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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줄 알았더니 제일 비싸"... 자동차보험 '호구' 벗어나는 법

입력
2023.02.26 07:00
수정
2023.03.26 12:4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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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비교 귀찮은 차보험… "안 하면 손해"
'보험다모아' 접속하면 12곳 1번에 조회
마일리지 등 각종 할인 혜택 적용 가능
"1년마다 비교하고 갱신하는 게 합리적"

편집자주

'내 돈으로 내 가족과 내가 잘 산다!' 금융·부동산부터 절약·절세까지... 복잡한 경제 쏙쏙 풀어드립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Web발신]

[00손해보험 담당자 000 갱신보험료안내]

★김정현고객님^^ 안녕하세요~ 올해 자동차보험 갱신 도와드리고 담당하게 될 000입니다 ^^

자동차를 보유한 분이라면 이런 문자메시지 다들 받아 보셨죠? 저 역시 올해로 만 4년째 이용 중인 자동차보험의 갱신주기가 돌아왔다는 통보를 받았어요. 첫 차를 사고 가입할 때만 해도 '자동차보험'이라는 낯선 금융상품의 가격 비교를 열심히 했었는데, 지금은 '아, 또 한 살 더 먹었구나' 외엔 아무 생각도 들지 않네요.

평소대로 바로 갱신하려다가 문득 궁금해졌어요. '4년 전엔 제일 싼 보험료였는데, 설마 배신당하는 건 아니겠지?' 주변에 물어보니 저처럼 첫 가입 이후엔 가격 비교를 하기 귀찮아서 곧장 갱신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여러분의 귀찮음을 대신 해결해 주기 위해 제가 싹 다 알아봤어요. 결론이 제일 궁금하시죠? '믿는 도끼에 발등도 찍히더라'입니다!

'내 차 세부모델이 뭐더라' 몰라도 됩니다

손해보험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본인인증을 완료하면 차량번호를 기반으로 차종·등급을 확인할 수 있어요. 삼성화재 캡처

손해보험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본인인증을 완료하면 차량번호를 기반으로 차종·등급을 확인할 수 있어요. 삼성화재 캡처


우선 오랜만에 자동차보험을 새로 알아볼 분은 도대체 내가 차를 언제 샀는지, 차의 등급은 뭐였는지 헷갈릴 것 같아요. 어디 있을지 모를 자동차등록증을 찾지 않아도 괜찮아요. 자동차보험을 운영 중인 각 보험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본인인증을 하면 차량번호를 기반으로 자동차 정보를 알아서 찾아주거든요.

제가 가지고 있는 차는 기아 레이(RAY 1.0) 2016년식이라고 하네요. 세부모델은 5인승 럭셔리라고 나와요. 차량가액은 482만 원이래요.

복잡한 선택 항목들… "이건 알아야 합니다"

이제 가입 전에 확인해야 할 항목을 살펴볼게요. 이 부분이 살짝 복잡할 수 있는데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할게요. 신규든 갱신이든 이 항목들을 무조건 봐야 할 테니 꼭 알아야 해요. 일단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할 항목은 대인1, 대물배상(최저 2,000만 원)이에요. 이건 필수사항이니 넘어갈게요.

다음으로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항목은 크게 대인2 ②대물배상(2,000만 원 초과) ③자기신체사고·자동차상해 중 택1 ④자기차량손해 ⑤물적사고할증기준금액 ⑥무보험차상해입니다. ①~⑥은 워낙 복잡하고, 개인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일률적 기준을 설정하긴 어려워요. 우리는 최소한의 노력을 들여서 가격 비교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만 알도록 해요.

대인2는 차로 사람을 다치게 했을 경우 필요한 항목이고요, 대인1의 보상한도(최대 1억5,000만 원)를 초과해서 보장해 줍니다. 가입한도는 무한까지 가능하고, 대부분 무한을 선택합니다. ②대물배상은 다른 자동차나 재물에 손해를 끼쳤을 때 필요해요. 주로 5억·10억 원을 가입하는 데 비용 차이가 몇 천 원 수준이라 저는 10억 원으로 할게요.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은 선택 항목에 대한 설명과 함께 기존 가입자들의 가입 통계를 보여줍니다. 삼성화재 캡처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은 선택 항목에 대한 설명과 함께 기존 가입자들의 가입 통계를 보여줍니다. 삼성화재 캡처


자기신체사고·자동차상해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해요. 일단 둘 다 본인 또는 가족이 다쳤을 때 보상받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차이점은 자기신체사고의 경우 부상 및 후유장해 시 가입한도액 내에서 상해(장해)급수에 따라 정해진 금액을 보상받고, 자동차상해는 상해(장해)급수와 상관없이 전액 치료비와 함께 장례비·위자료 등을 보상받을 수 있어요. 당연히 자동차상해의 보상 범위가 넓기 때문에 보험료가 비싸지만 차액이 1년에 2만 원 안팎 수준인 만큼 저는 자동차상해(사망 1억 원/부상 3,000만 원)를 선택했어요.

자기차량손해는 본인 자동차에 발생한 사고(침수 포함)를 보상해 줘요. 여기선 자기부담비율(20%·30%)과 금액(최저액·최고액)을 선택해야 해요. 비율과 금액이 낮을수록 사고 시 소비자가 낼 돈이 줄어들기에 보험료가 비싸지지만 차액이 2만 원 안팎 수준이라 저는 20%·최저 20만 원·최고 50만 원을 선택했어요. ⑤물적사고할증기준금액은 기준금액(50만·100만·150만·200만 원)을 넘지 않는 물적사고를 당할 경우 다음 갱신 시 할증되지 않는 항목입니다. 이것 역시 구간별 차액이 몇 천 원 수준이라 200만 원을 선택했어요.

