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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사인은 납중독 아닌 '간질환'... 생전 B형간염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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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사인은 납중독 아닌 '간질환'... 생전 B형간염 앓았다

입력
2023.03.23 15:09
수정
2023.03.23 16:5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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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연구진의 모발 분석 결과

독일 본에 설치된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벽화. 본=로이터 연합뉴스

독일 본에 설치된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벽화. 본=로이터 연합뉴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음악적 업적을 남긴 작곡가로 꼽히는 악성(樂聖)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이 B형 간염에 감염돼 간질환으로 사망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는 베토벤 머리카락 분석을 기초로 그가 납중독 탓에 사망했다는 설이 유력했지만, 당시 분석 대상이 됐던 머리카락은 베토벤이 아닌 다른 사람 것이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23일 영국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대 트리스탄 베그 생물인류학 교수와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요하네스 크라우제 소장 등이 속한 국제연구팀은 과학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베토벤의 생전 모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작곡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것으로 추정되는 모발 타래. AP 연합뉴스

작곡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것으로 추정되는 모발 타래. AP 연합뉴스


이들은 베토벤의 머리카락으로 알려진 모발 8타래를 찾아, 이 중 5타래가 동일한 유럽 남성의 것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베토벤의 모발로 보아 게놈 분석을 진행했다.

게놈 분석 결과 베토벤이 간질환 관련 유전 요소를 가지고 있었고, 생애 말년에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것이 확인됐다. 베그 교수는 “(역사적으로) 알려진 베토벤의 병력을 고려할 때 △간질환 유전 요인 △B형 간염 △음주 등 3가지가 사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지금까지 베토벤의 사인으로 유력했던 ‘납중독설’을 배제할 수 있는 연구 결과도 내놓았다. 연구팀이 분석한 8타래의 머리카락 중 납중독설의 근거가 됐던 모발은 베토벤이 아닌 다른 여성의 것이었다. 앞서 1990년대의 모발 분석에서는 베토벤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카락에서 정상인의 100배가 넘는 납이 검출됐고, 2005년 미국 연구진이 베토벤의 두개골 파편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납중독 가능성이 제기됐다.

베토벤은 1770년 본에서 태어나 1827년 비엔나에서 사망했다. 그는 20대 후반부터 청력 손실을 겪다가 48세가 되는 1818년에 완전히 청력을 잃었다. 베토벤은 생전에 청각 장애 외에도 복통과 배변 장애 등 여러 소화기 질환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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