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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도, 참치캔도 올랐다…우후죽순 치솟는 '밥상물가'

입력
2021.11.19 17:30
수정
2021.11.19 18: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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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업체 올리면 나머지 줄인상 수순
물가정보연구원 "애그플레이션 시작됐다"

통계청이 전달보다 3.2% 상승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한 이달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오이와 양배추 등 채소가 진열돼 있다.

통계청이 전달보다 3.2% 상승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한 이달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오이와 양배추 등 채소가 진열돼 있다.

즉석밥과 라면, 빵과 과자에 이어 치킨과 참치캔 가격까지 줄줄이 뛰며 '밥상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원가 압박 속에 한 업체가 먼저 총대를 메면 다른 업체들이 따라 올리는 게 최근 두드러진 가격 인상의 패턴이다.

교촌치킨에 동원 참치캔까지...줄인상 신호탄인가

동원F&B는 다음 달 1일부터 참치캔 제품 22종의 가격을 평균 6.4% 인상한다고 19일 밝혔다. 2017년 이후 5년 만의 참치캔 가격 인상이다.

동원참치 '라이트스탠다드' 150g은 2,580원에서 2,800원으로, 라이트스탠다드 135g 4개 묶음은 9,980원에서 1만480원으로 각각 8.5%, 5.0% 오른다. 올해 8월 출시한 '동원 MSC참치'와 지난달 나온 '동원참치 큐브' 제품군은 가격 인상 품목에서 제외됐다.

참치캔 인상가는 편의점을 제외한 대형마트, 슈퍼마켓, 온라인몰 등에 적용된다. 동원F&B는 다랑어와 식용유지 등 원부재료 가격이 올라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주요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등 제반 경영비용 증가로 제조원가가 상승했다"며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 등으로 가격 인상의 압박을 감내해왔지만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로 불가피하게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원F&B는 다음 달 1일부터 참치캔 제품 22종의 가격을 평균 6.4% 인상한다고 19일 밝혔다. 동원F&B 제공

동원F&B는 다음 달 1일부터 참치캔 제품 22종의 가격을 평균 6.4% 인상한다고 19일 밝혔다. 동원F&B 제공

'국민간식'으로 통하는 치킨 가격도 올랐다. 전날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엔비는 오는 22일부터 제품 가격을 평균 8.1% 올린다고 밝혔다. 2014년에 이어 7년 만의 인상이다. 교촌오리지날은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 레드콤보와 허니콤보 등은 1만8,000원에서 2만 원이 됐다. 교촌은 "누적된 비용 상승 부담으로 가맹점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에서 더 이상 가격 조정 시기를 늦출 수 없었다"고 했다.

통상 한 업체가 올리면 업계 전체에서 인상 수순을 밟기에 경쟁업체의 가격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당장 인상 계획은 없고 어가와 시장상황을 고려해서 내년에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지만 참치캔의 원료인 가다랑어의 국제 어가가 지속적으로 오른 데다 부재료인 식용유지도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해 가격 동결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년 내내 식품 물가 밀어올린 '애그플레이션'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엔비는 오는 22일부터 제품 가격을 평균 8.1% 올린다고 밝혔다. 교촌치킨 홈페이지 캡처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엔비는 오는 22일부터 제품 가격을 평균 8.1% 올린다고 밝혔다. 교촌치킨 홈페이지 캡처

올해 들어 식품 가격은 지속적으로 인상됐다. 1, 2월에는 식용유 콩기름 가격이 6.6~13.1% 올랐고, 햇반과 오뚜기밥 등 즉석밥은 7%가량,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빵 가격은 품목 평균 5.6~9% 뛰었다. 과잣값도 올라 해태제과 홈런볼과 버터링은 지난 8월 소비자가격이 1,500원에서 1,700원이 됐다.

여름에는 라면값 '도미노 인상'도 이어졌다. 오뚜기가 식품 원재료 가격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등을 이유로 지난 8월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올리며 신호탄을 쐈다. 오뚜기 대표 제품 진라면은 1봉지에 684원에서 770원으로 86원 인상됐다.

이어 농심이 같은 달 신라면(676→736원)을 비롯한 전 라면 제품의 출고가를 4~7% 인상했고, 삼양식품이 9월에 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13개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평균 6.9% 올렸다. 팔도도 같은 달 라면 제품을 평균 7.8% 인상했다.

올해 주요 식품 인상 시기와 인상률. 그래픽=강준구 기자

올해 주요 식품 인상 시기와 인상률. 그래픽=강준구 기자

이 같은 식품 가격 줄인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채소, 밀가루 등 농산물 가격 상승이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으로 해석된다. 추석 전 한 판 가격이 1만 원에 육박한 달걀 공급 대란은 지난해 퍼진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알을 낳는 닭의 수가 줄고 폭염까지 겹치며 생산력이 감소한 게 원인이었다.

해외에 공급을 의존하는 밀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과 유동성 자금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결국 국내 빵과 과자, 라면 등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최근 원유(原乳) 가격까지 오르면서 서울우유의 흰 우유 1L 가격이 대형마트 기준 2,700원으로 200원 뛰는 등 유제품 가격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농산물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물가 전반을 자극하는 애그플레이션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잠시 안정됐지만 계란 가격도 다시 오를 조짐이 보이고, 작년에 비해 다소 내린 품목들도 2년 전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오른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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