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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반도체 이제라도..." 구마모토에 대만TSMC 품는 日의 전략

입력
2022.01.05 04:30
수정
2022.01.05 22: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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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신년기획-무기가 된 경제]
<2>경제안보 일본의 대응
“원조 반도체 왕국 일본이 움직이고 있다”
전략물자 국내생산 확보에 사활 건 일본
양자컴퓨터 등 첨단기술은 해외 반출 불가

편집자주

경제가 국가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다. 자원 무기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안보의 우선순위가 뒤바뀌고 있다. 폭주하는 건 중국이다. ‘첨단산업의 비타민’ 희토류를 움켜쥐었다. 미국은 동맹·우방을 끌어들여 핵심전략물자 조달 압박을 노골화하고 있다. 일본은 ‘식량안보’를 내세워 쌀 자급률을 높이던 경험을 되살리고 있다. 한국의 대응전략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한다.

2021년 12월 21일,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초 소재 제2하라미즈공업단지 부지에 대만의 반도체 업체 TSMC 공장이 건설되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많은 굴착기가 터파기 작업을 하고 있었고, 입구에는 흙을 실어나르는 대형 덤프트럭이 계속 드나들었다. 구마모토=최진주 특파원

2021년 12월 21일,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초 소재 제2하라미즈공업단지 부지에 대만의 반도체 업체 TSMC 공장이 건설되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많은 굴착기가 터파기 작업을 하고 있었고, 입구에는 흙을 실어나르는 대형 덤프트럭이 계속 드나들었다. 구마모토=최진주 특파원


“20년 전에는 ‘실리콘 아일랜드 규슈’라고 불렸지요. 하지만 지금 실리콘 아일랜드라고 하면 확실히 대만입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니시카와 가즈미 정보산업과장은 1988년 세계 반도체 수요의 50% 정도를 공급할 만큼 위세를 떨쳤던 일본 반도체 산업이 대만과 한국에 뒤처진 현실을 이처럼 표현했다. 일본은 미중 간 대립 등의 여파로 반도체 부족 및 공급망 문제가 본격적으로 떠오른 작년부터 이 문제에 사활을 걸고 대응했다. 미중 갈등의 핵심 근원은 반도체 장악을 위한 주도권 싸움. 원조 반도체 왕국 일본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국내 생산을 위해 자국 기업 육성 쪽은 일단 접어둔 채, 건설비용의 절반에 해당하는 4,000억 엔(약 4조 원)을 직접 지원하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구마모토 공장 유치에 매달렸다.

시각물_지역별 반도체 시장점유율 변화

시각물_지역별 반도체 시장점유율 변화


특정 산업에 정부 지원을 쏟아부어 육성하는 과거 방식으로 반도체 산업을 살리려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 시대에 필수불가결해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첨단 반도체를 일부라도 일본에서 생산해, 자동차 등 다른 산업에 원활하게 공급하는 ‘경제안보’ 대책의 일환이다. 니시카와 과장은 이를 과거 ‘식량안보’를 위해 쌀 자급률을 높이던 절박한 정책에 비유했다.

TSMC 구마모토 공장은 일본 정부의 이 같은 ‘통 큰 투자’에 부응할 수 있을까.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반도체 공장이 모여 있는 규슈는 TSMC 공장 유치를 계기로 다시 세계 속의 ‘실리콘 아일랜드’로 우뚝 서게 될까. 지난달 20~21일 규슈 후쿠오카와 구마모토 현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 봤다.

2021년 12월 21일,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초 소재 제2하라미즈공업단지 부지에 대만의 반도체 업체 TSMC 공장이 건설되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높이 쌓아 올린 흙벽 안에 많은 굴착기가 터파기 작업을 하고 있었다. 구마모토=최진주 특파원

2021년 12월 21일,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초 소재 제2하라미즈공업단지 부지에 대만의 반도체 업체 TSMC 공장이 건설되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높이 쌓아 올린 흙벽 안에 많은 굴착기가 터파기 작업을 하고 있었다. 구마모토=최진주 특파원



구마모토 공장 부지는 터파기 중... 인근엔 반도체 업체 모인 클러스터

현청이 있는 구마모토시 중심부에서 자동차를 타고 약 30분 정도 가면 JR하라미즈역 인근 ‘제2하라미즈(原水)공업단지’에 도착한다. 한국 삼성전자가 수원(水原) 인근 기흥에 첫 반도체 공장을 지었고, 하라미즈에 소니반도체솔루션, 도쿄일렉트론(TEL) 같은 일본 반도체 대기업 공장이 모여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반도체 제조에는 깨끗한 물이 필요해 지명부터 깨끗한 물의 원천이란 뜻이 반영돼 있는 이곳이 반도체 기업 클러스터가 된 것이다.

