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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치료도 대면이 필수 ... 오미크론이라면 더더욱"

입력
2022.01.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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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3년 차] 재택·외래·방문 다 갖춘 명지병원
①외래진료 때는 동선 분리 신경 써야
②대면 진료해야 의사, 환자 모두 만족
③오미크론·먹는치료제엔 대면 필수

편집자주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만 2년이 됐다. 백신과 치료제가 도입됐지만, 오미크론 등 변이 확산은 여전히 암울한 소식이다. 코로나 3년 차를 맞아 현장 의료진에게 2022년이 뉴노멀의 기점이 되기 위한 조건을 물었다.

서용성 명지병원 재택치료센터장이 지난 13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위치한 명지병원 재택치료 외래진료센터 이동형 음압병동 모듈을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서용성 명지병원 재택치료센터장이 지난 13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위치한 명지병원 재택치료 외래진료센터 이동형 음압병동 모듈을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대면하지 않은 채 진행하는 진료는 복싱선수한테 한 손을 묶고 싸우라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앞으로 점점 더 대면진료의 필요성이 더 늘어날 겁니다."

지난 13일 찾은 경기 일산 덕양구의 명지병원 서용성 재택치료센터장이 힘주어 강조한 말이다.

코로나19 초기 100여 명 수준이었던 하루 신규 확진자는 2년 새 80배(지난해 12월 8,000명 육박)나 증가했다. 의료체계 과부하가 일상화되면서 재택치료 의무화 조치까지 도입됐지만, 허점은 여전하다. 환자들은 그저 기다리라고만 한다는 불만이 가득하다.

외래진료는 철저한 동선 분리가 핵심 ... 코로나시대 모델 명지병원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위치한 명지병원 재택치료 외래진료센터 이동형 음압병동 모듈. 배우한 기자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위치한 명지병원 재택치료 외래진료센터 이동형 음압병동 모듈. 배우한 기자

그래서 찾은 곳이 명지병원이다. 이곳은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재택 치료, 외래 진료에다 심지어 방문 진료까지 병행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의료체계 과부하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이젠 코로나19 환자를 보통의 환자처럼 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재택은 물론 병원을 오가며 진단,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외래 진료까지 허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방문 진료는 외부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찾아가는 진료다. 코로나19시대 병원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명지병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재택치료를, 외래진료는 지난 6일부터 시작했다. 아무래도 확진자들이 드나드는 장소다보니 외래진료센터를 만들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 곳은 '동선 분리'였다. 병원 건물 뒤쪽 공원에다 이동형 음압병동 모듈 2개동과 방사선 촬영실로 구성된 외래진료센터를 따로 마련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위치한 명지병원 재택치료 외래진료센터 이동형 음압병동 모듈 내부 병상 모습. 배우한 기자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위치한 명지병원 재택치료 외래진료센터 이동형 음압병동 모듈 내부 병상 모습. 배우한 기자

외래진료는 철저한 예약제로 운영된다. 확진자는 자차나 방역택시를 타고 진료센터 앞까지 와야 한다. 음압병동에서 진료받는데 병동에서 의사와 환자가 몸을 맞댈 일은 거의 없다. 병동 출입구 밑에 발을 갖다 대야 문이 열린다. 엑스레이 촬영은 방사선사와 환자가 다른 출입구로 들어가 스피커로 소통한다. 환자가 주사를 맞을 때는 병상 내 폐쇄회로(CC)TV를 통해 상황을 확인한다.

명지병원이 운영하는 이동형 코로나19 진료 시스템인 모빌리티클리닉. 병원에 올 수 없는 소외 계층을 위해 방문 진료 목적으로 사용되며, 폐 엑스레이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명지병원 제공

명지병원이 운영하는 이동형 코로나19 진료 시스템인 모빌리티클리닉. 병원에 올 수 없는 소외 계층을 위해 방문 진료 목적으로 사용되며, 폐 엑스레이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명지병원 제공

방문 진료는 1.5톤 트럭 위에다 작은 진료소를 올린 '모빌리티 클리닉'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병원에 찾아 오기 어려운 독거노인, 아기 엄마, 소외 계층 등의 경우 이 트럭을 타고 가서 진료한다. 여기서 찍은 엑스레이 사진 등은 모바일을 통해 병원에 전송, 즉시 판독된다. 상태가 안 좋다면 병원으로 즉각 이송된다.


오미크론, 먹는 치료제 시대에 대면 진료는 더 필수

이 과정을 통해 얻은 명지병원의 결론은 '대면 진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재택치료의 경우 경험이 쌓일수록 환자 상태가 얼마나 악화했는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그에 맞는 처방을 내려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60세 이상 고령층·고위험군은 더욱 그렇다. 서용성 재택치료센터장은 "젊은층은 그나마 낫지만 고령층의 상태는 전화만으로 알 수 없다"며 "기침과 열이 왜 오래가는지, 폐렴이 생긴 건 아닌지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용성 명지병원 재택치료센터장이 13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위치한 명지병원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재택치료 외래진료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서용성 명지병원 재택치료센터장이 13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위치한 명지병원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재택치료 외래진료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이는 외래진료센터에서 더 여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외래진료센터 운영이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외래진료센터를 드나드는데 이런저런 제약과 불편함이 있지만, 환자와 의사 모두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서 센터장은 "기침을 계속하는 50대 여성 환자에게 폐 사진을 보고서야 웃음을 보였다"며 "의사들도 환자를 직접 마주하니 안심하게 되고, 비대면 때 가졌던 불안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오미크론이 번지고, 먹는 치료제가 널리 쓰일 예정이다. 그럴 경우 대면 진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가령, 먹는 치료제인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간·콩팥이 안 좋은 환자의 경우 주의해야 한다. 비대면만으로는 이 상황을 알기 어렵다.

서 센터장은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중 간·콩팥이 안 좋은 분이 의외로 많다"며 "피검사를 하면 팍스로비드를 먹어도 되는지 안 되는지 알 수 있는데, 비대면으로는 이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기관, 지방자치단체, 방역당국 간 원활한 의사소통 체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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