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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나루처럼 자신만의 터치패드에 닿길”

입력
2021.01.21 18:00
수정
2021.01.21 18: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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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회 한국출판문화상 북콘서트?
어린이·청소년 부문 수상자?
'5번 레인' 은소홀 작가

제61회 한국출판문화상 수상작인 '5번 레인'을 쓴 은소홀 작가가 지난 7일 서울 내수동 교보문고 아크홀에서 비대면 북콘서트에서 강의하고 있다. 온라인 강연 영상은 한국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일보 유튜브 영상 캡처

제61회 한국출판문화상 수상작인 '5번 레인'을 쓴 은소홀 작가가 지난 7일 서울 내수동 교보문고 아크홀에서 비대면 북콘서트에서 강의하고 있다. 온라인 강연 영상은 한국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일보 유튜브 영상 캡처


수영 대회에서는 어떤 레인을 배정받는지가 중요하다. 유리한 레인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앙에 있는 4번 레인의 경우 다른 선수들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물살의 영향도 가장 적게 받기 때문에 보통 예선의 기록이 가장 좋았던 선수에게 배정된다. 반대로 끝 쪽에 있는 레인으로 갈수록 물살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고, 가장자리 레인은 벽이 한번 치고 오는 물살까지 더해져 더욱 불리하다.

제61회 한국출판문화상 어린이·청소년 부문 수상작인 은소홀 작가의 ‘5번 레인’의 주인공 강나루는 전국체전에서 메달을 척척 따내는 수영부 에이스다. 늘 ‘5번 레인’을 배정받았던 나루가, 어느 날 등장한 라이벌 초희 때문에 1등 자리를 내놓게 되고 점차 기록이 떨어지면서 바깥 레인으로 밀려나게 된다. 지난 7일 서울 내수동 교보문고 아크홀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된 수상작 북콘서트에서 은 작가는 “‘5번 레인’은 점점 밀려나는 나루의 위치를 상징하는 제목”이라고 설명했다.

‘5번 레인’은 나루를 비롯해 한강초등학교 6학년 수영부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청소년 문학에서는 드문 ‘수영’이라는 스포츠를 소재로 다양한 일을 겪으며 몸과 마음이 함께 성장하는 아이들을 그린다. 특히 ‘수영’이라는 스포츠와 ‘물’에 대한 작가의 섬세한 묘사가 소설을 읽는 실감을 더한다.

실제로도 수영을 좋아한다는 은 작가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스포츠 이론도 공부했고 수영 경기도 자주 찾았다”고 말했다. 은 작가는 이날 북토크에서 “소설을 쓰면서 알게 된, 몰라도 상관없지만 알게 되면 책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소설 초반 나루는 “초희의 수영복에 뭔가 비밀이 있다”는 의심을 한다. 은 작가에 따르면, 이 의심에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 “수영 경기에는 국제수영연맹에서 인증 받은 수영복이 아니면 입고 나갈 수 없어요. 길이나 재질이 정해져 있거든요. 사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자유롭게 입었다는데, 어느 순간 다양한 수영복이 개발되며 세계 신기록이 쏟아져 나왔어요. 선수들의 실력이 아닌 수영복 성능을 겨루는 경기가 됐다는 비판과 함께 2010년부터 개정됐다고 해요”

소설에서 나루는 라이벌 초희에 비해 짧은 팔 길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은 작가는 “실제로 수영에서는 팔 길이나 다리 길이 같은 신체적 조건들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신체조건이 기록에 절대적인 것만은 아니에요. 나루는 초희보다 팔의 길이는 조금 짧지만 이걸 보완하기 위해 여름 방학 내내 물 잡기나 글라이딩 같은 기술을 무척 열심히 연습하게 됩니다.”

은 작가는 “5번 레인은 누군가에겐 꿈에 관한 이야기로, 누군가에겐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또 누군가에겐 용기나 우정에 대한 이야기로 읽힐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쓰면서는, 나루라는 인물이 자신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는 과정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었어요. 독자 여러분들도 한강초 수영부 아이들처럼 자신만의 터치패드에 다 닿기를 바랍니다.”


한소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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