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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민 배우도 히잡 벗었다..."반정부 시위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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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민 배우도 히잡 벗었다..."반정부 시위 연대"

입력
2022.11.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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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니 출신 쿠르드족 언어로 "여성, 삶, 자유"
이란 정부, 시위대 지지 유명인 잇따라 처벌

9일 이란 배우인 타라네 알리두스티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사진. 알리두스티는 쿠르드족어로 "여성, 삶, 자유"라고 적은 종이를 들고 있다. 인스타그램 taraneh_alidoosti 캡처

9일 이란 배우인 타라네 알리두스티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사진. 알리두스티는 쿠르드족어로 "여성, 삶, 자유"라고 적은 종이를 들고 있다. 인스타그램 taraneh_alidoosti 캡처

이란에서 '국민 배우'로 통하는 타라네 알리두스티(38)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히잡을 벗은 모습을 공개하며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에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9일(현지시간) 알리두스티는 인스타그램에 히잡을 벗은 채 긴 머리를 늘어뜨린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손에는 소수 민족인 쿠르드족 언어로 "여성, 삶, 자유"라고 적은 종이를 든 채였다.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올해 9월 경찰에 끌려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가 쿠르드족 출신이다.

10대에 연기 활동을 시작한 알리두스티는 국제 영화계에도 잘 알려진 유명 배우다. 2017년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영화 '세일즈맨'에 주인공으로 출연했고, 올해 칸영화제에서 경쟁부문에 오른 사에드 루스타이 감독의 '레일라의 형제들'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알리두스티는 전부터 인권 문제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2016년 칸영화제 수상 관련 기자회견에서 그가 페미니즘 지지를 상징하는 문신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나는 페미니스트가 맞다"며 "페미니즘은 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인간이 권리와 개성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대응했다. 2019년 유가 인상을 계기로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정부가 폭력 진압하자 "우리는 시민이 아니라 포로"라고 비판했다. 그는 나흘 전 올린 게시글에서 배우 일을 중단하고, 시위를 하다 목숨을 잃거나 구금된 사람의 가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한 다른 유명인들이 최근 체포·구금된 것처럼 알리두스티도 곧 처벌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이란 여배우로는 처음으로 히잡을 벗은 모습을 공개하며 정부를 비판한 카타윤 리아히는 보안군에 집 수색을 당하고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유명 래퍼인 투마즈 살레히는 정부의 시위 폭력 진압을 비판하는 노래를 냈다가 '폭력 선동' 혐의로 체포됐다. 축구선수 호세인 마히니와 영화감독 마니 하기기는 시위대 지지 의사를 밝혔다가 각각 구금, 출국 금지당했다.

이란에서는 아미니의 죽음으로 촉발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2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보안군까지 동원해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면서 이날까지 미성년자 46명을 포함해 318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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