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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1가정 1한편’입니다”

입력
2020.12.25 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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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부문] 인문잡지 '한편'?김세영 이한솔 신새벽 편집자

한국출판문화상 편집부문을 수상한 민음사의 '한편' 팀. 왼쪽부터 김세영, 이한솔, 신새벽 편집자. 이한호 기자

한국출판문화상 편집부문을 수상한 민음사의 '한편' 팀. 왼쪽부터 김세영, 이한솔, 신새벽 편집자. 이한호 기자


‘책보다 짧고 논문보다 쉬운’ 인문학을 탐구하겠다며 탄생한 인문잡지 ‘한편’은 오늘날 인문학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가리켰다. 2020년 새해 탄생해 ‘세대’, ‘인플루언서’, ‘환상’ 총 세 가지 주제를 다룬 이 잡지는 정확히 1년이 지난 최근 정기 구독자 5,000명과 전체 누적 판매 부수 2만6,000부를 찍었다. 200여쪽 남짓한 이 얇은 책에 특히 2030의 젊은 독자들이 호응했다.

‘한편’을 만드는 것은 각각 인문교양팀, 논픽션팀, 해외문학팀, 한국문학팀 등의 편집자들이다. 각각의 ‘본진’은 따로 있고 주제별로 젊은 편집자들이 ‘헤쳐 모인’다. 말하자면 ‘태스크포스(TF)’ 체제인 셈이다. 2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민음사 사옥에서 만난 신새벽, 이한솔, 김세영 편집자는 “관심있는 편집자들이 언제든 참여했다 나갈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인문학 선언을 위해서는 신선한 필진 발굴이 필수였다. ‘교수님’ 대신 활동가, 작가, 젊은 연구자의 팔딱거리는 글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RISS와 작은 언론, SNS를 쥐 잡듯 뒤졌다. “‘젊은 필자’의 의미는 나이보다도 의견이 확립되지 않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필자를 의미해요. 그래서 석사나 박사 논문을 많이 참조해요. 논문을 찾아 읽고 연락 드리면 “세상에 이걸 누가 읽을까 싶었다”고들 하세요.”(한솔)

이들을 찾아내 청탁을 하고, 관련한 세미나도 개최한다. 단순히 잡지를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지식의 담론장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한번은 부산에 계시는 교육학 전공자랑 서울에서 활동하는 인류학 연구자 분을 짝지어서 세미나를 했어요. 이런 자리가 아니었다면 만날 일은 없었던 분들이죠.”(세영)

지식의 재생산을 목표로 할 때, 단행본이 아닌 ‘잡지’라는 형태는 꼭 들어맞았다. “출판사들이 문예지를 하는 이유는 시의성 있는 시와 소설이 발표되는 ‘장’을 만드는 거잖아요. 저희도 마찬가지예요. 지금 가장 활발히 연구중인 분들이 자신의 글을 맘놓고 발표할 수 있는 ‘장’을 만들자. 그리고 이걸 많은 대중 독자와 연결하자. 이만큼 호응이 온 건 저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분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방증이라고 봐요.”(새벽)

정기구독 1,000명 확보라는 애초의 목표는 가뿐히 넘긴 지금, 다음 목표는 “1가정 1한편”이다. “가정마다 인문 잡지 한 권쯤은, 괜찮잖아요?(웃음)”


한소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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