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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주택공급 늘려 집값 더 떨어뜨릴 것… 그래야 저출산 해결"

입력
2022.07.20 04: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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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6>오세훈 서울시장
"집값 때문에 젊은 세대 혼인율·출산율 떨어져"
"집값 상승이 뉴노멀 되기 전 하향 안정화해야"
'나의 해방일지' 언급 "서울서 활동 땐 서울시민"
"전임 시장, 시민단체 일자리 창출 사업" 날 세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장애인 편견 해소 영향"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서울 집값이 최근 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년 전에 비하면 2배 넘게 올랐다. 집값 급등에 따른 ‘탈서울 행렬’이 이어지면서 서울 인구도 2017년 1,000만 명이 무너진 뒤 5년 만에 950만 명 선까지 붕괴됐다. '4선 서울시장’인 오세훈 시장의 최대 현안도 서울시민의 주택 문제 해결이다. 오 시장은 15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주택 공급을 계속 늘려 지금보다 집값을 더 떨어뜨리겠다”고 강조했다. 집값이 하향 안정화돼야 혼인율과 출산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오 시장의 지론이다.


-서울 집값이 일단 하락세로 돌아섰다.

"아직 한참 부족하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2억 원이 넘었는데 불과 3~4년 전만 해도 6억 원이었다. 그동안 오른 것에 비하면 더 떨어져야 한다. 집값이 오르면 서민과 빈곤층은 주거비 인상으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고, 이는 저출산 문제로도 이어진다. 우리나라는 90% 이상이 혼인관계를 통해 아이를 낳는다. 젊은 세대가 결혼을 미루거나 못하는 이유가 살 집이 없기 때문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혼인율을 높여야 하고, 그러려면 집값이 더 떨어져야 한다."

-단기간에 집값이 급락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지 않나.

"오히려 시간이 흐르기 전에 더 빨리 떨어져야 한다. 집값 상승이 ‘뉴노멀(새로운 기준)’이 돼버리면 집값 하락이 경제 운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 집값이 오른 상태에서 고착화되기 전에 빨리 하향 안정화가 돼야 한다. 좀 더 과감한 주택 공급 정책을 펼치는 게 서울시장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서울 인구 감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나.

"절대 인구는 아직 감소하지 않았다고 본다. 서울의 주택 문제가 열악해지면서 결혼 적령기부터 40대까지 젊은 부부들이 시 외곽으로 나가면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연령대의 유출이 많아 인구 감소가 가팔라진 측면이 크다. 아이를 낳으면 집이 커져야 하는데, 서울에선 쉽지 않으니 수도권으로 이주해 방 한 칸이라도 늘리려는 거다. 서울에 살고 싶고 서울에서 경제활동을 하는데도 단지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나갔다고 봐야 한다. 그런 분들도 서울 시민이라고 생각하고 정책을 집행할 거다.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보면서 내가 그동안 서울에 주민으로 등록된 분들만 시민으로 생각하고 정책을 펼친 건 아닌지 반성했다."

-부동산 정책을 두고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갈등이 노출됐다. 호흡은 문제없나.

"일하다 보면 실무자끼리 갈등과 의견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서울시 직원의) 표현이 조금 과했다. 원희룡 장관을 만나 대신 사과하고 국토부 체면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과의 업무 협조나 동지적 관계에 부정적 영향이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자주 연락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정책 관련해선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박원순 전 시장의 10년 시정을 평가한다면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었나.

"전임 시장이 추진한 것 중에 가장 개선하고 싶은 부분은 지나치게 시민단체를 표방하는 관변단체로부터 정책을 수혈받았다는 거다. 그분들 중에는 시장과의 사적 인연에서 시작한 사업이 많다. 서울시 내부에 그런 조직도 많이 만들어졌다. 조금 더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전임 시장이 그분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사업을 해준 거다. 시민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거나 업무 정통성이 있는 공무원들로부터 신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면 지금보다 서울시 발전 속도가 매우 빨랐을 거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름이 좀 길다. ‘약자와의동행추진단’이 신설됐는데, 어떤 업무를 하는 건가.

"지난 선거에서 공약한 △생계 △주거 △교육 △의료 등 4가지 핵심 분야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거다. 생계는 안심소득 정착, 주거는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교육은 (온라인 무료 교육 플랫폼인) 서울런 확장, 의료는 서울의료원 증축을 비롯한 취약계층 의료 지원이다. 기존 복지 시스템의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해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시의회가 최근 ‘장애인 탈시설 지원 조례’를 통과시켰다. 장애인 자립을 위한 시 차원의 시스템 구축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장애인과 그 가족 중에는 시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집단거주시설에서 나오기(탈시설)를 원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시설을 늘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달라는 사람도 있다. 서울시는 두 가지 요구에 모두 부응해야 하기에, 관련 부서에 정책 마련을 주문해놨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눈여겨보고 있는데,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을 해소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할 것 같다."

-TBS에 대한 내년 예산 삭감은 기정사실인가.

"이제 돌이킬 수 없다고 본다. 독립재단이 됐기 때문에 운용 자금도 독자적으로 마련하는 게 맞다. 그 원리에 따라 (예산 편성도) 진행될 예정이다. TBS 노조에서 이강택 대표의 신임 여부에 대한 투표를 하는 것으로 안다. 내부 목소리도 듣고 있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하락세다. 시장으로서 부담되는 측면은 없나.

"소속 정당 지지율이 올라가는 게 저로서는 바라는 바다. 지금 하강 국면에 있는 것 같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좀 더 열심히 해서 사랑받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저부터 솔선수범하고 시민들 요구에 맞춰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책을 성공시키겠다."

인터뷰= 강철원 사회부장
정리=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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