구마모토현 기쿠요초 하라미즈 소재 '제2하라미즈공업단지'에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공장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구글 위성 지도에 노란색으로 표시했다. 북쪽엔 소니반도체솔루션, 서쪽엔 도쿄일렉트론 공장이 위치해 있다. 구글 지도 캡처

구마모토현 기쿠요초 하라미즈 소재 '제2하라미즈공업단지'에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공장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구글 위성 지도에 노란색으로 표시했다. 북쪽엔 소니반도체솔루션, 서쪽엔 도쿄일렉트론 공장이 위치해 있다. 구글 지도 캡처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양배추 밭이던 이곳 21ha(헥타르)가 TSMC 공장 건설 부지다. 수많은 굴착기가 터파기 작업을 하고, 대형 덤프트럭들이 끊임없이 들락거리며 흙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TSMC 공장 부지 바로 북쪽엔 스마트폰 카메라 등에 사용되는 이미지센서를 생산하는 소니반도체솔루션 공장이 있다. 그 서쪽엔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인 도쿄일렉트론(TEL) 공장이 이웃해 있다. 차를 타고 30분쯤 서쪽으로 가면 파워(전력) 반도체를 생산하는 미쓰비시파워디바이스 공장이 나온다.

2021년 12월 21일,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초에 위치한 세계적 반도체 장비 업체인 도쿄일렉트론 공장 전경. 이곳 동쪽엔 스마트폰 카메라용 센서를 제조하는 소니반도체솔루션 공장이 있고, 그 남쪽엔 대만의 반도체 업체 TSMC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 구마모토=최진주 특파원

2021년 12월 21일,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초에 위치한 세계적 반도체 장비 업체인 도쿄일렉트론 공장 전경. 이곳 동쪽엔 스마트폰 카메라용 센서를 제조하는 소니반도체솔루션 공장이 있고, 그 남쪽엔 대만의 반도체 업체 TSMC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 구마모토=최진주 특파원


수 시간 동안 이 일대를 돌아보니, 넓은 땅을 차지한 대기업 공장들 사이로 이들 기업에 소재나 부품, 장비 등을 공급하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옹기종기 모여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었다. 사실 구마모토현 내 반도체 관련 기업은 너무 많아 지도에 다 표시하지 못할 정도다. 1967년 미쓰비시전기, 1969년 NEC(현재 르네사스전자 가와지리 공장)가 구마모토에 공장을 세운 후 생겨난 반도체 클러스터가 지금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일본의 반도체 산업이 기운 후 이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은 상당수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체도 주요 고객으로 삼았다.

구마모토현청이 제작한 '실리콘 아일랜드 규슈' 지도. 규슈 지역의 반도체 기업 위치를 표시했다. 가운데 붉게 칠해진 지역이 구마모토현이며 구마모토 공항 북쪽 하라미즈 부근에 대만 반도체 업체인 TSMC 공장이 지어지고 있다. 실제 규슈 지역의 반도체 기업은 이 지도에 표시된 것보다 훨씬 많다. 구마모토현청 제공

구마모토현청이 제작한 '실리콘 아일랜드 규슈' 지도. 규슈 지역의 반도체 기업 위치를 표시했다. 가운데 붉게 칠해진 지역이 구마모토현이며 구마모토 공항 북쪽 하라미즈 부근에 대만 반도체 업체인 TSMC 공장이 지어지고 있다. 실제 규슈 지역의 반도체 기업은 이 지도에 표시된 것보다 훨씬 많다. 구마모토현청 제공


TSMC와 소니는 공장이 완공되면 2024년 말부터 생산을 시작하며, 총 1,500명을 고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난 11월 발표했다. 22~28나노(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월간 4만5,000장의 300㎜ 웨이퍼(반도체의 얇은 판)를 생산한다. 소니는 이곳에 5억 달러를 투자했고, 일본 정부는 건설비용의 절반을 지원키로 했다.

