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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도시는 바로 이런 모습" 10년 만에 돌아온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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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도시는 바로 이런 모습" 10년 만에 돌아온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입력
2023.03.22 15:28
수정
2023.03.2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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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프레 오픈' 시민 등 3만명 입장
31일 개막식, 7개월간 다양한 체험
아스팔트가 잔디밭 '그린 아일랜드'
도심 가로지어 강과 길로 재탄생
사전 예매 50만명 돌파…뜨거운 열기


순천만국가정원 전경

순천만국가정원 전경

'생태 수도' 전남 순천시가 마침내 거대한 '도심 정원(庭園)'으로 탈바꿈했다. 집 안에 있던 뜰이나 꽃밭이 회색빛 도시 전체를 감싸 안았다.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두고서다. 자동차가 달리던 아스팔트는 녹색 잔디길로 변신하며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마치 "미래 도시는 이런 모습이다"라고 외치는 듯했다. 10년 만에 다시 열리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주제가 '정원에 산다'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래서일까. 도심을 관통하는 맑은 물길(동천)을 따라 도심 거리거리는 생동의 빛이 감돌고 있었다.

'그린 아일랜드' 미래도시 청사진 제시

대표적인 곳이 '그린 아일랜드'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도심 쪽으로 걷다 보면 나타나는 이곳은 칙칙한 아스팔트 도로에 잔디를 입혀 사람들이 맨발로 걸을 수 있게 했다. 길이 1㎞가 넘는 그린 아일랜드는 남문을 통해 박람회장에 들어가는 주요 동선이다. 차량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한 정원박람회 목표인 '함께하는 정원, 회복하는 자연, 순환하는 경제'를 구현하는 대표공간이다. 이곳은 24만5,000㎡ 규모의 오천그린광장과도 연결돼 있다. 오천그린광장은 홍수를 대비해 만들어진 저류지였는데, 순천시가 여기에 광활한 잔디광장을 조성하고 곳곳에 언덕, 바닥분수 등을 만들어 사색과 휴식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린아일랜드 옆 동천에는 물 위에 떠 있는 수상 정원과 만날 수 있다. 수면적(水面積) 2,500㎡의 물 위의 정원은 개막식 주무대다. 공동체 정원, 지속 가능한 정원, 치유 정원, 메타 정원, 생태 정원 등 다양한 주제로 꾸며진다. 동천은 하나의 길로 재해석된다. 동천을 따라 도심과 순천만국가정원을 잇는 '국가정원 뱃길'이 놓인 것이다. 호수정원부터 동천테라스까지 2.5㎞에 달하는 뱃길엔 '정원드림호'가 운항한다. 이 뱃길은 역사적 의미도 담겼다. 1618년 이수광 순천부사가 쓴 승평지에 나온 '고려초 해룡산 조양포'를 400여 년 만에 부활시킨 것이다.

물위의 정원

물위의 정원


10년 만에 도심에 정원의 색을 입히다

10년 만에 다시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는 순천시의 각오는 남다르다. 2013년 첫 박람회가 유럽 등 선진 도시 정원을 모방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 박람회는 순천만의 고유한 콘텐츠를 담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10년 새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국가정원의 경관이 더 수려해졌다는 점도 박람회 개최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순천시는 "순천을 숲과 꽃에 빠진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박람회장 규모는 193만㎡에 달한다. 여기에 경관정원 330만 5,785㎡를 더하면 도심 전체가 하나의 박람회장인 셈이다.

국가정원에는 박람회 기간 3,500만 송이의 꽃이 계절별로 피고 진다. 국가정원과 순천만을 잇는 들녘에는 자연으로 그림을 그리는 논 아트가 펼쳐진다. 매년 여름에는 초록 들녘, 가을에는 황금 들녘을 배경으로 자연이 채색하는 방식으로 들판에 색이 입혀진다.

23m 높이의 흰색 유리온실도 장관이다. 이곳은 순천의 산수를 표현한 식물 전시공간 '국가 정원식물원'이다. 순천에서만 볼 수 있는 삼산이수(해룡산·봉화산·인제산·동천·이사천)를 표현했다. 여기에 원시 정원, 열대과수원 등 식물원에서 자란 평소 볼 수 없었던 꽃과 식물들도 만날 수 있다.

7개월 간 이어지는 풍성한 행사

10월 31일까지 펼쳐지는 박람회 기간엔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가 계속된다. 그중에서도 국가정원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가든 스테이 행사가 눈에 띈다. '쉴랑게'로 명명된 이 체험 행사는 오두막처럼 지어진 숙박시설에서 하루 100여 명이 머물 수 있다. 여기에다 박람회 100배 즐기기 가든 동선 베스트 8선도 제공한다. 반나절만 돌아보는 △생각길, 하루 코스인 △여행길 △탐험길 △통화길 △역사길 △라이딩길, 1박 2일 코스인 △낭만길 △국가정원길이 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백배 즐기기 베스트 8선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백배 즐기기 베스트 8선


800만 관람객 맞을 준비 끝났다

개막 초읽기에 들어간 박람회조직위원회는 성공 예감에 들떠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입장권 판매와 숙박시설 예약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조직위는 관람객 800만 명 유치를 내걸었다. 박람회 입장권 판매액은 21일 기준 55억 원(46만 장)으로 목표액(231억 원) 대비 25.8%를 달성했다. 이밖에 후원금 7억 원, 기부금 15억 4,400만 원 등 기타 수입도 73억2,400만 원에 달한다. 조직위와 순천시는 전국 자치단체와 기업체, 향우회, 개인 등의 입장권 구매가 잇따르고 있어 개막일에 맞춰 입장권 판매액이 1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천 시민들의 열기도 뜨겁다. 박람회는 올해 정부에서 공인받은 유일한 국제행사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위기와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현명하게 풀어내는 세계 축제다. 그만큼 자부심도 대단하다. 시민들은 자원봉사자(2,000여 명)와 SNS서포터스(116명), 시민홍보단(34명)을 자처하며 박람회 홍보와 소통에 나서고 있다.

백운석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운영본부장은 "이번 박람회는 도시를 새롭게 바꾸고 1조6,00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기후 위기 대응을 이끄는 미래 도시 표준 모델을 보여줄 것"이라며 "최첨단 스마트 시스템 도입을 통해 800만 관람객이 안전사고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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