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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캔, 무한반복 재사용 가능한데... 한국은 유독 '다운사이클링'

입력
2023.02.01 04: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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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캔, 국내 재활용률 80%에 달하지만
품질 손실 없는 '캔 투 캔' 재활용률은 32%에 불과
'닫힌 고리 순환' 지속하려면 캔으로 재활용해야

편집자주

그러잖아도 심각했던 쓰레기 문제가 코로나19 이후 더욱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문제는 생태계 파괴뿐 아니라 주민 간, 지역 간, 나라 간 싸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쓰레기 박사'의 눈으로 쓰레기 문제의 핵심과 해법을 짚어보려 합니다.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지금 우리 곁의 쓰레기'의 저자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이 <한국일보>에 2주 단위로 수요일 연재합니다.

알루미늄 캔. 게티이미지뱅크

알루미늄 캔. 게티이미지뱅크

알루미늄 캔은 재활용이 잘될까? 무척 잘된다. 해마다 조금씩 변동이 있지만 대체로 재활용률이 80% 근처에서 오르락내리락한다. 지난해 재활용률은 79%였다. 실제 재활용률은 이것보다 훨씬 더 높을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한 양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숨어 있는 재활용량까지 포함하면 실질재활용률은 90% 이상일 것이다. 이 정도면 재활용이 아주 잘된다고 단언해도 무리가 없다.

그런데 마냥 알루미늄 캔 재활용이 잘된다고 박수 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알루미늄 캔의 속사정까지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많다. 무엇이 문제일까?

캔으로 반복 사용 가능한 알루미늄 캔... 합금 재활용되면 손실 커

알루미늄 캔 재활용은 다시 캔으로 순환(캔 투 캔 재활용)하는 경우와 자동차 부품 등 다른 용도의 알루미늄 합금 등으로 재활용하는 경우로 구분된다. 지역적 순환경로로 보면 내수용으로 순환하는 경우와 수출되는 경우로 구분되는데, 가장 좋은 것은 국내에서 다시 캔으로 순환하는 것이다. 캔을 다시 캔으로 재활용한다면 현재의 재활용 기술로 거의 무한 반복 사용이 가능하다. 재생원료 비율도 거의 100%까지 높일 수 있다.

알루미늄은 합금비율이 같은 용도로 사용한다면 재활용을 하더라도 재생원료 품질이 낮아지지 않고 반복 사용이 가능한 완벽에 가까운 소재다. 특히 알루미늄 캔은 순수 알루미늄의 비율이 높아 캔만 따로 선별해서 다시 같은 용도로 쉽게 순환할 수 있는 제품이다. 그런데 캔이 아닌 다른 합금제품 등으로 재활용되면 품질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재활용 과정에서 알루미늄 손실도 많아진다. 무한 반복 재활용도 어렵다. 다운사이클링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알루미늄 캔의 재활용이 제대로 되는 것인지 보려면 단순한 양적 재활용률뿐 아니라 캔이 다시 캔으로 순환하는 비율도 같이 봐야 한다.

한국 '캔 투 캔' 재활용 비율 32%... 사용량 급증 "재활용 수준 높여야"

새해부터 먹거리 물가가 줄줄이 인상되는 가운데 2일 서울 시내 마트에 캔 음료가 진열되어 있다. 뉴스1

새해부터 먹거리 물가가 줄줄이 인상되는 가운데 2일 서울 시내 마트에 캔 음료가 진열되어 있다. 뉴스1

국내 알루미늄 캔이 다시 캔으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2021년 기준 32%에 불과하다. 2019년 27%에 비해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매우 낮다. 쓰레기 발생량 기준으로 보면 2021년 기준 26%밖에 되지 않는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일본은 98% 재활용에 이 중 49%가 다시 캔으로 사용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79%가 재활용되는데 이 중 56%가 캔으로 재활용된다. 브라질은 98% 재활용률에 61%가 캔용이다.

우리나라 알루미늄 캔 사용량은 2003년 1만4,000톤에서 2021년 9만2,000톤으로 18년 만에 무려 6.6배나 증가했다. 개수 기준으로는 2008년부터 철캔을 제치고 금속캔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다. 앞으로도 탈플라스틱 흐름 속에서 사용량이 계속 증가할 텐데, 알루미늄 캔 순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면 캔 투 캔 재활용 비율이 높아져야 한다. 페트병을 다시 페트병으로 재활용해야 하듯이 캔도 다시 캔으로 닫힌 고리 순환을 해야 한다. 시장에 맡겨두고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재활용 용도에 따라 지원금 차등화 등 필요한 조치를 고민해야 한다.

순환경제로 가려면 좋은 재활용을 넘어서 '좀 더 좋은' 재활용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재활용 수준을 높이는 고민이 필요하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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