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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학습효과?...대기업들, 겨울도 오기 전 프로야구 큰돈 쓰기 경쟁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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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학습효과?...대기업들, 겨울도 오기 전 프로야구 큰돈 쓰기 경쟁 나섰다

입력
2022.11.27 20:00
수정
2022.11.27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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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종료 직후 수백억 원 투입, 야구단 재건 나서
거액으로 선수 영입, FA시장 과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2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노브랜드배 고교동창 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시구에 앞서 연습을 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제공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2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노브랜드배 고교동창 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시구에 앞서 연습을 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제공


프로야구단을 보유한 기업들이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스토브리그에서 예년과 다르게 큰손으로 등장하고 있다. 불확실한 경기 탓에 긴축 재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거액을 야구단에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SSG구단 인수 후 2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일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영향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2022시즌이 끝난 이달 8일 이후 기업들이 소속 야구단을 통해 쏟아부은 자금만 수백억 원에 달한다. 롯데가 220억 원을 선수 보강에 썼고, 두산 170억 원, NC 186억 원, 한화 124억 원, LG 86억 원 등 공개된 금액만 해도 역대급이다.

17일 막을 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도 두산 구단이 포수 양의지에게 역대 최고액(6년 최대 152억 원)을 지불하는 등 벌써 11건의 계약이 성사됐을 정도다. FA 과열 양상을 보인 지난해에는 당시 최고 선수로 꼽힌 나성범이 연말에 어렵게 KIA와 계약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 행보다.

지방 구단을 둔 한 대기업 관계자는 "모기업의 광고비 등 지원금이 없으면 대부분 구단이 연간 운영으로 300억 원의 적자를 보는 게 통설인데 이윤을 생각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가 구단주인 그룹 오너들의 적극적 의지가 있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야구광으로 불리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박 회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승엽 두산 감독과 양의지와 한 식당에서 다정하게 포즈를 잡은 사진 한 장을, 양의지와 계약 전날인 21일 올리고 '웰컴백! 양사장'이라고 적어 사실상 영입 사실을 가장 먼저 알렸다. 양의지는 2018년까지 두산 소속이었다가 FA계약으로 NC에 내준 박 회장에겐 아픈 손가락이다. 두산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웠던 시절이어서 야구단에 힘을 못 실어준 게 사실"이라며 "프로 생활의 시작과 끝을 함께해야 한다는 박 회장의 의지가 이번 영입에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특별히 외부선수 영입 없이 자체 리빌딩을 진행한 한화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선수 영입에 124억 원을 쓴 것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그룹 경영에 나선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효과라는 전언이다.



"야구단, 본업과 연계해 시너지 높인 정용진 부회장처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21일 SNS에 지인만 볼 수 있게 올린 사진. 왼쪽부터 양의지, 박 회장, 이승엽 두산 감독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21일 SNS에 지인만 볼 수 있게 올린 사진. 왼쪽부터 양의지, 박 회장, 이승엽 두산 감독


구단주의 변화를 이끈 원동력은 정용진 부회장이다. 지난해 SK로부터 야구단을 인수한 정 부회장은 야구계의 이단아로 불렸다. 최고 연봉(27억 원)으로 추신수를 영입하는 등 2년 만에 수백억 원을 선수 보강에 쏟아부은 데다, 선수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며 홈구장인 인천SSG랜더스필드 라커룸에 40억 원을 투자해 메이저리그식으로 개보수까지 했다. 자체 수익을 내기 힘든 환경에선 무모한 도전을 벌인 것이다.

그런 정 부회장에게 화답하듯 SSG 선수들은 올 시즌 정규리그 내내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정 부회장은 우승 직후 자신의 SNS에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는 사진을 올리며 "내년에도 이거 받고 싶음, 중독됐음"이라고 했다.

정 부회장은 야구단 성적뿐만 아니라 "프로야구를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겠다"고 한 것처럼 유통과 스포츠를 결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까지 창출하고 있다. 계열사와 협업한 구단 관련 상품을 만들고, 구장에서 계열사 광고 등 이벤트를 벌이는 등 관련 마케팅이 좋은 실적을 내며 본업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가 최근 진행한 우승기념 '쓱세일'(18~20일) 역시 야구단이 올해 홈 경기 평균 관중수 1위를 기록할 만큼, 두텁게 확보한 충성 고객 덕에 성공 가능했다.

정 부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야구장을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인천시와 함께 복합쇼핑몰과 결합한 야구 돔구장 프로젝트로 현실화하고 있다.

이런 정 부회장에게 자극받은 유통 맞수 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 시즌 7년 만에 부산 사직구장을 찾은 데 이어, 선수 영입뿐만 아니라 야구장, 과학장비 등 구단 인프라 투자 강화를 위해 롯데지주가 자이언츠에 190억 원 유상 증자까지 단행하도록 했다.

서울 지역의 한 구단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선수 개개인에게 관심을 갖고, 팬들과 소통하는 구단주"라며 "일회성 자금 투입만이 아닌 한국 프로야구가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자체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발전을 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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