신을 시도했다.



그래픽=박구원 기자

그래픽=박구원 기자


지난달 30일 리뉴얼 오픈한 이마트 인천 연수점의 참치 코너. 매주 주말 매장에서 직접 참치를 해체해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손질해 판매하는 업그레이드된 오더메이드(Order-made) 공간을 만들었다. 이마트 제공

지난달 30일 리뉴얼 오픈한 이마트 인천 연수점의 참치 코너. 매주 주말 매장에서 직접 참치를 해체해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손질해 판매하는 업그레이드된 오더메이드(Order-made) 공간을 만들었다. 이마트 제공


지난달 30일 리뉴얼 오픈한 이마트 인천 연수점은 더 과감하게 리뉴얼했다. 기존 이마트 매장을 절반 이하로 줄이고 테넌트 매장을 약 두 배 늘려 '기존 이마트 7·테넌트 3'의 공간 구성을 '이마트 3·테넌트 7'로 뒤집었다. 이마트 내 매장 규모도 식품을 비식품보다 네 배 이상 키웠다. 온라인 배송을 위한 PP(Picking & Packing) 센터도 기존보다 다섯 배 규모로 넓혀 9월 문을 열 예정이다. 이마트 측은 "유명 맛집, 플라워숍, 키즈놀이터, 스마트팜, 참치 해체쇼까지 오프라인 공간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집약적으로 담아냈다"며 "고객이 더 오래 머물 수 있게 한 미래형 매장"이라고 강조했다.



[대형마트 30년①]시식코너 돌던 우리가족 쇼핑랜드서 위스키 사는 곳으로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40216540000855


[대형마트 30년②]"휴일 월요일로 바뀌고 주말에 딱 한 번 쉬었죠" 10년 전으로 돌아간 캐셔의 일터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40216090002617



박소영 기자
박서영 데이터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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