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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투자 늘었는데, 고용은 위축… 경제지표가 왜 이래?

입력
2020.11.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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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산업활동동향 '트리플 상승'에도 취업자 큰 폭 감소
수출·제조업 개선세인데 고용 충격은 심화
"고용에 느리게 반영... 산업구조 변화 영향도"

편집자주

통계로 통하는 경제. 그래픽 속 경제통계의 숨은 의미를 찾아봅니다.

17일 오후 서울의 한 커피전문점에 테이블 간격을 넓히기 위해 일부 테이블과 의자가 치워져 있다. 전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흘 연속 200명대를 기록하면서 정부는 오는 19일 0시를 기해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뉴스1

17일 오후 서울의 한 커피전문점에 테이블 간격을 넓히기 위해 일부 테이블과 의자가 치워져 있다. 전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흘 연속 200명대를 기록하면서 정부는 오는 19일 0시를 기해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주요 경제지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9월 생산·소비·투자 지표는 일제히 오르며 3개월 만에 '트리플 상승'을 기록했지만, 곧 이은 지난달 취업자는 오히려 전달보다 감소폭을 키웠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나란히 급락했던 산업지표와 고용지표가 회복기에선 다른 양상을 보이는 건 왜일까.

최근 산업활동별 증가율

최근 산업활동별 증가율


전 산업 생산, 작년 9월보다 3.4% 증가...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통계청 '9월 산업활동동향'이 발표된 지난달 30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발표된 지표 모두 한 방향으로 ‘경기회복’을 가리키는 모습"이라고 썼다.

그럴만 했다. 지난 9월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2.3% 늘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도 1.7% 증가했으며 투자의 두 축인 설비투자(7.4%)와 건설기성(6.4%) 역시 마찬가지였다. 설비·소비·투자 실물 지표 동반 상승은 코로나19 1차 확산 뒤 회복기였던 올해 6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세 지표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도 증가했다. 전 산업 생산은 3.4%, 소매판매는 4.4% 늘었다. 설비투자는 선박 및 운송장비 투자가 급증하면서 16.8% 증가했다. 이 수치들만 놓고 보면 최근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사태를 일정 부분 극복하고 개선 흐름을 탔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취업자 감소 추이

최근 취업자 감소 추이


취업자 수 감소폭은 확대... 수출 증가에도 제조업 취업자 급감

하지만 아픈 손가락이 있다. 홍 부총리가 "10월부터는 개선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완전히 빗나간 '고용'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2만1,000명 줄어들며 8월(-27만4,000명), 9월(-39만2,000명)보다 감소폭이 오히려 더 커졌다. 기재부가 "최근 우리 경제는 완만한 수출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제조업ㆍ소비ㆍ투자 등이 개선됐다"면서도 "서비스업ㆍ고용 지표의 회복세가 제약된 가운데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한 이유다.

대면 서비스업 생산 및 취업자 추이

대면 서비스업 생산 및 취업자 추이

물론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대면 서비스업종의 경우 모든 지표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지난 9월 대표적인 대면 서비스업인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21.2%나 급감했다. 8월 중순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의 영향이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역시 9월과 10월 22만5,000명, 22만7,000명씩 줄었다.

제조업 생산 및 취업자 추이

제조업 생산 및 취업자 추이

하지만 일부 산업에선 생산과 고용지표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9월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3%나 증가했다. 9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7.7% 급증하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를 기록한 덕이다.

반면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달 9만8,000명 줄었다. 8월(-5만명), 9월(-6만8,000명)보다 감소폭을 오히려 키운 것이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에 대해 "고용지표가 최근 동행성이 강해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전통적으로 경기에 후행하는 지표로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신중을 기해야 하는 채용시장 특성상 경기보다 한 발 늦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여기에 더해 "최근 수출이 회복되고 있는 일부 품목에 있어 고용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 "제조업 전반은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학개미' 효과 있는 금융·보험업도 취업자 감소... 산업 구조적 요인

산업 구조적인 변화 탓에 지표가 엇갈리는 산업도 있다. 올해 닥친 '동학 개미운동'에 힘입어 9월 금융·보험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9.9% 증가했다. 반면 금융·보험업 취업자는 지난달에도 2만3,000명 줄어드는 등 꾸준히 2만명대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온라인, 모바일 뱅킹의 영향으로 은행 점포 이용객이 줄면서 점포 숫자 자체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와 무관하게 지난해부터 취업자 감소세가 탄력을 받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세종=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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