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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홍조와 뾰루지가 반복된다면 ‘주사(Rosacea)’를 의심하세요"

입력
2022.11.19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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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김보리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김보리 교수.


# 58세 여성 A씨는 5년 전부터 양측 뺨과 코, 이마 등 얼굴 전반에 홍조나 홍반이 나타났다. 햇빛에 노출되거나 더운 날이면 얼굴이 금세 붉게 달아올랐으며, 종종 따갑기까지 했다. 좋다는 화장품을 써봐도 가렵고 피부를 더욱 화끈거리게 할 뿐이었다. 결국 A씨는 대학병원 피부과에 들러 검사를 받았고 '주사(酒齄)'를 진단받았다. 이어 4개월 동안 국소도포제와 함께 경구 항생제 치료를 받았으며, 혈관 레이저를 3회 정도 받고 나니 증상이 많이 호전됐다.

‘주사’의 발병과 증상

주사는 코나 뺨 등 얼굴 전반부에서 붉은 모낭염이나 안면 홍조 증상이 지속되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입니다. 유병률을 2~18% 정도 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고 주로 30~50대 여성에게 나타납니다.

주된 증상은 초·중·말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간헐적인 홍조가 나타나거나 따갑고 화끈거리는 증상을 동반한 홍반이 수시간에서 수일 동안 지속되기도 합니다. 이후에는 지속적인 홍반과 모세혈관 확장, 모낭성 구진이나 농포가 얼굴 중심부에서 심해집니다.

더 심하면 염증성 병변이 얼굴 전체에서 나타나며, 염증성 결절이나 피부조직 증식으로 피부 표면이 영구적으로 두꺼워지거나 울퉁불퉁해집니다.

원인 및 진단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피부면역반응 조절장애와 신경혈관계 이상으로 다양한 환경 인자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즉 자외선, 열 자극, 추운 날씨, 모낭충 등 미생물, 스트레스, 운동부족, 알코올, 자극적인 향신료 등 '주사'를 유발하는 인자들이 우리 면역체계를 자극하고, 신경혈관 반응과 혈관조절 기능에 이상이 나타나면 안면 홍조, 염증성 구진 등 관련 증상이 나타납니다.

주사는 대부분 별도의 검사 없이 증상만으로 진단이 가능합니다. 다만, 증상이 일반적이지 않을 때에는 피부조직검사를 시행해 진단하기도 합니다.

'주사'는 얼굴 전반에 홍반, 모세혈관 확장, 고름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주사'는 얼굴 전반에 홍반, 모세혈관 확장, 고름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최신 치료법 및 치료의 핵심

주사 치료는 원인으로 추정되는 요인들을 줄이거나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비스테로이드 계통의 국소도포제를 사용합니다. 중기 단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사용해도 안전한 저용량의 테트라사이클린 계통의 항생제를 6~12주간 복용하며, 효과가 없으면 경구 레티노이드(Istotretinoin)를 사용합니다.

반면, 약물로 치료하기 힘든 모세혈관확장증이나 홍반을 줄이기 위해 혈관 레이저와 IPL 등을 사용하며, 딸기코라면 외과 수술을 통한 절제, 전기수술, 박피 레이저를 사용합니다.

동시에 '주사' 환자는 피부 장벽 기능이 매우 손상돼 있기에 민감하고 자주 건조해집니다. 이에 순한 세안제와 무자극과 진정 기능이 있는 보습제를 지속적으로 발라줘야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치료를 해도 '주사'는 재발이 잦고 완치가 어려운 질병입니다. 따라서 환자는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방법과 주의할 점

'주사'를 유발하는 여러 인자를 평소 피해야 합니다.

외출을 할 때 항상 선크림을 발라 자외선을 피해야 하며, 뜨거운 목욕이나 추운 날씨 등 피부 자극을 피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음주나 자극적인 음식 등을 자주 섭취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침, 저녁으로 적절한 세안이 필요하며, 보습제 등 피부 보습에 충분히 신경 써야 합니다.

'주사'는 자연치유가 힘들며, 점진적으로 심해지기에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피부가 크게 손상될 위험이 높은 질환입니다.

게다가 다양한 증상이 있기 때문에 여드름, 지루성 피부염 등 여러 피부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해 초기 진단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주사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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