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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공약 '4종 일반주거지역' 신설…50층 아파트 봇물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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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공약 '4종 일반주거지역' 신설…50층 아파트 봇물 이룰까

입력
2022.02.27 13: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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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부동산 전문가가 자산관리도 전문가입니다. 복잡한 부동산 상식 쉽게 풀어 드립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13일 서울 노원구 노해로 더숲에서 열린 노후 아파트 관련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노원구 재건축 추진위원들의 발언을 청취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13일 서울 노원구 노해로 더숲에서 열린 노후 아파트 관련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노원구 재건축 추진위원들의 발언을 청취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부동산 공약으로 500%까지 용적률 상향이 가능한 4종 일반주거지역을 신설하겠다고 합니다.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시켜 아파트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입니다. 현재 3종 일반주거지역은 용적률 법적 상한이 300%라서 4종이 추가되면 기존 아파트보다 더 높게, 더 많은 가구를 지을 수 있게 됩니다.

용적률 상향 효과는 잠실주공 5단지에서 확인됐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16일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단지 내 일부 부지의 용도가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바뀌어 용적률이 400% 이하로 늘어났습니다. 기존 최고인 15층을 재건축해 50층까지 올리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전용주거, 일반주거, 준주거…용도지역 뭐길래

주거지역 용도지역 구분. 공공누리

주거지역 용도지역 구분. 공공누리

용도지역은 토지를 경제적·효율적으로 이용하고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서로 중복되지 않게 하는 도시관리계획의 근간입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주거지역은 전용주거지역, 일반주거지역, 준주거지역으로 구분됩니다. 여기서 다시 주택의 형태와 층고 등에 따라 전용주거지역은 1종과 2종, 일반주거지역은 1~3종으로 나뉩니다.

전용주거지역은 양호한 주거 환경 보호가 목적입니다. 넓고 한적한 전원마을을 생각하면 됩니다. 1종은 단독주택 중심으로 용적률이 50% 이상 100% 이하, 2종은 공동주택 중심으로 100% 이상 150% 이하가 적용됩니다.

일반주거지역은 편리한 주거 환경이 우선시됩니다. 일반 도시의 아파트 단지가 해당됩니다. 저층주택(4층 이하) 중심의 1종은 용적률이 200% 이하, 중층주택(18층 이하) 위주의 2종은 250% 이하, 중고층주택 중심의 3종은 300% 이하까지 허용됩니다. 여기서 이재명 후보가 언급한 4종이 신설되면 용적률이 500%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준주거지역은 주거에 상업 및 업무기능이 더해집니다. 아파트뿐 아니라 백화점, 쇼핑몰, 호텔 등도 지을 수 있고 용적률은 500%까지 가능합니다. 준주거지역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도심 내 공급을 늘리기 위해 내건 방식이기도 합니다.

4종 신설 법 개정으로 가능…재건축 수요 늘 수 있어

정비사업에서 고밀도개발은 언제나 뜨거운 화두입니다. 재건축 허용 용적률이 올라가면 일반분양 물량도 늘어 조합은 수익성이 좋아지고 청약 대기자는 좋은 입지의 새 아파트에 들어갈 기회가 생깁니다. 용적률이 170~220%로 높은 편인 29만 가구의 1기 신도시도 용적률 상향 시 재건축의 물꼬가 트여 50층 아파트를 노려볼 수 있게 됩니다.

공급 효과 측면에서 4종 일반주거지역 신설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입니다. 또 정치권에선 공급 확대와 함께 재건축 단지의 표심까지 얻을 수 있는 카드로 여겨집니다. 4종 신설은 현재 3종까지 허용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하면 가능합니다. 여야 모두 부동산 민심을 잡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만큼 원만하게 합의가 이뤄질 여지가 있습니다.

시행령이 개정된다면 서울, 수도권은 물론 전국적으로 4종 일반주거지역 지정이 가능해 정비사업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도시 정비사업은 현재도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이 어려웠는데 500%까지 허용된다면 관심을 보이는 사업장이 많아질 것"이라며 "수익성이 떨어지는 리모델링보다 재건축 선호도가 높아 기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들도 재건축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조권 및 사생활 침해, 난개발 등 우려 목소리도

최근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통과된 서울 잠실주공 5단지 모습. 뉴스1

최근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통과된 서울 잠실주공 5단지 모습. 뉴스1

4종 일반주거지역이 신설되면 재건축, 재개발 조합이야 환영하겠지만 사업성을 이유로 도시관리계획의 근간까지 흔들며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반주거지역 내에 500% 용적률을 적용받은 50층 아파트가 봇물 터지듯 들어서면 동 간 거리가 좁아져 답답하고, 사생활 보호와 일조권 확보도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또한 가구 수가 급격히 늘어날 경우 교통이나 상하수도, 학교, 병원 등 해당 지역의 기반시설 부족이라는 부작용도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도시 공간 속 조화를 생각하지 않는 난개발도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학과 교수는 "사업성을 핑계로 초고층 아파트가 과다하게 지어지면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용적률 500%는 꼭 필요한 지역에만 매우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진단이 잘못됐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같은 규제가 버티고 있는 한 정비사업은 용적률이 완화되더라도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밀안전진단 같은 요건은 사소한 것으로 만들 만큼 강력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있어 재건축이 급격하게 추진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으로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이 증가하고, 결국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곳들만 재건축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습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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