무보험차상해는 의무보험인 대인1만 가입하고 대인2에 가입하지 않는 차량에 의해 사고를 당했을 경우 설정한 한도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항목입니다. 2억~5억 원을 선택할 수 있고 차액은 몇 백 원 수준이에요. 저는 5억 원을 골랐어요.

발품 팔았는데 고작 3만 원 차이?

자, 이제 차량 정보·가입 조건을 가지고 본격적인 발품을 팔아 볼게요. 일단 자동차보험을 운영하는 손해보험사 '빅4(삼성화재·현대해상·DB·KB손해보험)'의 상품을 비교해 볼게요. 참, 현재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통로는 △대면 △전화(TM) △다이렉트(CM) 총 3가지가 있어요. 이 중 다이렉트는 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본인이 직접 상품을 설계하기 때문에 비용이 가장 저렴해요. 저는 다이렉트 상품을 기준으로 비교해 봤어요.

4개 회사를 모두 같은 조건으로 비교해 봤더니 가장 비싼 곳은 55만1,270원이고, 가장 싼 곳은 51만6,000원이었어요. 보험료 격차는 3만5,270원이네요. 물론 이 가격을 아낄 수 있긴 하겠지만, 발품을 판 것치고 조금 적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쩔 수 없이 모든 보험사를 비교해 봐야겠네요.

'12곳을 언제 다 비교해?'… 한 방에 가능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현재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곳은 총 12곳이에요. 다 방문해야 할까요? 귀찮죠? 이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해 주는 홈페이지가 있어요. 보험협회가 운영하는 '보험다모아'를 갱신일 30일 전부터 접속하면 모든 보험회사의 보험료를 한 번에 비교할 수 있어요. 보험다모아는 2015년 금융당국이 개별 보험사를 일일이 방문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수고를 덜어주고자 만든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이에요.

다만 보험다모아에서 제시된 보험료는 표준화한 가입 조건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 보험료와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긴 해요. 하지만 몇 번의 클릭만으로 대략적인 보험료를 비교하기에 부족함은 없어요.

12곳을 다 조회했더니 이번엔 격차가 20만3,040원까지 벌어졌어요. 가장 싼 곳은 48만960원이었고, 가장 비싼 곳은 68만4,000원이었어요. 더 놀라운 건 제가 만 4년째 애용했던 회사가 가장 비싼 회사였다는 점이에요. 자칫하면 국밥 20그릇이 날아갈 뻔했다는 거죠.

마일리지 등 할인을 적용하세요

보험다모아 홈페이지 캡처

보험다모아 홈페이지 캡처

보험다모아에서는 예상 주행거리에 따른 할인율을 적용한 보험료도 산출할 수 있어요. 통상 보험사들은 주행거리에 따라 최대 40%에 달하는 할인을 제공해 주거든요. 저는 지난해 2,611㎞를 주행했어요. 통상 2,000㎞ 안팎이면 최대 할인을 받을 수 있어요. 올해는 예상 주행거리를 3,000㎞로 놓고 검색을 돌려볼게요. 참고로 T-map 안전운전습관 할인을 받을 분들도 보험다모아에서 비교할 수 있습니다.

결과가 또 달라졌어요. 주행거리 할인을 적용하니 가장 싼 보험료가 29만6,020원까지 낮아졌어요. 가장 비싼 보험사는 여전히 제가 이용했던 보험사였고 가격은 43만8,290원이었어요. 제가 올해도 기존 보험을 평소대로 갱신하고 3,000㎞를 운행했다면, 14만2,270원을 손해 볼 수도 있었다는 얘기죠.

그런데 이런 결과를 알고 나니 한편으로 기분이 좋지만, 그간 속았다는 생각에 해당 보험사가 괘씸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똑같은 조건의 보험인데 경쟁사보다 14만 원 이상 비싸게 판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소비자 우롱 아닙니까? 보험사 관계자에게 물어봤어요.

보험사의 변… "1년마다 가격 비교하세요"

-아니, 14만 원 차이는 진짜 너무한 거 아닙니까?

보험사 관계자: "일단 회사가 잘못했냐, 그건 아닙니다. 자동차보험료는 주로 전년도 손해율에 따라서 결정되거든요. 손해율은 소비자가 낸 보험료와 소비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에요. 당연히 받은 돈보다 준 돈이 많으면 손해율이 올라가고 보험료는 비싸져요. 받은 돈보다 준 돈이 적다면 그 반대고요.

코로나19 이후 차량 운행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상반기 전체 보험사의 평균 손해율은 77.1%로, 5년 만에 가장 낮은 상태예요. 다만 이건 전체 평균이고 회사마다 손해율은 제각각입니다. 사고가 특정 회사 소비자만 골라서 발생하는 건 아니니까요. 결론적으로 손해율은 회사마다 계속 바뀌기 때문에 갱신주기에 맞춰서 보험다모아를 통해 가격 비교 후 갱신하는 게 소비자에게 가장 유리하답니다."


※후속 기사("얼마 받고 기사 썼냐?"... 머쓱해진 '보험다모아' 홍보맨)

-해당 기사에 대해 '보험다모아 광고'라는 비판이 제기돼 작성한 후속 기사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당 기사는 '광고'가 맞습니다. 다만 보험다모아는 민간회사가 운영하는 홈페이지가 아니라 국민 편의 목적으로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홈페이지입니다. 많은 분들이 보험다모아를 모르시고 계신 것 같아 인지도를 높일 목적으로 자체적으로 판단해 작성한 기사입니다. 마케팅 정보 수신도 요청하지 않으니 안심하고 이용하세요.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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