시각물_일본의 반도체 생산액 중 규슈 지역 비중

시각물_일본의 반도체 생산액 중 규슈 지역 비중


현지 일본 기업들은 TSMC 공장 유치에 따른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구마모토 기업 300여 개의 연합체인 구마모토공업연합회의 도미나가 요시미 사무국장은 “TSMC 공장이 들어서면 여기에 소재, 재료, 소모품 등을 공급하는 지역 기업들에 경제적 영향이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일손 부족 현상이 심한데 최첨단 반도체를 양산하는 TSMC가 높은 임금으로 1,000명 넘는 우수 인재를 채용하면 기존 기업은 인력을 빼앗길 수 있어 우려하는 면도 있다”고 밝혔다.


TSMC 공장 유치는 일본 정부가 주도... 산업 경쟁력 강화는 글쎄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기로 발표했을 때처럼, 해외 유명 기업 공장을 유치하는 경우 국가적 지원뿐 아니라 지자체의 지원도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TSMC 유치는 경우가 다르다. 구마모토현청 산업진흥국의 마쓰오카 미쓰오 심의관은 TSMC 공장 설립은 사실상 지역과 무관하게 일본 정부 차원에서 주도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반도체 문제에 관한 한 자국 내 공급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총력 대응하는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지난해 11월 TSMC 공장 유치가 공식 보도된 후,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장관은 공장 부지를 직접 시찰하고 일본의 반도체 산업 발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시각물_국가별 반도체 생산능력·시장 점유율

시각물_국가별 반도체 생산능력·시장 점유율


다만 일본의 발 빠른 대응이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한국으로서도 세심하게 지켜봐야 한다. TSMC 공장 유치가 당장 필요한 반도체의 국내 조달이란 목적을 넘어 일본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일본 내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경제산업성(경산성) 반도체전략회의 멤버인 도쿄이과대학 대학원 와카바야시 히데키 교수는 아사히신문에 “국내 반도체 산업을 부활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규슈경제조사협회의 오카노 히데유키 사업개발부장은 본보에 “일본 정부가 TSMC 공장을 유치할 수밖에 없었던 것 자체가 일본 반도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이라고 말했다. 구마모토와 규슈 지역 경제 부양과 경제 안보 효과는 크지만 일본 반도체 산업의 부흥으로 직결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작성한 반도체 산업 전략 중 한 페이지. 반도체 시장 점유율 50%였던 1980년대에서 10%대로 크게 떨어진 현재의 모습을 그래프로 보여준다. 자칫 2030년엔 0%가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나타나 있다. 경제산업성 자료

일본 경제산업성이 작성한 반도체 산업 전략 중 한 페이지. 반도체 시장 점유율 50%였던 1980년대에서 10%대로 크게 떨어진 현재의 모습을 그래프로 보여준다. 자칫 2030년엔 0%가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나타나 있다. 경제산업성 자료


실제로 니시카와 경산성 과장은 “한국 삼성과 대만 TSMC는 5나노 공정 이하 최첨단 반도체 제조를 경쟁하고 있지만 일본이 만드는 건 40나노급”이라며 “곧 자동운전 등으로 자동차에 첨단 반도체가 필요해지는데 일본 기업은 생산을 못 한다. 그래서 일단 22나노급 반도체를 일본에서 생산해 바로 공급할 수 있는 TSMC 공장을 유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르네사스는 자동차 반도체를 설계·생산하는 세계적 기업이지만 제조는 40나노 공정이어서, 앞으로 내놓을 20나노 제품은 TSMC 공장에 위탁 제조한다는 계획이다.


