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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 투썸도 꿈틀대나... '커피 가격'까지 밀어올린 이상기후 현상

입력
2021.11.22 04:30
수정
2021.11.22 09:5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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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프랜차이즈 아메리카노 가격 1,500~4,300원
최근 원두 가격 2배 올라...업계 "가격 인상 불가피"
'이상 기후' 탓에 원재료인 원두·밀 가격 급등

국제 원두 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한 1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커피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국제 원두 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한 1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커피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한국인의 국민 음료인 커피 가격도 인상될 조짐이다. 세계 곳곳에서 나타난 '이상 기후'로 원재료 가격이 치솟은 데다가, 물류난으로 어려움이 가중된 탓이다. 치킨 등을 포함한 주요 식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소비자 부담도 한층 더 가중될 전망이다.

폭등한 원두 가격에 커피 가격도 오를 듯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커피 원두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선 국제원두가격 기준인 커피C 선물 가격이 파운드(약 454g)당 2.33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1년 만에 약 2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9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대다.

커피 원두 가격 추이. 그래픽=김문중 기자

커피 원두 가격 추이. 그래픽=김문중 기자

원두 가격 폭등의 1차적 원인은 이상 기후로 인한 흉작 때문이다. 세계 커피 원두의 40%는 브라질에서 생산되는데, 올해 내내 가뭄과 한파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다. 브라질 정부는 원두 수확량이 12년 만에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류대란도 악재다. 세계 2위 원두 생산국인 베트남은 올여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항구까지 봉쇄했다. 최근 들어선 해운비 등 물류 운임비용도 올랐다.

업계는 조심스럽게 인상 가능성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플레이션 환경에 발맞춰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스타벅스코리아, 투썸플레이스 등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는 당장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가능성은 열어뒀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부진한 원두 작황, 물류난으로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데, 내년 초까지 이 상황이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던킨도너츠 등을 보유한 미국 JM스머커(SJM), 독일 커피 유통업체 1위 치보 등은 이미 소매가 인상을 단행했다.

주요 프랜차이즈 아메리카노 가격. 그래픽=김문중 기자

주요 프랜차이즈 아메리카노 가격. 그래픽=김문중 기자

중소규모 카페는 원두 가격 인상의 직격탄을 입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10석 규모의 카페를 운영 중인 윤모(37)씨는 “납품받는 커피 원두 가격이 1㎏당 3,000~5,000원 정도가 올랐다”며 “대형 프랜차이즈는 1년 치를 대량 계약해 원두 재고 보유량이 있지만, 우리는 한 달 치뿐이다. 우유, 시럽 등도 전부 오른 상황이라 다음 달부터는 300~500원 정도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기후' 현상으로 밀 가격도 폭등... 라면 가격에도 영향

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라면을 구매하고 있다. 뉴스1

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라면을 구매하고 있다. 뉴스1

9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뛴 10월 소비자물가지수의 주범은 ‘라면’이다. 라면업체들은 지난 8월부터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을 이유로 출고가를 인상했는데, 이 통계가 10월에 반영됐다. 라면 가격은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라면 가격 인상 역시 이상기후와 관련이 있다. 라면의 주원료인 밀을 생산하는 미국, 캐나다 등은 올해 이상기후로 작황 피해가 컸다. 이례적인 고온과 건조한 날씨 탓에 수확량이 크게 줄었고, 가격이 8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의 세계 식량 가격지수 추이에 따르면, 주요 밀 수출국의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곡물가격지수는 전월보다 3.2% 상승한 137.1포인트까지 올랐다. 수입단가 역시 높아졌다. 지난달 밀(제분용) 톤당 수입 단가는 344달러로 1년 만에 19.9% 올랐다.

세계 식량 가격지수 추이. 그래픽=김문중 기자

세계 식량 가격지수 추이. 그래픽=김문중 기자

문제는 수입산 원재료 가격 인상에 취약한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세계에서 곡물을 7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데다가, 곡물 자급률도 경제협력기구(OECD) 최하위 수준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쌀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4.7%다. 최근 제분업체들을 만난 정부 관계자는 “업체들이 밀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하는데 정부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물가가 많이 올랐으니 조금만 더 버텨달라’는 것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국제 곡물 가격은 통상 3~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된다. 내년에도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안보 위기가 고스란히 밥상물가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 공공비축을 강화하고 수입을 다변화하는 등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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