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수면 부족하면 이기적으로 변한다

입력
2022.08.24 21:02
0 0

잠 부족하면 다른 사람 도우려는 의욕 78% 감소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잠자는 시간이 1시간이라도 부족하면 다른 사람을 기꺼이 도우려는 이타적 본능이 약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심리학 박사 후 연구원 에티 벤 사이먼 박사, 매튜 워커 신경 과학ㆍ심리학 교수 등 연구팀은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사회적 유대를 해치고 사회를 형성하는 이타적 본능을 무디게 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3박4일 간의 실험에 참가한 160명에게 수면 부족이 이타심 같은 필수적인 인간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우선 정상 수면 후와 수면 부족 후 자가 보고식 ‘이타성(利他性) 설문지’를 토대로 타인을 도우려는 개인 의지와 뇌 활동을 평가했다.

뇌 활동은 기능자기공명영상(fMRI) 촬영으로 평가했다. 또한 수면 일지를 작성해 수면의 질과 양을 평가한 후 이타성 설문지를 작성하게 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3박4일에 걸쳐 잠을 8시간 잔 후와 24시간 동안 잠을 자지 않은 후 같은 사람의 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한 결과, 피곤할 때는 남을 돕고자 하는 의욕이 78%나 감소했다.

연구팀은 또한 2001~2016년 온라인 국가 자선 단체에 기부된 300만 건의 금전적 기부에 대한 데이터를 사용해 ‘일광 절약 시간(summer saving time)’ 동안 잠을 1시간 덜 잤을 때 다른 사람에게 기부하는 금액이 10% 줄었다는 연구 결과도 내놓았다. 반면 애리조나주ㆍ하와이주 같은 미국에서 일광 절약 시간제를 시행하지 않는 곳에서는 기부금이 줄지 않았다.

이번 연구를 이끈 사이먼 박사는 “참가자의 뇌 스캔을 통해 수면 부족은 사회적 행동과 관련된 뇌 영역인 사회 인지 네트워크 활동 감소와 관련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는 “수면이 부족하면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낯선 사람이건 가까운 친척이건 상관없이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의지가 떨어졌다”며 “수면 부족은 반사회적이고 도움을 거부하는 행동을 촉발한다”고 했다.

그는 “잠을 충분히 자면 이타성도 회복되는 것을 모든 실험에서 확인했다”며 “이타성은 ‘수면의 양’보다 ‘수면의 질’에 훨씬 더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옥스포드대 수면 전문가 러셀 포스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면 손실이 타인을 돕는 경향을 악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첫 번째 연구”라고 평가했다.

포스터 교수는 “의사와 간호사, 경찰 등 최일선 근무자들은 종종 만성적으로 피곤한데, 연구에 따르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그들의 능력은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타협을 거칠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 지난 23일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