기시다 내각, 경제안보추진법안 내년 초 통과 목표

일본 정부가 TSMC 공장 유치에 이례적 지원을 한 것은 반도체 부족 영향을 절박하게 느끼기 때문이기도 하다. 올해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업체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 등으로 인해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감산을 해야 했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5란 신제품 게임기를 내놓고도 마찬가지 이유로 출시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물량이 부족해 추첨을 통해 판매하는 실정이다. 과거 개인용 PC 등에나 사용됐던 반도체가 지금은 스마트폰, 자동차, 가전제품까지 생활 속 모든 분야에 쓰이고 있어 한동안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0월 출범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내년 초 경제안전보장추진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경제안보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법안은 △공급망 강인화 △기간 인프라의 안전 확보 △첨단 기술의 연구·개발 지원 △민감한 특허의 공개 제한 등 4가지가 골자다.


시각물_일본 경제안보추진법안의 4가지 기둥

시각물_일본 경제안보추진법안의 4가지 기둥


이 중 공급망 강인화란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등 전략물자의 국내 생산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이렇게 생산된 반도체를 국내 기업에 우선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이 외에도 공급이 막혔을 때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전략물자의 리스트를 각 부처에서 정리해, 공급망 다변화와 일부 국산화 등을 추진한다. 기간 인프라의 안전 확보란 통신이나 에너지 등 기간 인프라산업에 사용되는 설비를 도입할 때 정보 유출이나 사이버 공격 등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가 사전 심사하는 제도를 뜻한다. 미국에서 5G 장비를 도입할 때 중국 화웨이 제품을 배제한 것과 비슷하다.

첨단 기술의 연구·개발 지원은 현재의 컴퓨터와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연산속도를 보여 현행 암호 체계마저 무력화할 수 있다고 일컬어지는 양자컴퓨터 기술 등 첨단기술에 정부가 지원하되, 이 기술을 해외에 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특허 공개 제한은 안보와 연결되는 기술의 경우 특허 공개를 막고 대신 정부가 특허권자에 보상해 주는 제도다.


일본 재계도 경제안보에 깊은 관심... 대기업 87%가 "이미 대처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경제안보 정책 추진에 민간영역도 깊은 관심을 갖고 공감하는 분위기다. 일본의 싱크탱크인 아시아퍼시픽이니셔티브가 최근 일본 대기업 100곳을 설문 조사한 결과, 98.0%가 ‘경제안보를 의식하고 있다’고 답했고 86.9%가 ‘이미 대처를 행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경제안보에서 가장 큰 과제로는 75.0%의 기업이 ‘미중 관계의 불투명성’을 꼽았고, 사업에 ‘미중 갈등의 영향이 미친다’고 답한 기업도 60.8%에 달했다.

하지만 가장 비용이 저렴한 곳에 공장을 짓고 재료를 조달하는 '완전히 개방된' 무역을 추구하던 각국 정부가 경제안보를 이유로 특정국에 대한 수입 금지나 특정 물자의 자국 조달로 방침을 전환하면서 규제 비용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기업에 부담이 되고 있다. 설문조사에서 59.5%의 기업이 ‘미국의 규제 강화로 인한 비용 증가’를 우려했다. 일본 정부가 임명한 경제안보담당장관의 역할에 대해서는 “미중 규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명확한 일본의 방침을 내 달라” “미중 비즈니스 양립을 꾀할 수 있는 정책을 결정해 달라”는 주문이 많았다.


시각물_일본 대기업 경제안보 의식조사

시각물_일본 대기업 경제안보 의식조사


한국 재계 역시 미중 갈등의 한가운데에서 이전과 다른 무역 환경에 대처하느라 분주하다. 이와 관련, 한일경제협회의 일본 측 카운터파트인 일한경제협회 우치다 도시아키 전무는 일본과 한국 기업이 협력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0년 일본 해상보안청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에서 중국 어선을 나포했을 때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막았는데, 그때 이후로 중국 리스크는 계속 있어 왔다”면서 “그러나 미국의 테슬라나 골드만삭스가 중국 투자를 확대하는 데서 볼 수 있듯이 기업은 리스크를 안고서도 더 큰 기회가 있다면 적절히 판단해 움직이는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일본과 한국 기업이 합작해 말레이시아에서 LNG를 개발해 수입하다 동일본대지진 때 한국으로 가던 배를 일본으로 돌려준 적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최근엔 한국이 요소수 대란을 겪자 롯데가 일본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쓰이화학으로부터 요소수를 수입했다”며 “양국 기업인들의 협력이 긴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구마모토=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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