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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중동 붐' 메카 사우디... 3대 숙제, '원팀 코리아'가 푼다

입력
2022.11.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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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네옴시티를 가다]
규모 1,000조 육박 "기회와 도전"
장점: 사업 규모, 미개척 시장, 한류
단점: 의무고용, 공급망, 브로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크라운플라자 RDC호텔에서 열린 '원팀코리아 로드쇼'에서 한국 기업의 우수성과 정부의 지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크라운플라자 RDC호텔에서 열린 '원팀코리아 로드쇼'에서 한국 기업의 우수성과 정부의 지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전 세계 시장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주목하고 있다. 정부 주도하에 쏟아부은 막대한 자금 덕에 사우디 곳곳은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수도 리야드만 해도 각종 기반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우리는 '제2의 중동 붐'을 꿈꾼다. 도전은 시작됐다. 사우디의 3가지 장점을 품고 3가지 숙제를 시나브로 풀어 나간다.

①전체 규모 1,000조 원 육박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2016년 '비전2030'을 선포했다. 석유 의존도가 높은 경제체제를 바꾸고 신성장 동력을 찾는 국가적 프로젝트다. 핵심은 2030년까지 국부펀드(PIF)를 통해 국가가 막대한 돈을 들여 전략 산업을 키우고 신도시를 세우는 것이다.

사업 규모는 엄청나다. 중동지역 경제전문지 미드(MEED)에 따르면, 전체 기반 프로젝트 규모는 7,190억 달러(약 986조 원)로 이 중 약 300억 달러(약 41조 원)가 발주된 상황이다. 예상 발주 금액의 4%에 불과한 수준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연승환 리야드무역관 부관장은 "수천 개의 크고 작은 프로젝트 발주가 이어지면서 향후 몇 년간 사우디에 엄청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②K팝으로 한국 호감도↑

미국, 유럽 시장과 달리 아직 독점 등이 형성되지 않은 것도 우리 기업에겐 기회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 등 개발이 대부분 끝난 곳보다 사업을 수주할 기회가 많이 남아 있다.

사우디는 K팝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 높다. 하이파 알 사우드 공주는 9월 한국을 찾아 "사우디에 K팝 팬이 정말 많다"며 K팝을 활용한 관광사업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걸그룹 블랙핑크는 내년 리야드에서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③왕족 뜻대로... 빠른 사업 가능

왕정 국가인 사우디는 국왕과 왕세자의 권력이 절대적이다. 입법부가 따로 있는 다른 국가에 비해 제도 개선이나 의사 결정이 빠르다. 사우디에서 2년간 사업을 진행한 정원식 아즐란 홀딩스그룹 하이테크 투자대표는 "중앙은행이나 기관들이 왕족의 영향력 안에 있기 때문에 규제를 시장에 맞도록 바꾸거나 사업을 신속히 진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과 국제유가 하락이 맞물려 주춤했던 '비전 2030'의 다양한 프로젝트는 왕세자가 직접 선포한 만큼 완공에 맞춰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숙제: 자국민 의무고용, 공급망, 브로커

애로 사항도 있다. ①먼저 사우디제이션이라고 불리는 자국민 의무고용제다. 사업 인력의 일정 비율을 사우디 국민으로 채용해야 한다. 청년실업률이 28%에 달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외국의 기술력을 배우게 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공사 현장 인력이 아닌 사무직이 대다수라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다.

②대형 프로젝트 상당수가 미개발 지역에서 진행돼 자재를 수급하고, 물자를 공급하기가 쉽지 않다. 위험을 안고 수급을 위한 장비 등을 먼저 들여와야 하는 것이다. 인력과 공급망을 갖춘 현지 업체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③믿을 만한 파트너십을 쌓는 것도 쉽지 않다. 왕족의 먼 친척이라거나 왕족과 친하다고 속이는 브로커들이 있다 보니 사업을 함께할 신뢰도 있는 업체를 만나거나 인적 네트워크를 뚫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게 기업들의 전언이다.

'원팀 코리아' 출격한 이유

3가지 숙제 해결이 '원팀 코리아'의 존재 이유다. 우리 정부가 직접 국내 기업들을 사우디 정부에 소개하고, 네트워크를 쌓는 식이다. 자율주행차를 연구하는 스타트업 토르드라이브의 계동경 대표는 "사우디는 기업, 특히 스타트업 홀로 진출해 시장을 뚫기 쉽지 않다"며 "다 함께 왔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새로운 기회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사우디 교통물류부와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할 예정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정부 대 정부 또는 정부 대 PIF 네옴 법인과 고위급에서 약속을 하면 기업이 협상하거나 의사를 타진할 때 공간(운신의 폭)이 커질 것"이라며 "지금이 (사우디와의 관계를) 열어젖힐 적기"라고 말했다.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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