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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설수록 커진 ‘윤석열’ 존재감, 반감도 함께 커져

입력
2021.03.17 20:00
수정
2021.03.17 21:02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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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와 포스텍 사회문화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가 공동으로 뜨거운 이슈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아본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응원 화환을 철거하고 있다./배우한 기자

보수단체 회원들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응원 화환을 철거하고 있다./배우한 기자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수많은 인물이 떠오르고 사라졌지만, 문재인 대통령에 버금갈 만큼 주목을 받은 이를 고르라면 단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4년 동안 윤 전 총장은 정권이 총애하는 검찰총장에서 가장 위협적인 인물로 드라마틱하게 변신했다.

한국일보와 포스텍 사회문화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ISDS)가 공동으로 윤 전 총장에 대해 국민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4년을 그의 위상 변화에 따라 4기로 나눠 ‘윤석열’ 언급 기사 댓글의 변화를 살펴봤다. ISDS는 닐슨코리아의 버즈워드 시스템을 이용해 2019년 4월 1일부터 2021년 3월 14일까지의 ‘윤석열’ 관련 기사 55만6,325건과 뉴스 댓글 249만6,320건을 분석했다.

윤석열 관련 뉴스기사 및 뉴스댓글 건수 추이(일별)

윤석열 관련 뉴스기사 및 뉴스댓글 건수 추이(일별)


‘1기’(2019년 4월 1일~7월 25일)는 그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적폐 수사에 전념하던 시기이다. 2017년 5월부터 살펴봐야 하지만, 2019년 4월 1일 이전 댓글 데이터는 접근이 불가능해 분석 기간이 단축됐다. ‘2기’(~2019년 12월 31일)는 윤석열 총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가 열리기 직전인 2019년 8월 27일 조 후보자에 대한 전방위적 압수수색을 단행하면서 문 정부에 커다란 상처를 입혔던 기간이다. ‘3기’(~2020년 12월 31일)는 2020년 1월 추미애 장관이 후임으로 임명되면서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 시기이고, ‘4기’(2021년 3월 3~14일)는 윤 전 총장 사퇴 이후다. 사퇴와 동시에 그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 1위에 오르게 된다.

조사 전 기간에 걸쳐 윤석열 관련 기사 댓글에서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는 ‘사람’이다. 이 단어는 꾸준히 높은 순위에 등장하는데,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전 총장 소신 발언을 국민이 잊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가 적폐 수사에 열중하던 1기 ‘사람’의 빈도수는 4위로 모든 기간 중 가장 많이 등장한다. 이후 2기 12위, 3기 14위로 떨어지다, 검찰총장 사퇴 이후 다시 6위로 높아졌다. ‘충성하다’ 역시 1기에 23위로 가장 높았다는 점은 ‘사람’이란 키워드가 ‘충성하다’와 함께 쓰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가 충성하는 대상은 권력자나 학연, 지연이 아니라 법과 원칙이라는 선언은 그를 검찰총장을 넘어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르게 한 중요 요소이다. 하지만 그가 정치에 뛰어든다면, 이 발언은 그를 옥죄는 족쇄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윤석열' 관련 기사 댓글이 주요 키워드 변화

'윤석열' 관련 기사 댓글이 주요 키워드 변화

시기별 키워드 변화를 살펴보면 그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그가 무엇을 이뤘느냐는 것보다는 누구와 맞서느냐에 따라 변화했음을 발견하게 된다.

‘1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빈도수를 차지하는 키워드 중 ‘검찰총장’이 눈에 띈다. 검찰 내 서열을 무너뜨린 그의 파격적 승진이 이유였겠지만, 그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적폐 수사를 지휘한 2년간 검찰총장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검찰의 상징이란 점도 드러난다. 1기 키워드에 ‘적폐’가 8위에 오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검찰총장에 오른 2기부터 그가 주력해온 수사 대상인 ‘적폐’는 88위, 171위, 173위로 연관어에서 사라진 것에서 아이러니가 느껴지기도 한다.

‘2기’ 연관어로 ‘조국’이 3위에 오른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이 주도하던 ‘검찰개혁’이 8위인 것은 윤 전 총장의 조 전 장관 수사에 대한 반발 여론도 만만치 않았음을 보여준다. 검찰개혁은 1기 69위에 불과했다. 또 ‘정치 검찰’이란 연관어도 1기에는 200위권 밖이었으나, 2기 49위로 뛰어올랐다. 윤 전 총장이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그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정치적 존재가 된다. 댓글에 ‘정치’라는 연관 키워드가 1기 100위에서 2기 76위, 3기 47위, 4기 14위까지 점점 높아진 것이 그런 추측을 지지한다.

‘3기’에 가장 눈에 띄는 연관어는 4위를 차지한 ‘장모’다. 대립의 대상이던 ‘추미애’와 비슷한 빈도로 등장한다. 1기와 2기에는 100위권 밖이었으나, 그가 정권에 맞서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이는 그에 대한 응원만큼 반감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응원하다’ ‘파이팅’ 같은 그를 지지하는 연관어의 출현도 3기에 가장 낮았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는 반감과 함께 성장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4기’에 가장 눈에 띄는 연관어는 ‘대통령’으로 ‘윤석열’에 이어 2위에 오른다. 1기 17위, 2ㆍ3기 6위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검찰총장 사퇴 후 댓글이 지칭하는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보다 차기 대통령이 더 많이 늘어났음을 추측하게 한다. ‘정치’ ‘지지율’같이 정치인에게 어울리는 연관어가 상위권에 오른 것 역시 많은 국민들이 이제 그를 정치인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4년간 윤 전 총장에 대한 국민의 이미지는 윤석열이 만든 것이 아니라, 그가 맞선 상대가 만들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분석을 진행한 배영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지난 2년간 ‘윤석열’은 우리 사회에 뜨거운 키워드였다. ‘검찰’을 중심으로 상대를 바꿔가며 지속된 대립이 국민적 관심의 근원이었다. 자타공인 ‘검찰주의자’인 윤 전 총장이 검찰을 떠난 후에는 어떻게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변화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포스텍 사회문화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 공동기획

정영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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