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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른 스타트업 시장... VC 옥석 가리기도 이제 시작

입력
2022.10.27 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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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꿈의 직업이 된 벤처투자: VC의 겨울]
경험 많은 VC-신생 VC 간 양극화 전망

편집자주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당근마켓 등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비상장사)들은 나 홀로 힘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그들의 뒤에는 이 기업들이 '죽음의 계곡'을 건널 수 있도록 적시적기에 자본을 공급해 주고 추후 성공의 과실을 나누는 모험자본, 즉 벤처캐피털이 있었습니다.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공생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과연 평평한 운동장 위에서 대등한 관계를 맺고 있을까요? 따뜻했던 스타트업 시장에 겨울이 오고 있는 지금, 한국 모험자본의 현주소를 짚어봤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대기업이나 대형 공기업마저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금경색의 시대. 눈에 보이는 실적 없이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가능성만을 무기로 돈을 끌어와야 하는 스타트업의 돈줄이 마르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투자 분위기가 경색되면서,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진짜로 실력을 갖춘 강자만이 살아남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란 걱정이 쏟아지는 중이다.

다만 이는 스타트업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중 유동성 축소로 돈줄이 마른 상황에서, 스타트업에 자금을 조달해 주는 벤처캐피털(VC)들도 생존 경쟁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의 우려가 기우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최근 수년 사이 신생 VC 숫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26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17년 119개에 불과했던 창업투자회사는 올해 8월 기준 229개로 5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하는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AC)는 56개에서 381개로 7배 가까이 폭증했다.

그간 VC 시장이 양적으로 커진 것은 저금리가 장기간 이어진 덕에 시중 유동성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금리와 유동성 축소가 현실화한 지금부터는 호황기에 개업했던 신생 VC나 AC가 문을 닫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신진오 한국엑셀러레이터협회장은 "VC업계에서 업력을 오래 쌓은 투자사들은 시장의 정점과 저점을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에 지금 상황도 통제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서 "그런데 VC업계의 생리를 모르는 상태에서 최근 시장에 진입한 투자사들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업계의 자금경색은 이미 현실로 다가온 단계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출자한 모태펀드(개별 기업이 아닌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모태자펀드(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은 벤처펀드)를 결성해야 하는 VC들이 출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태펀드 운용사인 한국벤처투자는 올해 3월 모태자펀드 운용사 28곳을 선정했는데, 이들 중 일부는 펀드 결성 기한(3~6개월 이내)인 9월까지 펀드 결성을 하지 못했다. 2곳은 아예 운용 자격을 반납했다. 나수미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결국 자금 모집과 투자 회수 경험이 많은 심사역이 소속된 VC들이 주로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금경색 분위기가 장기화할수록 VC들의 투자 관행도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스타트업의 사업 실적이 좋지 않아도 나중에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다시 투자를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돈줄이 마른 상태에서는 지금 당장 실적을 내는 기업에만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눈앞의 실적만을 투자 척도로 삼는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성민 한국벤처창업학회장은 "이런 시기일수록 단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에 매몰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겨울이 지난 뒤에 새싹을 틔울 수 있는 기업을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를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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