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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의 시대,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입력
2023.03.11 00:0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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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나래씨가 AI를 써서 그린 그림. A mad Asian Accountant. @art.by.kwak

곽나래씨가 AI를 써서 그린 그림. A mad Asian Accountant. @art.by.kwak

몇 달 전 생성형 AI(Generative AI)인 '챗GPT'가 공개되면서 세상에 충격을 안겼다. 생성형 AI는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텍스트, 이미지, 음악, 비디오 등의 원본(Original) 콘텐츠를 창작해 내는 AI 기술이다. 생성형 AI 서비스 중 가장 유명한 챗GPT는 사람처럼 말하고, 질문의 맥락을 이해하며, 복잡한 것을 질문해도 논리 정연하게 대답한다. 업무에도 활용할 수 있다. 코딩을 하거나 번역을 할 수 있고, 미국 의사 면허 시험과 로스쿨 시험도 통과했다. 간단한 설정을 통해 챗GPT를 엑셀 같은 툴에 이식하여 자동 번역을 시킬 수도 있다.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셈이다.

생성형 AI 중에서는 챗GPT가 가장 유명하지만 이미지나 음악을 창조하는 AI도 크게 발전해 있다. 특히 나는 최근에 이미지 생성 AI '달리 2'(DALL.E-2)에 빠져 있다. 달리 2는 조건을 텍스트로 묘사하면 그대로 이미지를 창조해 준다. 이미지의 스타일을 픽셀 아트 방식, 3D 렌더링 방식 등으로 지정할 수도 있고 반 고흐나 마티스 같은 특정 화가 화풍까지 적용할 수 있다. 나도 달리 2를 사용해서 이틀 만에 수십 개의 예술 작품을 만들었는데, 친구들에게 보여줬더니 반응이 재밌었다. "와! 전부 직접 그린 거야? 너 천재다!"

생성형 AI를 사용하면 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다. 그림을 그리는 기술이 없어도 표현하고 싶은 주제가 명확하고 그 스타일과 디테일을 세부적으로 묘사하면 쉽게 그럴싸한 예술 작품을 양산해낼 수 있다. 유화로 직접 그리거나 일러스트레이터 툴로 만들었으면 많은 노동력이 투입되었을 일을 단 몇 초 만에 해낼 수 있는 것이다.

이제 AI는 창의성의 세계까지 발을 뻗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인간에게 위협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진정한 창조의 세계로 가는 발걸음일 수도 있다.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은 보통 오랜 시간의 학습과 테크닉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특권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을 대중화할 수 있는 유용한 손이 하나 더 생겼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십수년 전, 공중파 TV가 비디오 콘텐츠를 독점하던 시기에는 영상을 제작하고 대중에게 보여주는 것이 특권이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손쉽게 영상을 제작하고 유튜브나 틱톡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명확한 콘텐츠를 가진 사람이 생성형 AI를 잘 사용한다면 그림을 그리는 손기술이 없더라도 예술가가 될 수 있다. 특권이라고 생각했던 영역의 대중화가 사회 전반적 영역에서 또다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변화에 맞춰 직업에 대한 생각도 바꾸어야 한다. AI 기술은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것이기에 향후에는 직업인으로서 AI와 경쟁해야 하는 세상이 도래할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기술 자체보다는 나만의 독특한 시각을 가지는 기획력이 더 중요해질 수도 있고, 지식 노동자보다 오히려 인간 대 인간으로 대면해서 하는 일이 더 각광받을 수도 있다.

직업의 형태가 어떻게 바뀌게 될지는 아직 정확히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변화는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변화한 세상에서도 나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커리어 패스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곽나래 이커머스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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